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찬스 중 상당수는 스리 펏 위기야"

사부 김중수 프로는 말했다.

 

'버디 찬스가 버디 찬스지 무슨 위기람?'

처음에 뱁새는 사부 말씀이 무슨 소린지 잘 몰랐다.

그래서 이렇게 삐딱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그 말의 깊이를 알게됐다.

(시간이 지나서는 무슨 '많이 잃고 나서'겠지? 헉)

 

뱁새 김용준 프로가 '뼈저리게' 이해한 사부 말은 다음과 같다.

 

로또 복권을 샀다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혹시 이번 주말엔 내가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번호를 맞춰보면?
기대는 여지 없이 깨지고 만다.

버디 찬스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버디 찬스'에서 과감하게 들이대다가 홀을 한참 지나친 적이 많지 않은가.

파 퍼트마저도 놓치고 보기를 하고 말았을 때의 참담함이란.
'버디 동생 보기'라는 놀림을 당하며 지갑을 열어야 할 때의 심정이란.

친선 라운드에서는 그린에만 올라가면 '버디 찬스'를 외친다.
스크린 골프(시뮬레이션 골프가 맞는 말이다)에 나오는 멘트 탓인가?
동반자가 어프러치를 잘 한 것을 축하하는 뜻으로 주로 '버디 찬스'라고 해 준다.

그런데 이것이 사람 잡는다.

 

'버디 찬스'라는 말을 들으면

온통 신경은 어떻게 하면 이 볼을 한 번에 홀에 집어넣을까만 신경 쓴다.

 

그러다 보면 떠오르는 충고가 있다.

'지나가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거나
'삼 백년 골프 역사에 지나가지 않는데 들어간 볼은 없다'라는 말 말이다.
외국물을 먹은 사람은 '네버 업, 네버 인'을 되새길 수도 있다.
(전에 영어 스펠링을 한 번 틀려서 망신 산 이후로 조심스럽네.흠흠)

그래서 스트로크가 강해진다.
앞 뒤 안 재고 때리는 경우도 많다.

내기 골프에서는 절대 무모하게 퍼팅해서는 안 된다.
특히 타당 얼마씩 다투는 스트로크 내기방식이라면 더 그렇다.

1.8m에서 퍼팅 성공률은 미국 PGA 프로 평균이 50%다.

'에이 설마!'
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엄연한 통계다.

그러면 3m쯤 떨어져 있으면?
성공률이 30%대로 떨어진다.

6m쯤이면?
10%도 안 된다.

10m이상에서는?
5%도 안 된다.

퍼팅을 갈고 닦는 PGA 프로 평균이 이 정도인데
아마추어는 어떻겠는가?

우리의 버디 찬스 중에 진짜 버디 찬스는 몇 퍼센트나 될까?

(뱁새 너는 어떠니? 퍼팅 좀 잘 하니? 허걱. 직접 확인하세요.궁시렁 궁시렁)

 

후하게 잡아서 5m 이내에 붙인 경우를 '버디찬스'라고 해보자.
이 거리에서 PGA 프로들의 평균 성공률은 10% 정도다.

물어보나 마나다.
한 라운드에 몇 번 없다.

그러면 10m 이상 남는 경우는?
10m면 투 펏으로 마무리 하는데 부담이 된다.
여차하면 스리펏이 나오는 거리다.
(완곡하게 말해서 10m지 초급자들은 7~8m만 되어도 부지기수로 스리펏을 한다)

5m이내에 붙는 것은 몇 번 안 되고 10m 이상 퍼팅이 남은 경우는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온 그린만 되면 버디 찬스라고 해 주는 것이다.
실은 '스리펏 위기'인데 말이다.

아주 가까이 붙지 않았다면 이제 생각할 것은

'어떻게 하면 2펏으로 마무리 하느냐'이다.

 

홀인을 노리지 마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뒷일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지나가야 들어간다'는 말은 진리다.

'아무리 먼 곳에서도 딱 두 뼘만 지나가게 할 수 있다면' 그대로 믿고 따라도 된다.

 

그러나 아직 그런 정밀함이 없다면 스리펏을 안 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사부는 나중에 실토했다.

뱁새의 먼 거리 펏을 "버디 찬스"라고 말해줄 때는
'뱁새가 잘 하면 스리 펏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흑흑. 진실은 왜 이렇게 늘 냉혹한 걸까요?)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 골프

cafe.naver.com/satang1

ironsmithkim@gmail.com

 

뱁새 김용준 프로 뒤로 보이는 것은 뱁새 고향 해남에 있는 우슬경기장이다. 우슬경기장 안에는 해남 출신 체육인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를 기념한 조오련 수영장이 있다. 뱁새도 언젠가는 조오련 선수처럼 의미 있는 일을 골프에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는데 글쎄다. 될까?



 

 
필자인 김용준 프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몇 년간 일했다.
2000년 대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컨설팅 일에 제법 소질이 있어 넉넉해졌다.
다시 건설회사를 인수해서 집을 떠나 이 나라 저 나라에 판을 벌였다.
그러나 재주가 부족함을 타의(他意)에 의해 깨달았다.
그래서 남보다 조금 잘하는 골프에 전념해 지금은 상당히 잘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다 독학으로 40대 중반에 K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됐다.
그래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는 있다.
그렇지만 아직 50살이 되지는 않아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는 끼지 못하고 영건들이 즐비한 2부 투어에서 고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투어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골프를 수련하고 있다.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를 열어 아마추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입장으로 연민을 갖고 레슨도 하고 있다.
또 현존하는 가장 과학적인 골프볼인 ‘엑스페론 골프볼’의 수석 프로모터로서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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