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드디어 개막한다. 2 9 개막식을 시작으로 아이스하키, 봅슬레이, 컬링 다양한 동계 스포츠 경기가 진행된다. 중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을 몸에 받는 종목은 단연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선두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주법과 장비를 이용해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나아간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달려가는 스타트업의 모습과 닮았다. 쇼트트랙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에서도 남들보다 빨리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주법이 사용되는데, 이를프레임워크라고 부른다. 쇼트트랙에 다양한 주법이 있듯이 스타트업계에도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프레임워크중 하나가 에릭 리스(Eric Ries) 고안한 스타트업(Lean Startup)’이다.


리스는 다양한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미국의 창업자이자 스타트업의 바이블 하나로 꼽히는 “The Lean Startup” 저자이다. 책에서 리스는 본인이 경험했던 번의 실패를 통해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고안해냈다. 리스가 경험한 번째 실패는 본인이 창업한카탈리스트 리쿠리팅(Catalyst Recruiting)’이었다. 카탈리스트 리쿠르팅은 소셜 네트워크 회사로, 대학생들이 프로필을 만들고 공유할 있는 제품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초심자였던 리스는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needs) 파악하지 못한 본인이 구상한 제품의 개발과 빠른 출시에만 집착했고,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리스의 번째 실패는 그가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던데얼(There, Inc.)’에서 일어났다. 데얼은 3D 가상 세계를 만드는 회사로써 여러 투자자로부터 400억을 투자받아 5년간 비밀리에 제품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막상 출시된 제품은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제품 출시 직후 소수의 얼리어답터에게 인기를 끌었을 기대만큼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이와 같은 번의 실패를 맛본 리스는 과거에 본인이 속해있던 기업들이 따르던 제품 개발 프레임워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존의 (비즈니스 계획 작성 투자자들에게 발표 구성 제품 연구 개발 제품 홍보 판매) 이어지는 프레임워크는 너무 길고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던 리스는 도요타자동차에서 일하던 타이치 오노(Taiichi Ohno) 개발한 생산방식(Lean Manufacturing)’ 접하였다. 생산방식은 제조 시스템에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제거하여 최대한의 효율성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리스는 이러한 생산방식의 개념이 스타트업에도 적용될 있다고 생각하였고, 2008 생산방식의(Lean)’이라는 단어를 차용하여 스타트업이라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였다.

(이미지 출처: KISSmetrics)


위의 이미지에서 있듯이 스타트업은 ‘Build(제품 만들기) - Measure(데이터 측정) - Learn(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루프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과정이다. 개발자가 고안해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일단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한 제품에 관한 고객의 피드백을 고려해서 지속적으로 제품을 업데이트해가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비즈니스 계획 작성을 시작으로 미리 철저하게 계획된 과정을 통해 번에 제품을 개발하였기 때문에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제품을 수정할 있기 때문에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맞는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할 있게 된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의 본질과 부합한다.


과거의 리스와 마찬가지로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번에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고자 하는 욕심에 오랜 시간을 제품 개발에만 몰두한다. 이는 창업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 하나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고안해도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다 보면 고객이 아니라 개발자 본인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게 되어버리기 쉽다. 결국, 제품은 개발자의 자기만족일 고객에게는 외면받게 된다. 따라서 오랫동안 계획해서 번에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완벽하지 않아도 최대한 빨리 제품을 출시한 고객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성공 방법일 있다. 이러한 점에서 리스가 고안한 스타트업은 개발자가 본인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있도록 도와주는데 최적화된 프레임워크이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때까지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속해서 제품을 수정하는 무수한 노력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조차도 짧게는 단위로 제품의 수정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고 오직 발전하는 제품만이 있다는 말이 있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의 창업자라면 번에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스타트업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서 제품을 개발한다면 나은 성과를 얻을 있다고 생각된다.


김경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복잡한 미국 비자 서류를 자동화 소프트웨어 툴을 이용해 만들어주는 파운드비자(FoundVisa)를 공동 창업했다.기존의 컴퓨터 교육을 대체할 새로운 코딩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와이 콤비네이터 출신의 메이크 스쿨(Make School)에서 Country Manager로 일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프로덕트(Product)와 그로스(Growth) 두 분야에 큰 관심을 키우게 되었고 미국의 대표적인 라이드 쉐어링 회사인 리프트(Lyft)에서 그로스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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