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된 '조용한 여자' 이연실

입력 2013-08-04 13:41 수정 2014-04-20 03:38



1970년대를 풍미하던 통기타 포크 싱어 중 한 명인 이연실. 향토적 애잔함과 도회적 쓸쓸함을 동시에 표출시키던 음성의 소유자. 어린 시절 어느 시점에선가 성장이 멈춰버린 듯 여리디여리게 중얼거리던 '조용한 여자'. 때로는 퇴폐적이면서 감미롭고, 때로는 순수하면서 격렬한 적대감을 유발시키는 노래를 부르던 신비한 가수. 작사, 작곡에도 능했던 뛰어난 싱어송라이터. 홍대 미대를 다니던 어느 날 인생과 음악이 궁금하다면서 휴학계를 던지고 지방으로 내려가 다방 레지 생활을 경험했던 당찬 여장부.

이연실의 히트곡으로는 '조용한 여자', '새 색시 시집가네'(1971)를 비롯해 '찔레꽃'(72), '소낙비'(73), '목로주점'(81)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찔레꽃'에 각별한 정이 가는데요. 최근 여러 가수들이 이 곡을 리메이크해 불렀으나 이연실만큼 절절하지는 못한 것 같네요. 빨간 립스틱의 요염한 그녀가 과거 젊은이의 성지로 불리던 명동의 '오비스 캐빈' 2층에서 노래 부르며 궁핍한 시대의 청년들을 위무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우리 곁에 머물던 그녀는 90년대 중반 어느 날 거짓말처럼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하여 신화가 됐지요.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 '찔레꽃'






▲ 조용한 여자







▲ 새 색시 시집가네






▲ 찔레꽃






▲ 소낙비






▲ 목로주점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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