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서도 아니면 절대 먼저 치지 마라!"

김중수 프로는 이렇게 말했다.

(사부가 무슨 짜라투스트라냐?)

 

뱁새 김용준 프로가 사부 말을 해석한 것은 다음과 같다.

골프는 정보전이다.

그것도 맨몸으로 정보를 얻는 싸움이다.
대자연 속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정보를 말이다

그나마 거리같은 정보는 야디지 북(코스맵)에 나와 있다.
스프링클러 헤드에 거리를 써놓은 코스도 있다.
꼼꼼하게 야드목(미터목,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 코스에 심어놓은 나무나 말뚝)을 심었다면 그 또한 양질인 정보다.

그 외에 나머지 정보는 플레이어 자신이 맨몸으로 얻어야 한다.

바람 세기
그린 빠르기
벙커속 모래의 두께
러프가 질긴 정도
퍼팅 그린에서의 브레이크(휘는 정도)
따위 말이다.

룰에서는 비정상적 방법으로 정보를 얻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거리 측정기를 쓰거나
벙커에서 클럽 등으로 모래를 찔러보거나
퍼팅 그린에서 손바닥으로 그린을 만져보는 행위 등이
대표적으로 규칙에서 금지하는 행위다.

정보 취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규칙은 다른 사람(동반 플레이하는 자기 편 제외)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도 금지할 정도다.

어드바이스(골프 규칙 8조)라고 해서
타인에게 정보를 주거나 타인에게서 정보를 받는 것에 벌타를 매기고 있다.
(거리 정보나 핀 위치 등 이미 공지한 정보는 제외하고 말이다)

정보를 얻고 제공하는 데 이처럼 엄격한 것은 그만큼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런 정보를 거저 퍼주는 행위가 있다.
(차마 욕은 할 수 없지만 어쨌든 바보 같은 짓이다)

바로

'내 차례도 아닌데 먼저 치는 일'이다.

 

내 볼이 더 멀리 있지도 않은데 먼저 치면 어찌되는가.

야디지북에도 없고 인공장비로 측정할 수도 없는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그것도

공!짜!로!

 

바람 세기나

(맞바람이나 뒷바람이면 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옆바람이면 볼이 휘는 정도를)

그린에서 볼이 튀는 정도 같은 중요한 정보를
동반자에게 거저 제공하는 것이다.

눈썰미 있는 골퍼라면 동반자의 샷 한 방에서도 결정적 정보를 얻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

특히 퍼팅 그린에서 먼저 치는 것은 눈으로 가까이서 봐도 확신할 수 없는 정보를 퍼주는 것이 된다.
홀마다 달라질 수 있는 그린 빠르기와 브레이크 말이다.

내기 골프에서 이런 정보는 승패를 가르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무상으로 제공해 주는 데 고맙기 그지 없다)

'에이! 뭘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구느냐'고 한다면
미안하지만 하수인증이다.

'내기 골프를 한다면
절대 먼저 치지 마라'

내 순서가 아닌데 먼저 치면 아직 멀었다.

샷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일이 잦다면
산전수전 겪었다고 말하기에는 턱도 없다.

먼저 치는 행동은
경우에 따라서는 규칙에도 어긋난다.

바로 골프 규칙 1-3
합의의 반칙이다.

동반자에게 일부러 정보를 주기 위해 순서가 아닌데도 샷(혹은 퍼팅)을 먼저 했다면 바로 실격이다.
물론 공식 룰이니 참고 하기 바란다.

파3 홀에서 다같이 티에 모였을 때 자신이 아너(제일 먼저 칠 권리가 있는 사람)인데도 일부러 딴 청을 피며 순서를 넘긴다면 '꾼'일 수도 있다.
주의하거나 응징해야 한다.

뱁새는 사부에게 배운 뒤로는 이럴 때 웃으면서 가만히 기다린다.
순서대로 칠 때까지.

속마음을 들킨 상대는 굿 샷을 하기 어렵다.

 

골프는 '원구선타' 원칙이다.

원!구!선!타!
(뱁새가 원구선타를 한자로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을 짐작하는 독자라면 제발 좋은 일에 댓글로 좀 써주기 바란다)
멀리 있는 볼을 먼저 쳐야 한다는 얘기다.
골프 규칙 10조 플레이 순서에 이를 명시하고 있다.

잊지 말기 바란다.
절대 먼저 치지 마라.
동반자 접대 하는 상황 아니라면.

사부가 따끔하게 가르쳐주기 전에는

뱁새도 남 좋은 일 많이 했다.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 골프

cafe.naver.com/satang1

ironsmithkim@gmail.com

 

뱁새 김용준 프로가 갈대밭에서 찍은 사진인데 이 갈대 수만큼 샷을 연습하면 득도의 경지에 이르겠다고 잠깐 생각했다고 한다. 뱁새 김용준 프로가 여태 친 연습구는 저 뒤로 보이는 갈대 숫자의 몇 분의 몇이나 될까? 독자 여러분은?


필자인 김용준 프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몇 년간 일했다.
2000년 대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컨설팅 일에 제법 소질이 있어 넉넉해졌다.
다시 건설회사를 인수해서 집을 떠나 이 나라 저 나라에 판을 벌였다.
그러나 재주가 부족함을 타의(他意)에 의해 깨달았다.
그래서 남보다 조금 잘하는 골프에 전념해 지금은 상당히 잘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다 독학으로 40대 중반에 K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됐다.
그래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는 있다.
그렇지만 아직 50살이 되지는 않아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는 끼지 못하고 영건들이 즐비한 2부 투어에서 고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투어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골프를 수련하고 있다.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를 열어 아마추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입장으로 연민을 갖고 레슨도 하고 있다.
또 현존하는 가장 과학적인 골프볼인 ‘엑스페론 골프볼’의 수석 프로모터로서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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