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경기도 이천에서 오셨던 어떤 분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늘이 되어 주고 싶어요."

너무나 힘들게 생활했었다는 이분, 누구하나 기댈곳 없었던 자신과 달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정말 힘들때 기댈 수 있는 그늘이 되어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늘'이라는 그 단어 하나에 한동안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마음이었거든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스펙과는 상관없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마음,누구에게 막 기대고도 싶었지만 제게는 그런 곳이 없었습니다. 저의 부모님도, 남편의 부모님도, 본인 삶을 사시기에도 빠듯하신 분들이었으니까요. 심지어 수술이라도 할라치면 자식의 도움없이는 할 수 없는 그런 분들이셨으니까요.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만큼은 제게 너무나 간절했던 그  '그늘'을 정말로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일전에는 또 충남 공주에서 온 어느 젊은 부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그 흔한아파트 한채도 아직 안사봤다는 와이프분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외가가 땅으로 돈을 엄청 버는 걸 어릴 적부터 봐가지고 나도 땅사야겠다는 생각은늘 하고 있었어요."

외가 쪽에 어른들이 가진 땅이 500배이상 뭐 이렇게 올랐다고 하시는데, 알고보니 그곳은  제주만큼 핫한 세종시와 그 주변땅들이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사신 땅 중 하나는 최근 전원주택 사업자들이 사갔는데, 4만원짜리가 18억이 되어 팔렸답니다.이거 몇배인가요? 45000배????

"외할머니는 정말 땅이 많으셨어요.그런데 택시한번 타신적 없을만큼 진짜 검소한 분이셨고요자신은 땅 팔아서 누릴 생각도  않으시고 안팔고 계속 가지고 계시다가자식은 물론이고  손주 들에게까지 땅을 물려주시게 된거예요정말 감사하죠."

자식 그리고 손주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 하나로 버티신 외할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분도 아니나다를까 외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땅이 있었습니다. 그 옆에 땅은 동생들 땅이며 자신은 여자라 하나만 받았지만 아들은 더 챙겨받았다시는데 얼마나 부럽던지요. 30대 초반밖에 안된 와이프분은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말 땅은 묵힐수록 돈이 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이래서 의사 집안에 의사나고 장사꾼 집에 장사꾼난다는 말이 생겼나요? 집안 분위기가 정말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느날은 출판사 대표님과 그런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고 계셨는데, 주위에서 알고 계시던 어떤 분이 추천해서 사셨다는 부산에 있는 3000만원짜리 땅. 그게 1990년쯤이었고, 평당10만원쯤 주셨다고 하는데요. 어릴때 아버지를 따라 가서 봤던 그 땅의 기억은 바닷가 앞의 허허벌판이었답니다. 어쨌거나 2000년쯤 그 땅을 평당100만원에 팔라는 연락이 그렇게나 오더랍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아버지는 IMF로 인해 힘들어진 상황을 수습하는데 큰 도움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땅투자로 2,3년 혹은 5년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 시간안에 승부가 나지 않을까  두려워 땅투자를 시작하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잘못 사면 대대손손 물려줄지 모른다는 남들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의기소침해져 나는 땅과 맞지 않는다며 아예 땅투자를 포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땅투자로 부모인 나도 당장 잘먹고 잘살면 좋죠. 그러나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땅이란 내가 정말 힘들때기댈 수 있는  '그늘'과도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것도 안된다면 ​내 아이에게만이라도 내가 경험하지 못한  '그늘'을 선물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저는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물려받을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 내가 느꼈던 그 참담한 기분을 아이가 똑같이 느끼게 될까봐 너무 끔찍했었기 때문예요.

2,3년 혹은 5년안에 대박을 꿈꾸며 땅투자를 고민하고 계신가요? 땅투자를 시작하기도 전에 안팔리면 어떻하나 불안해하고 계신가요? 그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라면땅투자는 제발 안하시길 추천드립니다. ​ 땅은 자식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제대로 클 때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대하는 사람
vs 어떻게 하면 팔아서 돈을 만들려는 사람

이둘에게 절대로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땅을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대하기보다 땅을 가진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땅의 주인이 되어야 훗날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박보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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