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속 가치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홍석환 대표 (홍석환의 인사전략 컨설팅)

회사의 가치체계가 액자 속에만 존재할 뿐 실천되지 않는 이유는?
A회사에 가치관 경영 실천 강의를 갔다. 지난 해 회사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설정하였고, 전 직원 교육을 마쳤다고 한다. 현업 자율로 가치관 경영을 실천해 왔고, 금번 교육에서 팀장과 임원들이 이제는 실천할 수 있도록 사례 중심의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4개의 핵심가치와 그 정의를 A4지를 나눠주고 작성하도록 했다. 외부에서 진행된 교육이었기 때문에 강의장에 회사의 가치체계가 적힌 액자와 다이어리를 가져오지 않아 참고할 자료는 없었다. 30명의 임원과 150명의 팀장 모두 중 4개의 가치와 그 정의를 완벽하게 작성한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교육을 진행하는 인사팀장도 작성하지 못했고, 가치관 경영을 책임지는 인사실장도 상황은 똑같았다. 지난 해, 가치체계를 세우고 직원 교육을 끝냈다는 ‘했다 주의’의 사례를 보는 듯 하였다. 그렇게 어렵게 만든 가치체계는 액자 속에 갇혀 있었을 뿐, 현장 업무에는 반영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3시간 교육의 1시간은 핵심가치, 그 정의와 행동지표를 외우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구구단을 외우고 있으면 8곱하기 9는 72가 그냥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무엇인가를 외우고 있으면 언행은 조금 더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류기업은 가치관 실천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10대 그룹 인재개발원을 직접 방문하여 가치관 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살펴 보았다.
오너 중심의 대기업과 3년 단위로 CEO가 바뀌는 공기업의 가치관 교육은 큰 차이가 있었다. 오너 기업의 경우, 비전과 핵심가치가 크게 바뀌지 않고 내재화와 실천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반면, 공기업의 경우에는 CEO의 당해년도 경영방침이 보다 중요시되고 있었다.
가치관의 내재화를 위해 인재개발원의 모든 집합교육에 가치체계와 핵심가치에 대한 1시간 이상의 강의가 필수 과목으로 짜여 있었다. 그룹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은 선발된 사람이며 그 기간도 통상 3~4년 주기이므로 가치관에 대해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강사는 그룹의 팀장 이상 임원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인재개발원은 팀장 이상의 임원 중 일정 자격을 갖춘 자를 선발하여 사내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교안과 강의기법을 점검하고 최종 확정하고 ‘그룹 가치관 사내강사 자격증’을 부여한다. H그룹은 ‘Value day’를 통해 1주일에 1시간씩 팀 조직의 가치관 학습 시간을 편성하여 회사의 가치체계를 학습하고, 그 결과를 사내 인트라넷에 올려 실천을 다져가고 있었다. B그룹은 경영회의부터 모든 회의에 ‘핵심가치 실천문’을 외우고 시작하여 모든 임직원이 핵심가치와 그 정의를 동일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치관 실천을 위해 각 그룹이 공통적으로 하는 것은 3가지였다.
첫번째는 핵심가치 실천 사례를 발굴하여 전 직원에게 이를 공유하는 것이었다. 방법의 차이는 있었지만, C그룹의 경우, 경영회의에서 그 주의 핵심가치 실천 사례를 작성한 담당자가 경영회의 시작 전에 3분 도안 1장의 사례를 설명하고 이를 판단하여 그 주의 핵심가치 실천 사례로 확정한다. 이렇게 확정된 실천 사례는 매년 그 해의 ‘핵심가치 실천 사례집’으로 제작되어 전 직원에게 배포된다.
두번째는 핵심가치 실천인 선발과 활용이다. 월별, 반기별, 년 1회의 실행 방법은 다르지만, 핵심가치 실천인을 선발하여 이들의 실천 내용을 전 구성원에게 알림으로 ‘작은 영웅 만들기’와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심어 주고 있다.
세번째는 역량평가 항목에 핵심가치 실천 여부를 포함하는 경우이다. 단순히 핵심가치의 행동지표에 체크하는 수준이 아닌 가치별 잘하는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기술하게 하여 피평가자에 대한 육성 측면을 강조하는 회사도 있었다.
실천을 위해 임원 단위 조직의 ‘조직문화 퍼실리테이터’를 두고 핵심가치 실천을 위한 부문(실) 단위의 개선 또는 강화 이슈를 설정하고, 1년 동안 이를 추진해 나가고, 작업 환경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 뿐 아니라 구성원의 고충 처리를 위한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을 운영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속적인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핵심가치 중심의 가치관 경영이 회사의 지속 성장에 기여하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추진과 공유가 중요하다. 조직문화는 한 순간에 형성되지 않는다. A기업의 경우, CEO가 교체되면서 이전 CEO가 했던 그 모든 전략과 방안들을 폐지하였다. 이전 CEO가 했던 실책도 있지만, 임직원에게 약속했던 사항들은 인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해 버리면, 구성원들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CEO가 바뀌면’, ‘3년 후에는 또 바뀌는데’ 하는 마음으로 대충 하는 시늉만 한다. 여러 성공요인들 1) CEO의 관심과 참여 2) 추진 조직의 방향과 전략 및 방안 제시, 내재화와 실천에 대한 점검과 피드백, 추진 인력의 선발과 동기 부여, 제도와의 연계, 공유 및 홍보활동 3) 현장 조직장의 중요성 인식 및 참여 4) 임직원의 자발적 실천 등이 있다. 누가 CEO가 되고 추진 조직이 바뀌더라도 우리 회사의 이 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진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그 회사는 성장할 수 밖에 없다.
아침에 지인이 보내 준 일본항공인터내셔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경영 12개조를 되새겨 본다.
(이나모리의 경영12개조)
1. 사업의 목적, 의의를 명확하게 한다
2.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공유한다.
3. 강렬한 소망을 마음에 품는다
4.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노력을 한다
5. 매출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경비를 최소한으로 억제한다
6. 가격결정은 톱의 일. 고객도 기뻐하고, 자신도 득을 보는 포인트는 한 점이다.
7. 경영은 강한 의지로 정해진다
8. 경영에는 어떠한 격투기보다 더한 격렬한 투쟁심이 필요하다.
9. 용기를 가지고 일에 임한다.
10. 창조적인 일을 한다
11. 거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12. 항상 밝고 적극적으로, 꿈과 희망을 품고 솔직한 마음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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