요즘 제 철학중의 하나가 누가 부르면 득달같이 나가는 것입니다. 누가 불러준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알기 때문이지요.

사회적 모임에 열심히 참가해야 하는 이유,
1. 침묵의 고치 속으로 들어가는 걸 막아준다
2. 사회 속에서 나의 가치를 찾는다.
3.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1. 침묵의 고치 속으로 들어가는 걸 막아준다
이 두 모임은 현재의 저를 있게 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입사 동기 모임은 제가 세상에서 떨어져 나와 그냥 ‘홍재화’라는 격리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BBC 모임은 나도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들과 교류할 만한 자격을 가졌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살아가는 방편인 무역관련 강의와 책을 쓰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만일 동기 모임에 불러주지 않았다면 어쩌면 저는 제가 코트라에 있었다는 사실 조차도 잊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일 김도연씨가 저를 BBC 모임에 불러주지 않았다면 제가 10년 동안 10권의 책을 내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모임에서 나를 불러주었다는 것은 그 모임의 본래 목적에 내가 부합하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그 모임이 왜 모였는가와 상관없이 나를 친근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입사 동기회에서 나를 부른 것은 친구로서 친근감이었고, 김도연씨가 나를 부른 것은 저자로서 친근감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했기에 불렀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일도 일이지만 싫을 것 같은 사람과 같이 밥 먹고 술 마시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어느 모임에서 나를 불러준다는 것은 나도 아직 친할 사람이 많고, 사회적으로 버림받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살면서 참 많은 잘못을 했지만, 그래도 그나마 잘 한 일이라면 어려울 때 집안에 처박혀 혼자 외로워하기 보다는 친구들을 만나고, 저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밝은 기운을 받으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전 지금 지구의 어두운 어느 모퉁에서 쓸쓸하게 지내고 있고, 이렇게 글로나마 독자들과 교류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불러줘서 고맙고, 술 사줘서 고맙고, 글을 써야겠다는 의욕을 주어서 고마운 모임입니다.

2. 사회 속에서 나의 가치를 찾는다.
1995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20여 년 동안 해오면서 10년은 괜찮았고, 10년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어려울 때는 정말 하늘에서 태양이 뜨는 게 싫었습니다. 뭘 하자고 해도 할 거리가 없었으니까요. 교통비가 없으니 나가기도 싫었고, 나가도 밥값이 부담 가서 뭘 사먹기도 어려웠으니까요. 그런 와중에도 친구들이 동기 모임 있다고 연락하면 꼬박꼬박 나갔습니다. 코트라 동기들과 만나고 나면 내가 당연히 가질 수 있었던 안전함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아쉬움이 참 많이 듭니다.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누릴 기회를 주지 못해 미안함에 가슴 아플 때가 많았습니다. 그 대신에 그들과 함께 하면서 내가 다시 그 자리로 올라가고 나아가서는 이제까지 회비내지 않고 얻어먹은 됫술을 말술로 갚아 주리라는 각오를 하게 됩니다. BBC 모임에 가서는 베스트셀러 작가,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을 옆에서 보며 내가 이런 사람들과 사귈 정도는 되나보다, 그리고 머지않은 날에는 더 유명해져서 지금의 초라함을 벗어 내리라는 각오를 하게 됩니다. 만일 그 시간동안 사람들이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면 나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그 때는 초라한 내 옷이 싫었고, 말마저 어눌해지는 것 같고, 목소리도 작아진 것 같고, 혹시라도 회비를 더 내라고 할까봐 가기 싫었던 적도 있지만, 어쨌든 나간 것은 잘 한 일입니다. 덕분에 나와 비슷한 기죽고 우울해하는 사람들만 사귀는 게 아니라, 더 활기차고 더 자신 있고, 더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만나면서 내 마음이 편하지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3.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20여 년 동안 별 볼일도 없는 저에게, LA에, 필리핀에 양말 샘플을 보내라고 독촉하기도 하고, 동기회 모임에 항상 불러주었던 친구들에게 감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분 아시나요? 응원은 열심히 받는 데 능력이 모자라서, 상황이 안 되서, 의욕이 사그라지어서 못 따라 줄 때의 그 미안함! BBC 모임에서는 글을 잘 못 쓰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어 ‘경제의 최전선을 가다’라는 같이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자’라는 타이틀 하나로 처음 보는 독자들의 존중을 받는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실질적으로 BBC의 도움으로 ‘CEO 경영의 서재를 훔치다’와 ‘어제를 바꿀 순없어도 내일을 바꿀 수 있다’ 등 두 권의 책을 내었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모임에 나간다는 것은 행복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사회적 지원이란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도움과 위로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 사회적 지원은 역경을 극복하고 불행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소중히 하고 나를 잘 아는 모임에 나감으로서 필요로 하는 정보지원, 실제적인 지원, 정서적인 지원을 구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찌해볼 수 없는 일도 이렇게 친구와 지인을 통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지원은 내가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도록 동기 부여하고 이끌어 줍니다. 그럼으로써 사업, 직장, 인간관계와 자아 성취를 포함하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삶의 목표를 실현하게 해줍니다.

집사람은 저보고 아무나 언제든지 누가 부르기만 하면 나간다고 해서 제 별명을 ‘나가요’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도 날 찾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합니다. 그건 제가 행복해지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는 연습이고 노력입니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내가 행복해지지 위하여, 세상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온 세상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곁에서 나를 격려하고 지원해주는 작은 모임이면 충분합니다. 그 모임 속에서 같이 있을 때 저는 언제나 행복감을 느꼈고, 세상에서 받을 도움이 많다는 걸 언제나 깨닫습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은 제가 주관하는 모임에는 회비가 없어서 못 오는 사람이 있나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에 잘 나오던 사람이 왜 나오지 않을까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임에 부르려고 신경을 씁니다. 개인적으로 부르는 것도 좋지만, 모임에서 부르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고,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사회적 네트워크의 중심인 총무형 인간관계를 주제로 칼럼을 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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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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