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가 가라앉으면서, 구명보트에 고객을 안전하게 태워보내는 14살의 어린 애드워드 선원에게 스미스 선장이 물었다.

스미스 선장: "넌 두렵지 않니?"
에드워드 선원: "네, 두렵습니다. "그래도, 제가 할 일인걸요"





 14살의 나이에 그것도 죽음 앞에서 과연 가능한 생각일까! 뮤지컬을 보면서, 내 감정에 가장 강렬하면서도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스미스 선장과 에드워드 선원 두 사람의 대화다. 배가 가라앉으면서 자본주의 색깔이 짙어지는 내용에 기분도 함께 가라앉았었다. 그러나, 선장과 어린 선원 애드워드의 한 마디에 가라앉았던 기분은 봄이 온 것처럼 상큼하고, 공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사랑으로 영화의 잔상이 워낙 짙게 남아있는 뮤지컬 타이타닉이 샤롯데 씨어터에서 우리나라 초연으로 올려졌다. 이 작품은 극작가 피터 스톤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이 1985년 타이타닉의 선체가 발견됐다는 기사를 보고 만들어졌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실패한 뮤지컬이기에 다시 뮤지컬로 올려진다고 했을 때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컸다. 앞에 두 가지의 전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무대에 올리는거라면 그만큼 자신 있다는거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내용은 영화와 완전히 다르게 계급 갈등과 죽음에 직면해서 결연한 인간의 모습, 본인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인간애가 펼쳐진다.


 



배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내용에 맞춰 제한된 공간에서 배를 형상화하는 갱웨이로 무대를 꾸몄다. 한 가지 특이했던 것은 오케스트라가 무대 2층에 자리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서 실제로 타이타닉호에 있었던 연주단이 끝까지 배에 남아 연주했던 장면을 묘사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막이 오르면서 합창이 시작되는데, 웅장하면서도 청아한 선율은 공연에 몰입하기 좋았다. 은은함보다는 첫눈에 반하는 사랑처럼 강렬한 이끌림이었고, 뮤지컬이라는 분야에 대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1912년 4월 10일 오전 9시 30분, 당대 최고의 배로 떠오른 타이타닉호는 영국 사우스햄프턴에서 약 2,200여 명이 승선을 하고 첫 출항을 한다. 출항 4시간 후, 오후 1시 30분에는 프랑스 셰르부르에서 1차 정박을 하고 2차 승선을 한다.

4월 11일 오전 11시 30분, 아일랜드 퀸즈타운에서 2차 정박과 최종적으로 승선을 마치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순항하던 타이타닉호는 4월 14일 오후 11시 40분 항해 5일째 되던 늦은 밤, 북대서양의 빙산 골목이라고 불리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의 그랜드뱅크스를 지나고 있었다. 이곳은 크고 작은 얼음이 널리 펴져있어서 항해하기에 위험한 선로로 유명한 곳이다. 타이타닉 소유주 이스메이 회장의 빠른 속력을 재촉하는 오만과 위험한 곳에서 깜깜한 밤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당대의 그 위엄은 총 6개의 구획이 나면서 가라앉고 만다.




무대 장치에 수없이 올라 연기하는 장면을 보면서는 연습 기간과 3개월 동안 나름의 고충이 크지 않았을까! 무대 디자인을 맡은 '폴 드푸'도 안전한 무대를 위해 생각이 깊고 깊지 않았을까 싶다. 내용 전체로는 주연 배우에 맞춰지는 것보다 앙상블이기 때문에 크게 돋보이는 배우는 없다. 그러면서 자칫 약방의 감초가 없을듯했으나, 승객 '앨리스 빈'으로 나오는 '윤공주'의 중년 부인 역할이 극에 감초를 준다. 배가 침몰해서 안전한 곳으로 유도하는 선원에게 "화장 고치고 가야겠어요" 하는 부분에서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극의 전개와 별개로 웃음을 주었다.

또한, 퇴임을 앞둔 스미스 선장은 1등 항해사에게 전권을 주며 경험과 힘을 실어주려고 했지만, 배의 좌초로 인해 항해사의 고뇌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직업에 대한 회의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삶에 대한 고비를 어떻게 넘겨야 하는지 물음표도 던져준다.

 




김용수, 왕시명, 이상욱, 조성윤, 켄, 정동화, 이준호, 권용국, 박준형, 이희정, 문종원, 서경수, 김봉환, 임선애, 윤공주, 전재홍, 임혜영, 서승원, 송원근, 이지수, 김리, 방글아, 김태문, 김가희, 노태빈, 남궁혜윤, 강동우...

"그대들은 꿈 꾸고 있는가?"

뮤지컬 타이타닉은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의 브로드웨이로 진출한다. 인터뷰 내용을 보니, 토니상 베스트 리바이벌 상을 수상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신춘수 대표의 브로드웨이 세 번째 진출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꿈을 꾸는 자체가 멋지다. 스포츠맨 또는 역경을 딛고 정상에 서는 도전 정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듯이 꿈을 지니고 있기에 꼭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여행가 심흥섭Grant
여행가, 여행칼럼니스트, 브랜드 홍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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