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손님 한 명 만났다고 생각했지!”

사부는 뱁새가 한 질문에 덤덤하게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뱁새 김용준 프로는

저도 모르게 눈이 커지고 머리는 뒤로 젖혀지며 멈칫한다.

입도 살짝 벌어지는 폼이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한가 보다.

 

“저 처음 볼 때 어떠셨어요?”

뱁새가 사부에게 한 질문은 이것이었다.

프로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쭐한 뱁새가 과거를 떠올리며 문득 던진 질문이었다.

 

그에 대한 답이 ‘좋은 손님’ 즉 ‘호구’라는 솔직한 단어로 돌아왔으니 제 아무리 멘탈 강하다고 자부하는 뱁새라도 별 수 있겠는가?

흔들릴 수 밖에.

(사부는 엄연한 진실을 얘기할 뿐인데. 아! 진실은 때로는 너무나 가혹한 것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라나는 새싹'을 이렇게 짓밟다니!’

(쉰 살 다 된 새싹도 있니?)

뱁새는 사부는 쏘아보지만 이미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사부가 아랑곳 할리 만무하다.

 

뱁새는 프로가 되기 전에도 사부를 멘토로 여기고 졸졸 따라다녔다.

한 수라도 배울 요령으로.

 

어쨌거나 사부는 이미 프로 아닌가?

아무리 멘토라지만 당시 자신에게 레슨도 받지 않는 뱁새를 공짜로 가르쳐 줄 이유는 없는 것이 당연하다.

(사부! 그래도 제가 밥 열심히 사고 천리 길 마다 않고 운전 다 했잖아요? 맨날 내기에서 쥐어 터지고!)

 

사제지간이 아닌 사이에

뭔가 가르치고 배워야 할 때 쓸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법은?

 

바로

‘검을 섞는 것’이다.

 

그랬다.

 

사부는 멘토 시절 '겨루기'로 뱁새를 가르쳤다.

‘진검은 아니어도 최소한 목검은 썼다고 봐야 할 것이다.

 

프로가 되기 전까지 뱁새가 사부에게 내기에서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마추어 시절 한 가락 한다고 자부하던 뱁새지만 날을 세우고 있는 사부에게는 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단 한 번도 못 이겨?'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데 진짜다.

(저번에 말한 적 있지요? 프로 되고 나서 태국 전지훈련 가서는 사부에게 나흘 연속 60타수 대 얻어맞고 뱁새 거의 파산지경에 몰렸다고)

 

뱁새가 사부에게 한 번이라도 이겨본 것은 프로가 되고 나서다.

그것도 각각 아마추어 한 사람과 팀을 먹고 친 포볼 매치 플레이(두 명씩 한 팀을 이뤄 홀별로 겨루는 경기 방식인데 친선 경기에서는 두 선수 점수를 합산해서 더 잘 친 팀을 가리는 것이 보통)에서.

(딱 두 번 이겼는데 그 때마다 뱁새 팀 아마추어가 신들린 듯이 잘 쳤다는 후문이 들린다)

 

두 사람 혹은 서너 사람이 벌이는 맞대결(속된 말로 ‘다이다이’)에서 사부는 놀라우리만치 강했다.

 

그런 사부와 겨루면서 뱁새가 배운

'승부에서 이기는 비결'을 몇 회에 걸쳐 정리하고자 한다.

 

따지고 보면 그것이 바로

‘내기 골프 잘 치는 원칙’이 될 것이다.

(뱁새가 정리하는 형식이지만 밑천은 순전히 사부 김중수 프로에게서 나온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말만 꺼내 놓고 바로 끝내면 알맹이 없다고 욕 할 것이 뻔하니

우선 한가지 말하고 간다.

 

내기골프에서 이기는 법(혹은 지지 않는 법)

첫번째 원칙은 '버디가 아닌 파를 노려라'이다.

(물론 보기 플레이어들에게는 이미 파가 목표인 줄은 잘 안다)

 

여기서 파를 노려야 할 상황은 핀 위치가 까다로운 곳에 놓여 있을 때다.

이 때는 세컨샷 혹은 서드샷(파5인 경우)을 할 때

핀을 향해 쏘기보다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2퍼팅으로 가볍게 파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까다로운 핀을 바로 노리다가 실수를 하게 되면(그린을 놓치면) 파를 하기가 어렵다.

그린 바로 옆이 워터해저드라면 잘 해야 보기부터 시작이다.

 

그린 바로 옆이 벙커이거나 어프러치를 할 공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파 세이브를 하려면 기가 막힌 어프러치가 필요하다.

 

물론 버디를 잡았을 경우 보상이 크다.

십중팔구 버디값까지 있으니까.

배판이 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마음만으로 버디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설령 아이언 샷을 잘 했더라도 퍼팅까지 성공시켜야 버디가 된다.

가까운 퍼팅이라고 무조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가볍게 잡는 파가 위험을 무릅쓰는 버디 시도보다 훨씬 남는 장사'다.

한 라운드 전체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내기 골프에서는 버디가 아닌 파를 노려라.

간단하지만 명심하고 꼭 실행해 보기 바란다.

 

(뱁새는 지금 베트남 호치민 뙤약볕에서 사부 몰래 칼을 갈고 있다.

사부는 저 북쪽 하롱베이에서 전지훈련 중이고)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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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김용준 프로가 고향 해남 바다에 서 있다. 물 속에는 작은 물고기도 있고 상어도 있다. 내기 골프에서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상어밥이 되기 마련이다.


필자인 김용준 프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몇 년간 일했다.
2000년 대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컨설팅 일에 제법 소질이 있어 넉넉해졌다.
다시 건설회사를 인수해서 집을 떠나 이 나라 저 나라에 판을 벌였다.
그러나 재주가 부족함을 타의(他意)에 의해 깨달았다.
그래서 남보다 조금 잘하는 골프에 전념해 지금은 상당히 잘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다 독학으로 40대 중반에 K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됐다.
그래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는 있다.
그렇지만 아직 50살이 되지는 않아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는 끼지 못하고 영건들이 즐비한 2부 투어에서 고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투어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골프를 수련하고 있다.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를 열어 아마추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입장으로 연민을 갖고 레슨도 하고 있다.
또 현존하는 가장 과학적인 골프볼인 ‘엑스페론 골프볼’의 수석 프로모터로서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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