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망(私則亡), 일은 흔히 사사로움이 망친다. 사(私)는 공(公)을 썩게 하는 독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고 하자. 이 경우 당신 스스로에게 물어봐라. 그 아이디어가 순수 콘텐츠만으로 채택되는지, 아니면 아이디어 제안자와 당신과의 관계가 채택 여부를 더 좌우하는지. 만사에 사(私)가 끼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일에서는 사사로움을 빼라. 그래야 크게 이룬다.

기해(祁奚)는 춘추시대 진나라 사람으로 자는 황양(黃羊)이다. 대부를 지낸 그는 공평무사하게 인재를 천거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진평공이 황양에게 물었다. “남양에 현령 자리가 비어있는데 누구를 보내는 게 좋겠는가?” 황양이 주저없이 답했다. “해호를 보내면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평공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해호는 그대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어찌하여 그를 추천하는가?” 황양이 또 주저없이 답했다. “왕께서는 저에게 일의 적임자를 물으셨고 저는 거기에 답한 것 뿐이옵니다.”
얼마가 지나 평공이 다시 물었다. “지금 조정에 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 황양이 답했다. “그 자리에는 제 아들 놈이 적임입니다.” 평공이 반문했다. “어찌 그 막중한 자리에 아들을 추천할 수 있소?” 황양이 태연히 답했다. “왕께서는 적임자를 물으셨지 제 아들인지 여부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비록 아들이라도 그 자리에 적격이기에 추천한 것이지 결코 사사로운 정 때문이 아닙니다.” 중국 18가지 역사서를 집대성한 ≪십팔사략≫에 나오는 고사다.

인재를 보는 황양의 눈은 한치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가 천거한 해호와 아들 기오는 성실하고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해 만인의 우러름을 받았다. 사람들은 원수와 아들을 가리지 않고 오직 ‘적임’만으로 인재를 추천한 황양을 ‘대공무사(大公無私)’하다며 칭송했다.

본래 ‘공(公)’은 ‘사(私)를 나눈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사를 나눈다함은 사심을 버리고 어려움을 같이한다는 의미다. 사(私)가 줄어야 공(公)이 커지고, 공이 커져야 조직이 화(和)한다. 적재적소(適材適所)는 재능으로 자리를 맞추는 거고, 사사로움은 친소(親疏)로 자리를 배열하는 거다. 한데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친하면 곁에 두고 싶다. 한데 거기에 큰 함정이 있다. 큰일을 꾀할수록 사(私)를 빼라.

신동열 한경닷컴 칼럼니스트/작가/시인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국경제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청소년 경제논술신문 생글생글 커버스토리 집필,
한국경제TV '오늘 한국경제' 진행, 한국직업방송 '신동열의 취업문을 여는 경제상식' 출연.
KBS라디오 '세상의 모든 지식' 출연.
저서:굿바이 논리야, 내 인생 10년 후, 구겨진 마음 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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