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한주간 많은 이들이 새해 소원과 목표를 생각하고 말하고 적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월 2일자 ‘금연·운동·내집 마련 등 새해 목표 세우는 직장인’이라는 기사처럼 내 주위의 많은 직장인들도 운동, 영어 공부, 자격증, 독서, 다이어트 등을 새해 자기계발 계획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몇 년 전부터 아예 새해 계획 세우기를 포기했다고 한다. ‘매년 똑같은 반복인데 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해에도 지지난해에도 매번 비슷한 것들을 계획하고 연말이 되면 지키지 못한 약속들로 남았다. 다음 해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겠노라 하지만 역시나 일 년 전과 별다를 바 없다.

어차피 지키지 못할 나를 알기에, 혹은 안다고 믿기에 이제 아예 계획조차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몇 년에 걸쳐 기회를 주었으나 ‘내가 그렇지 뭐.’하며 반복하여 실망하고 갈수록 스스로에게 인색해졌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런 거 다 소용없어. 나도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 그냥 포기하면 편해.’라며 말이다.

한편, 일 년 내내 자기계발 계획으로 이미 빈틈 없이 빽빽한 다이어리의 소유자들도 있다. 처음엔 ‘하고 싶은 일’로 시작했지만 하나둘 채워가면서 결국에는 ‘해야 할 일’로 가득한 리스트가 몇 장이고 늘어난다.

과거의 나는 여기에 속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지만 알고 보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었다. 불안감은 해야 할 일을 못했을 때 원치 않는 상황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동반한다. 글자 그대로, 편안하지 못한 느낌이 자꾸만 존재하지도 않는 부정적인 모습들을 그려낸다.

모두가 운동장에 함께 서 있는데 나 혼자 출발 신호를 듣지 못하고 뒤쳐질까봐, 그런 내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서 무조건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가려고만 한다. 지금 하려는 것이 100미터 경주인지 400미터 장애물 달리기인지, 풀코스 마라톤의 시작인지도 모른 체 말이다.

내가 100미터를 빠르게 뛰는데 적합한 사람인지 마라톤을 끝까지 뛰는 게 더 잘 맞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아무 때나 뛰어든다면? 아무리 훌륭한 100미터 스프린터도 마라톤의 중도 포기자가 되고, 강철심장을 가진 마라토너도 100미터 경주의 그저 그런 참가자로 사라지기 쉽다.

자기계발도 이와 같다. 아무리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우선 필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경기에 적합한지를 아는 것이다. 반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다, 못한다'고 했던 이들도 알고보면 맞는 종목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당시에는 그럴싸한 변명으로 자신을 뒤로 빼냈지만 ‘분명 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텐데 모르니 답답하다’ 혹은 ‘내가 해내지 못한다는 것, 포기했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까봐 두렵다’는 마음이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시작하는 것이다. 남이 보기에 그럴싸한 계획이나 변명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나를 잘 모르는 상태에선 어떠한 말과 행동에도 진정한 확신이 없다. 내가 결정하는 것들은 어딘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말 나에게 얼마나 이로울지 자꾸만 의심이 든다.

주위 사람들의 한마디에도 영향을 받고 흔들리기 쉽다. 그렇게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무엇이든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고 예전과 같은 익숙한 편안함으로 되돌아가 똑같은 변명을 반복한다.

이제, 무작정 달려가거나 포기하기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내 모습부터 그려보자. 내가 하고 싶다고 한 그 것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 내가 선택한 방법이 남들에게 유명한 방법인지 나에게 꼭 맞는 방법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나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행할 때 내 안의 숨겨진 감정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머리가 아닌 내 안의 감정이다. 2018년 새해, 내 안의 진짜 내 모습, 나의 감정으로 진정한 자기계발을 해보자.

감정코칭연구소 대표코치 최헌

 
감정코칭연구소 대표
《내 감정에 서툰 나에게》저자
직장인 감정코칭 전문가
blog.naver.com/project_choi
www.iamness.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