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칼럼에서 페이스북의 고속 성장 뒤에는 그로스 팀이 있었고 팀의 설립 이유 및 주요 업적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로스 팀의 리더였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는 과거 성공했던 이베이(eBay), 페이팔(PayPal) 등이 사용했던 고속 성장 전략에 집중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페이스북의 기업 혹은 상품의 내재가치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었다. 페이스북의 그로스 팀은 초창기에 이에 관련된 단 3가지 질문에 만 집중했다.

첫째, “페이스북을 모르는 사람한테 어떻게 페이스북에 대해서 알릴까?” 이것이 산업을 막론한 모든 스타트업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창업자가 구글보다 더 뛰어난 알고리즘을 가진 검색 엔진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에 대해 사람들이 모른다면 이는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된다. 고객과의 접촉 그리고 평가가 없는 제품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고, 제품이 향후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어려워진다.

둘째,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최대한 빨리 아하 모먼트(Aha moment)에 이르게 할 것인가?” “아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발견했을 때 쓰는 의태어로써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고객들이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처음으로 이해하는 순간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Statista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3월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는 약 280만개의 앱이 등록되어 있는데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1초라도 빠르게 유저들이 처음으로 앱을 사용했을 때 아하 모먼트를 경험 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어떻게 유저들이 자주 우리 제품의 핵심 가치(Core Product Value)를 경험할 수 있게 할까?” 고객들이 앱 스토어에 있는 다른 앱들을 사용했을 때에 비해 빠르게 아하 모먼트를 가장 빨리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뒤에 다시 제품의 가치를 경험할 기회가 없다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빠른 속도로 제품에 대해서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얼마나 자주 효과적으로 고객들에게 제품의 핵심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위의 세 가지 질문들은 제품에 관한 아주 원초적인 질문들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모든 사람들이 인지는 하고 있지만 막상 위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창업자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많은 창업자들은 큰 노력을 쏟아 부어 출시한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생각하거나 소개할 때 애착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포장을 하게 된다. 이는 본능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이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무의식적인 행동이 지속될 경우 본인의 제품이 실제로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본인이 애초에 왜 만들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시장에 내놓았을 때 고객들이 진짜로 원하는 제품인지에 관해서 올바른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창업자 본인이 자신들이 만들고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제3자의 관점을 견지하여 냉철하게 분석하지 못하는 순간 이는 스타트업의 실패로 이어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의 알라’ 라는 고대 그리스의 오래된 격언처럼 자신들의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진단하는 것이라는 게 차마스의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맨 왼쪽)와 마크 저커버그(왼쪽에서 두 번째)를 포함한 페이스북의 성공을 이끈 주요 인물들

사진 출처: EzineMark

▶ http://technology.ezinemark.com/mark-zuckerberg-times-person-of-the-year-2010-7736857171ce.html
차마스는 페이스북이 4천5백만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던 페이스북의 경쟁사 마이스페이스(Myspace)가 1억1천5백만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었을 때 이미 승리를 직감하고 있었다고 한다. 왜냐면 페이스북 제품의 핵심가치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들은 묵묵히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많은 가설들을 실험해보고, 결과를 분석하고, 안 좋은 것 들은 기각시키는 과정을 수천 번 수만 번 계속 반복했다. 이런 과정 끝에 페이스북의 그로스 팀은 고속 성장과 관련된 하나의 핵심 명제를 세우게 된다. “어느 페이스북의 유저든 10일안에 7명의 친구들과 연결할 수 있다면 이 사람은 페이스북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이를 기반으로한 전략은 페이스북을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로스라는 개념은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사람들의 수요가 존재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아무리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사후 전략들을 적용하더라도 고객들이 그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본인의 제품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실패한 부분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을 때 진정한 고속성장, 즉 그로스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차마스는 이야기해주고 있다. 항상 가슴에 손을 얹고 본인에게 위의 세 가지 질문을 물어보자. 그리고 진실하게 대답해보자. 잘못 끼워진 첫 단추가 모든 걸 망칠 수 있듯이, 이 과정 없이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움을 스타트업의 여러 사례들은 보여주고 있다.

김경희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복잡한 미국 비자 서류를 자동화 소프트웨어 툴을 이용해 만들어주는 파운드비자(FoundVisa)를 공동 창업했다.기존의 컴퓨터 교육을 대체할 새로운 코딩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와이 콤비네이터 출신의 메이크 스쿨(Make School)에서 Country Manager로 일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프로덕트(Product)와 그로스(Growth) 두 분야에 큰 관심을 키우게 되었고 미국의 대표적인 라이드 쉐어링 회사인 리프트(Lyft)에서 그로스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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