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아니면 살아 내겠느냐?

입력 2012-12-25 16:01 수정 2013-12-02 20:49



새벽에 살짝 눈이 왔더군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세상을 하얗게 물들여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출했습니다. 몇 시간 사이 여러 군데서 ‘메리 크리스마스’ 문자가 왔으나 답장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나 자신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날렸지요. ‘가려거든 가자/ 천의 칼날을 딛고/ 만년설 뒤덮인 정상까지 가자/ 거기서 너와 나/ 결투를 하자 (…)/ 참말로 죽기 아니면/ 사랑하겠느냐/ 참말로 죽기 그 아니면/ 살아 내겠느냐’(김남조 ‘나에게’ 부분)고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후회와 둘이 살면서 스스로 판결한 벌을 섬길지니 두 번 다시 이 세상에 손 내밀지 마라’는 시인의 말을 은장도처럼 가슴에 품은 채 살자고 다짐합니다. 무구하고 정결한 저 백설 위에 무릎 꿇고 고해 성사하듯….


평안을 위하여

김남조

평안 있으라
평안 있으라
포레의 레퀴엠을 들으면
햇빛에도 눈물이 난다
있는 자식 다 데리고
얼음 벌판에 앉아 있는
겨울 햇빛
오오 연민하올 어머니여

평안 있으라
그 더욱 평안 있으라
죽은 이를 위한 진혼 미사곡에
산 이의 추위도 불 쬐어 뎁히노니
진실로 진실로
살고 있는 이와
살다 간 이
앞으로 살게 될 이들까지
영혼의 자매이러라

평안 있으라










 
▲ Leonard Cohen - Avalanche
우리에게 ‘Nancy’, ‘I'm Your Man’ 등의 노래로 잘 알려진
캐나다 시인이자 싱어 송 라이터 레너드 코헨의 작품.
‘내가 눈더미 속으로 걸어 들어갔을 때 눈은 내 영혼을 뒤덮어버렸네’로 시작,
불안한 아르페지오 음과 낮게 깔리는 코헨의 목소리 파동이 듣는 이를 압도하는
‘고독의 요새’ 같은 곡.  






▲ Radiohead - Nude
‘21세기의 핑크 플로이드’ 라디오헤드의 7집 앨범 ‘In Rainbows’ 수록곡.
우주 저편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듯한 톰 요크의 허밍이 백미.
한 치 어긋나지 않는 칼박 연주, 최상의 사운드 밸런스, 최첨단 비디오 아트가
무아지경에 빠지게 만듦.
앨범 ‘In Rainbows’는 빌보드 1위와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명반.  






▲ Balmorhea - The Winter
텍사스 출신의 모던 컴포지션 듀오 발모라이의 2008년 화제작.








▲ Olafur Arnalds - 3055
1986년 아이슬랜드 태생인 올라퍼 아르날즈의 히트곡.
 




 
▲ The Cinematic Orchestra - Lilac Wine
제이슨 스윈코우에 의해 1990년대 후반 결성된 영국의 일렉트로닉 밴드.
화려한 구성, 실험적 사운드, 감성적인 멜로디를 구사함.
대부분 다운 템포의 곡들로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 





 
▲ The Cinematic Orchestra - To Build A Home (feat. Patrick Watson)
시네마틱 오케스트라의 최대 히트곡으로
노래 부르는 이는 패트릭 왓슨. 





 
▲ Rachel's - First Self-Portrait Series
1991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결성된 레이첼스(기타 Jason Noble, 비올라 Christian Frederickson, 피아노 Rachel Grimes).
클래식, 특히 낭만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룹.
박찬욱 감독에 의해 “소리에 공간감, 색채감을 부여한 음악.
소리의 팔레트에서 물감을 짜내 황홀하게 채색해나가는
현과 피아노의 수줍은 동거가 어떤 누드보다 더 에로틱하다”는 평을 들음. 








▲ Shawn Phillips - The Ballad Of Casey Deiss
1943년 미국 텍사스 출생의 음유 시인 션 필립스.
예수를 연상하게 하는 헤어 스타일과 복장으로
정화(淨化, Catharsis)와 사랑(Agape)을 복음처럼 노래함.






▲ 조동진 - 겨울비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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