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꿈꾸는 '경영의 신'

입력 2008-09-05 14:14 수정 2008-09-05 14:14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CEO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오래전부터 우주사업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최근 관광객을 태울 우주여객선 모선 ‘이브’를 공개했다. 18개월 후 시작될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에 벌써 250명이 신청을 했다.




일본의 경영자들은 자신의 신념, 철학을 삶과 인생에 일관되게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직접 만나 본 일본의 명사는 20년 넘게 꾸준히 팔리는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의 저자 나카타니 아키히로와 올해 초 국내 방송에도 소개된 ‘청소력’ 저자 마스다 미쓰히로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마치 철학자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두 사람 모두 일관되고 뚜렷한 신념체계가 있었다.




일본의 경영자 1세대인 마쓰시타 그룹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경영의 신’으로 불린다. 사람위에 군림하는 사람은 자신이 의식하든 못하든 점점 구름위로 추켜올려지기 쉬운 법이다. 그는 스스로 내려오려고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에 ‘경영의 신’이란 칭호를 얻었다. 고노스케는 매일 아침 두 가지 사항에 대해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린다고 말한다. 첫째는 자신을 지금 이 세상에 살게 해 준 하늘에 대한 감사고, 둘째는 오늘 하루를 순수하게 보내겠다는 맹세다. 그가 말하는 순수함이란 다른 사람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따라서 그는 오히려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학식, 돈, 건강 등 모든 면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그는 열성을 중요시 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모든 일에 열성을 보이는 태도가 그에게 성공을 안겨줬다. 그는 주위 사람에게도 열성을 강조한다. “능력은 어느 정도 부족해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얼마나 열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충분히 보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성은 그 사람이 마음먹고 덤벼들지 않는다면 결코 생기지 않는다.”




그는 경영자로서 이익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결코 경영의 최종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기업의 사명’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런대로 성공을 했지만 허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기업의 사명이란 ‘세상의 가난을 몰아내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 즉 물자를 풍족하게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란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창업 후 14년이 지나고 이런 사명을 깨달은 날을 새롭게 창업기념일로 정했다. 그는 이익이란 사회적 사명을 얼마나 잘 실천했는지를 재는 척도라고 생각했다.




지인과의 대화에서 경영의 기본에 대해서 언급한다. 기업을 하는 지인이 “아무리 사업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며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장사란 손해도 보고 이익도 보면서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잘못이다. 장사는 진검승부와 마찬가지다. 칼에 베이면서 성공할 수는 없다.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법이다.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면 그건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경영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은 불경기일수록 더욱 돈을 번다.”




불황기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교훈을 준다. 1929년 일본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창고에 재고가 넘치는 상황이 연출됐다. 병으로 몸져 누워있는 상황에서 그는 지인으로부터 직원을 반으로 줄이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오늘부터 생산을 반으로 줄인다. 따라서 반일(半日) 근무를 한다. 그리고 월급은 전액 지급한다. 대신 종업원 모두 휴일을 반납하고 재고품 판매를 위해 노력한다.” 그는 반일분의 임금손실은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직원들은 전원 찬성했고 모두가 합심해서 노력한 결과 두 달 만에 재고를 완전히 소진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창업 1년차라도 기념식을 갖고, 10년차 정도면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치루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고노스케는 그 기준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때라고 정했다. 직원이 100명으로 늘어난 5년 후 기념행사를 하려 했지만, 10년 후를 기약한다. 10주년이 되었을 때도 같은 생각으로 뒤로 미뤘다. 20주년이 되었을 때는 직원이 몇 천 명으로 늘었으나 전쟁 중이라 기념행사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30주년 때는 패전 후 기업 활동이 위축되었다. 창업 35주년에는 반드시 기념행사를 하고자 직원들과 약속했다. 그러나 독일 출장을 통해 우리가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아직 만족할 때가 아니라고 깨닫고, 경영기반을 확실히 다진 후 기념식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1968년 창업 5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제는 정말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 공식적으로 처음 창업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했다.




그의 한결같은 초심과 사회적 사명에 대한 신념은 우리 경영자들이 배울 만하다. 창업 50주년을 맞은 그의 결의를 들어보자. “지금까지 50년을 마쓰시타 전기가 어머니 뱃속에 있던 시기라고 한다면 오늘에야 겨우 밖으로 나와 울음을 터뜨렸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후세 사람들을 위해 일하자.”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일까?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있는 것 아닐까. 고노스케는 70세 때 사보에 기고한 글에서 ‘만약 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전부를 바꿔서라도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 해 그는 ‘청춘’이라는 좌우명을 만들게 되었고, 그 내용을 인쇄하고 액자에 담아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다. 그 글은 다음과 같다.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 신념과 희망이 넘치고 용기에 차 매일 새로운 활동을 하는 한 청춘은 그대 곁에 있다.”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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