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거울을 자주 본다. 가깝게 거울을 보다보면 깜짝깜짝 놀랜다. 뿌리염색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영양크림을 두 번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당긴다. 하루에 어느 정도 먹었는지 점점 정직해져가는 복부를 확인한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여자가 멀어지는 철렁임은 어쩔 수 없다. “이래서 성형외과, 피부과로 가는 거구나” 싶다. 20대 기죽이는 40-50 연예인 생각하며 이내 한숨이 세어 나온다. "그것 두 돈이 있어야 가능하지, 왜 사냐 건 웃지요." 한다.

꾸미는 남자 < 그루밍족> 멋진 중년을 뜻하는 < 꽃중년>이 이제 < 아재파탈>로 진화하고 있다. < 아재파탈>은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성을 유혹해 파멸에 이르게 하는 여성’을 뜻하는 ‘팜므 파탈’이 변형된 말이다. 아저씨를 뜻하는 우리 말 방언 ‘아재’에 ‘파탈’만나 탄생한 단어다. 이 말은 아저씨가 젊은 사람 못지않은 매력을 풍긴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실제로 헬스장에 가면 40-50대 남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승진도 하고 경제력과 비례한다는 통계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몇 년 전 모 방송국 <우리 집 꼰대> 프로그램에 만화가 김수용이 출연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보수적인 부모 세대와 꼰대 경멸 자식세대에 낀 세대가 우리라고 했다. 꼰대부모 탈출법으로 <확고한 취미를 가질 것>과 <잘하는 거 응원이 부모로서 최선>이라고 했다.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러나 이내 허한 웃음이 세어 나온다. ▪부모님께 용돈 드리는 마지막 세대 ▪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 ▪ 교육비에 올인 하는 세대 ▪ 자식 꿈과 본인 꿈도 만들어야 하는 세대 ▪ 경제력 수명이 긴 만큼 욕망 수명도 길어진 세대. 바로 <꼰대>다.

상담 차 필자를 찾는 이들의 상담 마무리는 나이불문하고 항상 < 생애 진로>다. 올해 49세로 자영업 하는 한 남성은 “점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집에서는 이런 거 전혀 모릅니다.” 45세인 한 여성은 “모을 수 있는 여유 돈이 없어요. 진작부터 저도 돈을 벌었어야 하는 건데...당장 지금이라도 벌지 않으면 안 되요. 그런데 멀 해야 좋은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한다.
다들 힘들어 한다. 필자에게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 들으면 힘들지 않냐고.” 모순될 수도 있지만 진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면 반대로 정체성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진 지금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필자는 헬스만 한다. 젊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새 옷을 장만하지 않기 위해서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 가는 대신 <내면 성형>을 선택했다. 성격과 인성을 발전 시켜 <인상 미인>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선 교육비는 필자에게 후 교육비는 자식에게 순서를 정했었다. 이것을 2년 전에 마무리해서 지금은 아이들에게 지출된다. 남들에게 손 빌리지 않을 정도로 살아도 큰(?) 복일 것 같다.

프랑스 누벨바그 여신 배우 잔느 모로는 80대 후반에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작가한테 이런 말을 했다. “작가양반 사진 찍으면서 내 주름 절대로 없애지 마시오. 내가 이거 만드는 데 수십 년이 걸렸소.”그녀는 2017년 7월 31일 89세로 세상을 마감했다. 강의 장에서 늘 강조하는 게 있다.

바로 인생은 뽀샵이 안 된다.

윤재진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드라마상담기법 교수/마인드힐링 상담센타 대표/
마인드힐링전문가/ 위기협상전문가/방송 및 기업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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