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아들과 바보아버지

입력 2010-01-06 14:48 수정 2010-01-07 09:46
사흘째 결석중이라는 담임선생의 전화에 기절할 만큼 놀란 아버지.
학교 다니기 싫어하는 아들을 달램과 협박으로 중학교를 마쳤는데...., 고등학교 1학년이 되고는 채 한달도 안돼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그날 저녁, 아들을 불러 앉힌 아버지는 따져 묻는다.
"왜, 학교가는 것처럼 하고 부모를 속였느냐? 정작 학교 다니기 싫은 연유는 무엇이냐?"
아들은 학교가 학교아니라고 답했다.
"수업시간에 몰라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왜 그러냐고 하셔서 모르는 것을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은 그것도 모르느냐? 중학교는 어떻게 나왔어? 학원에도 한번 안다녔어 하시더니 뒤에 나가 손들고 있어 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너같은 놈이 어떻게 우리학교에 배정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청소를 시켰습니다"
아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고 "이게 어디 학교냐, 이런 학교다니면 뭐해"하는 생각에 뛰쳐 나와버렸다고 했다.

다음날 아버지는 학교가서 그런 사실을 확인하고는 학교가 원하고 아들이 원하는 자퇴서를 내버렸다.
드디어 아들은 지긋지긋한 학교로부터 해방됐다.
완전 자유?를 얻은 아들은 컴퓨터게임, 오토바이, 담배피우기, 술마시기등 자신이 하고 싶었던 세계로 빠져들었다.
동네 길거리에선 중국집의 배달 오토바이의 맨꽁무니에 떨어질듯 매달려 가거나, 노랑 빨강등 머리에 천연색물감을 들인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집에는 1주일에 한.두번 꼴로 들어왔다.

아버지가 아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엇나간다고 여기게 된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 열흘정도 집을 나가면서 부터였다.
그 뒤로는 초등학교 내내 '학교 말썽'의 중심에 있었고 중학교때는 1년에 한두번씩 가출했지만 방학인때가 많아 학교성적 나쁜것 빼고는 큰 말썽이 없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한 "절대 컨닝하지마라, 남을 괴롭히는 짓을 하지마라, 어른을 공경하라"등 도덕적 훈계?가 주효한 때문이었을까?

아들은 유치원,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과정은 모범생이었다.
아들은 아주 잘 생겼고 옷도 잘 입었고 발표도 잘했다.
매사 솔선수범, 적극적이었고 영어, 학업성적등이 탁월했다.
아버지의 희망인 공부 1등, 큰사람, 돈 잘버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한 아들.
엄마는 그런 아들을 위해 자주 학교를 찾아 갔다.
4학년이 되면서 아들은 과외 공부과목이 추가됐다.
학교보다는 과외쪽에 신경을 더쓴 엄마, 아들은 학교생활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출장이 잦았다.

아들의 담임들은 당시 똘똘하고 잘생기고 돈푼이나 있어보이는 아이들에게 급수를 매겨 봉투를 걷었었다.
말하자면 초등학교 3학년까지 특A급이었다.
아들이 봉투액수 때문에 B급으로 떨어진 사실을 부모는 몰랐다.
아버지가 공교롭게도 그때부터 경제적 여건이 악화돼 엄마가 담임선생을 찾을 기회가 줄었다.
4학년 반 아이들 대부분 알았던 사실, 심지어는 아들도 알았던 그 일을 부모만 몰랐던 것이다.

4,5,6학년 담임들로부터 왕따 당하면서 아들은 망가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들은 알면서 부모를 실망시킬까봐 말하지 않았다.
그대신 과학고등학교 수석입학이나 돈많이 벌어서 부모용돈을 100억이상 드릴거라거나 하는 황당한 얘기로 부모가 좋아할 얘기들을 늘어 놓았다.
아들은 부모가 좋아할 행동을 기를 쓰고 하려했지만 여건은 견디기 어렵고 말도 못할 상황으로 몰고 갔다.

아들의 아픔과 망가짐의 본질을 몰랐던 아버지는 스스로는 똑똑하다고 여긴 진짜 바보였던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가 꼬여맨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왕따를 나름대로 슬기롭게 극복하려 애썼던 것이다.

아들의 명(命)은 갑자(甲子)년, 계유(癸酉)월, 계유(癸酉)일, 갑인(甲寅))시, 대운 1.
아들의 명중 문제가 된 것은 11살(초교 4년)부터의 을해(乙亥)대운 10년.
마침 11살은 을해년이었으므로 을해 대운과 맞물렸고 천간(天干)의 양간부잡(兩干不雜)의 갑을 괴롭힌 것이다.
을이 갑을 타고 오르면 이른바 등라계갑(藤蘿繫甲)이라 하여 갑이 힘들어진다.
아들은 빼어난 상관(甲)으로 인물, 두뇌회전, 독립성 등이 뛰어났던 것인데 식상혼잡이 되면서 엉망으로 망가지게 된 것이다.
아들은 을해 대운이후 정신차렸다.
병자 대운중인 현재 아들은 의과대학에 다니면서 후배사랑, 바른교육, 희생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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