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임원이 된 사람은 없다. 사원과 팀장 시절을 겪으면서 일과 사람 관계가 좋은 사람 중에서 수많은 힘든 순간을 이겨낸 사람이 엄선된다. 실력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해 한 순간에 속해 있던 사업부가 사라지면, 실업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임원 0순위라 생각했던 팀장이 술 마시며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의 실수로 지방 좌천되는 경우도 보았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한 팀장이 발탁이 되고 임원이 되어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한, 임원은 선발될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누가 임원이 되며, 어떤 임원이 되어야만 인정받고 성과를 창출하느냐에 있다.

지난 31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임원들과 업무를 함께 했고, 상사인 임원을 모셔보기도 했으며, 임원이 되어 조직과 구성원들을 이끌기도 했다. 임원이 되기 전에는 나도 이런 임원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든 몇 분의 임원이 있다. A전무는 길고 멀리 보며 방향을 잡아주는데 탁월한 역량이 있었다.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전사적 관점에서 논리적 판단을 했다. 항상 3년에서 5년 후 이 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물었다. 환경 변화를 읽고 직원들을 모아 이렇게 갈 것 같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냐고 묻고, 자신은 이렇게 가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B임원은 임원으로서 솔선수범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신 분이다.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프로젝트 책임자로 각 파트의 내용을 종합하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찾아 함께 모여 수정하고, 최종 정리와 발표를 담당하셨다. “내가 몰입하여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직원에게 열심히 하라고 하면 하겠느냐?”며 임원은 먼저 출근해 나중에 퇴근하며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C임원은 대내외 네트워크의 달인이었다. 많은 임원들이 내부 인맥만을 생각하는데, 이 임원은 사업과 연관된 각 분야의 외부 네트워크를 사원부터 구축하여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지인의 조사만큼은 그 어느 곳이든지 찾아가는 등 평소 지인에게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D임원은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이 강해야 회사가 강해진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다. 직원들에게 학습조직을 만들어 일 중심의 역량을 쌓도록 하였고, 1주일에 책 한 권 정리, 매 월 과제 부여와 발표, 외부 전문가와의 만남 등을 주선하면서 직원 한 명 한 명의 역량을 심사하고 자극을 주었다. E임원은 임원의 일은 의사결정이라며 신속하고 앞선 의사결정을 강조했다. 이 분은 항상 보고서를 받으며 두 질문을 한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회사에 어떤 성과를 내느냐?” 의사결정에도 룰이 있다며, 직원이 고생한 보고서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수정되고 또 수정된다면 조직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단언한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 그 허들을 넘어 임원이 되었을 때, 모든 직원들이 “이번 임원인사는 감동이다. 될 분이 되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인정하며 이들에 의한 조직 변화와 성과를 기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이 체계적이며 조금은 혹독해야 한다. 나도 할 수 있어가 아닌 보통의 각오로는 임원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임원이 되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일을 하느냐이다. 임원의 역할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체계적으로 학습하지 않은 임원은 자신이 모신 임원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변화를 이끌어야 할 임원이 과거의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팀장 때 가졌던 마음가짐과 잘했던 성공사례가 임원이 되어서도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된다. 임원은 임원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임원이 되어 팀장과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한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없다.
 

며칠 전 ‘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는 책의 집필을 마치고 인쇄에 들어갔다. 이 책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임원은 임원다워야 한다는 점이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여 조직과 구성원에게 내재화시키고 업무에서 실천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전사적 관점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올바른 가치를 전파하고 한 방향으로 이끌고, 조직과 구성원을 혹독하게 육성해야만 한다. 자신이 떠난 다음에 자신의 어깨 위에서 먼 미래를 후배가 이끌도록 강하게 키워야 한다. 그리고 회사 사업을 중심으로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임원이다. 임원은 절대 혼자 갈 수가 없다. 조직과 구성원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함께 가야 한다. 소중하면 더욱 소중하다고 표현해야 한다. 임원의 길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이 책은 임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 존경 받는 임원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회사의 팀장 이상이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되길 기원한다.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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