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니

입력 2012-11-22 00:57 수정 2014-07-10 13:22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쓸쓸하다/ 낙엽은 덧없이 떨어져 땅 위에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석양의 낙엽 모습은 쓸쓸하다/ 바람에 불려 떨어질 적마다 낙엽은 상냥스러이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 구르몽 ‘낙엽’ 부분

프랑스 샹송은 역사적으로 시(詩)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때문에 다른 나라의 어떤 대중 가요보다 깊은 의미와 향기가 농축돼 있지요. 가수도 시어(詩語)에 내재된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근근이 먹고 사느라 배우지를 못해 문맹이었던 에디트 피아프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시와 철학을 공부하며 감수성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크 부르조라는 시인의 지원을 받아 보들레르, 랭보, 플라톤의 책들을 읽었다네요.

명곡 ‘고엽’의 노랫말은 ‘어린 아이와 여인, 새와 달팽이의 시인’ 자크 프레베르(1900~1977)가 썼고요. 레오 페레 등이 부른 노래 ‘미라보 다리’는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의 동명 시에 멜로디를 얹은 것입니다. 아폴리네르는 이 시에서 자신과 뜨겁게 사랑을 불태웠던 화가 마리 로랑생과의 이별을 탄식하고 있지요. 그밖에 멋진 시구(詩句)나 느낌을 차용한 샹송은 차고도 넘칩니다.  

 


▲ 자크 프레베르(왼쪽)와 기욤 아폴리네르


 ▲ '고엽' 악보


미라보 다리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의 사랑을
내 기억해야만 하리
기쁨은 항상 고통 뒤에 오는 것

밤이여 오라 시간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맞댈 때
우리의 팔의 다리 밑으로
영원한 시선의 지친 물결이 지나고

밤이여 오라 시간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사랑은 흐르는 물처럼 가네
사랑은 가네
삶이 느린 것처럼
희망이 격렬한 것처럼

밤이여 오라 시간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날들은 가고 달들은 가고
흘러간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네
미라보 다리 아래는 세느강이 흐르고

밤이여 오라 시간이여 울려라
날들은 가고 나는 머무네

- 김현 역






▲ Leo Ferre - Le Pont Mirabeau(미라보 다리)






▲ Leo Ferre - Avec le Temps(시간이 흐르면)






▲ Charles Dumont - Ta Cigarette Apres L'amour(사랑이 끝난 후의 담배)






▲ Charles Dumont - Mon Dieu(나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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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orges Brassens - La Priere(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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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rles Trenet - La Mer(바다)  






▲ Charles Trenet - L'ame Des Poetes(시인의 혼)






▲ Orlika & Georges Moustaki - Il est trop tard(너무 늦었어요)






▲ Charles Aznavour - Hier Encore(작년은 아직도) 






▲ Charles Aznavour - Isabelle(이자벨)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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