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餘裕).

시작할 때 필요한 덕목은 여유와 여백과 사기(士氣)다. 여유는 차분하게 정확한 방향과 꼭 필요한 일을 판단하게 하고, 여백은 감수 용량과 수용 역량을 확대하며, 사기는 더불어 함께 용진하게 만든다. 여유 없이 시작을 서두르면 실수하기 쉽고, 목표만 있고 여유가 없으면 분위기가 차가워진다. 여유는 서두르지 않는 느긋한 태도, 방향을 잡기 전에는 나가지 않는 신중함, 마음의 집에서 신중한 구상을 한 뒤에 행동하는 차분함이다. 방향을 판단할 때는 전투에 임하듯 긴장하고, 생각이 복잡하면 현재 생각이 자기 마음인가를 되묻고, 과업을 선택할 때는 꼭 필요한 일인지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시작과 준비는 천천히, 행동은 과감해야 한다. 바쁠수록 여유를 챙겨서 몸을 대접하고, 욕심이 발동할수록 순수 원점으로 돌아가 마음을 예우하자. 책상에서는 계획에 몰입하고, 현장에서는 사람에게 몰입하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마음의 여유를 품고 생존에 몰입하자.

여백(餘白).

여유는 시간적 느긋함이고 여백은 공간적 넉넉함이다. 여유가 마음의 자유라면 여백은 행동의 자유다. 여유는 매사에 넉넉하게 처신하여 마음의 품위를 유지하고, 여백은 손해와 마음 불편을 감수하여 내면의 자유와 행동의 품위를 유지한다. 3초의 마음 여유가 실수와 충돌을 줄이고, 양보하는 행동 여백이 큰 자기를 만든다. 여유는 자기중심의 오류인 오해와 서운함을 줄이고, 여백은 한 발 물러서서 현재 자기 위치와 현재 상태를 알아차리게 한다. 새들은 차렷 구령에 긴장하지 않고, 늑대는 울음소리로 양떼들을 다스린다. 사라짐의 두려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의 눈으로 보고 자기 욕심에 갇히지 않으면 천지가 자기 운동장이고, 마음 자세를 웅크리지 말고 똑 바로 펴서 여유와 여백을 회복하면 하늘도 자기편이다. 마음 여백으로 손해도 감수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고 버티자. 자기대화로 고독을 견디면서 내면의 여백을 찾고, 마음의 여백 속으로 들어가 하늘 소리를 듣자.
사기(士氣).

일을 신나게 시작하려면 사기진작이 필요하다. 사기는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다. 사기는 분위기만 좋게 한다고 높아지는 게 아니다. 사기는 서로를 이롭게 하는 목표와 자기존중감과 책임감에서 생긴다. 서로에게 이로운 목표는 함께 싸울 내면 가치를 형성하고, 존중감과 책임감은 자발적으로 싸우게 한다. 사기는 기본과 기초역량의 토양에서 피는 꽃이다. 기초역량과 안정도 없는 상태에서의 사기 진작은 분위기만 산만하게 하고 낭비만 초래한다. 기초역량과 사기진작은 무늬는 달라도 그 속살은 같다. 기초역량 배양은 사기를 높이고 사기는 기초역량을 키운다. 리더는 기초역량 배양과 사기 진작을 같은 비중으로 챙겨야 한다. 기초역량이 튼튼하면 통제와 간섭을 줄이고 임무와 최종 상태만 부여하여 자발적 사기를 높여야 한다. 마음 여유로 나갈 방향을 정하고, 충분한 여력과 여백 확보로 이겨놓고 싸우며, 자신과 조직의 사기를 높여 승리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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