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어울리는 샹송들

입력 2012-11-19 04:41 수정 2014-02-16 23:38



가을밤

윤석중



문틈에서
드르렁드르렁
“거, 누구요?”
“문풍지예요”

창밖에서
바스락바스락
“거, 누구요?”
“가랑잎예요”

문구멍으로
기웃기웃
“거, 누구요?”
“달빛예요”



가을이 막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풍지, 가랑잎, 달빛의 사운거림을 남기고…. 생전의 법정 스님은 깊은 밤 책을 읽다가 오동잎 지는 소리에 놀라 귀를 모을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지요. 저건 오동잎이 이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어느 한 인생이 세상을 하직하는 소리일는지 모른다고. 애증으로 뒤얽힌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혼이 되어 지구 바깥으로 떨어지는 소리일는지 모른다고요.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서 한 생이 영원한 자유를 얻는 소리를 추출해낸 인식의 확장이 경이롭습니다. 스님의 영혼은 지금쯤 완전한 자유혼이 되었을 테지요. 바뀌는 계절 앞에서 심하게 낯가림을 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겨울의 첫 차를 기다리는 가을의 종착역,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프랑스 샹송 몇 곡을 추천합니다.

샹송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파리의 지붕 밑’이라는 프랑스 영화가 들어온 1930년대 중반이었다고 하지요. 이때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으나 대중화되지는 못했고요. 50년대 중반에는 명곡 ‘Les Feuilles Mortes(고엽, 枯葉)’이 유행했으며 60년대에는 줄리에트 그레코의 내한 공연을 계기로 샹송 붐이 이는 듯했으나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기억 속에는 2차대전 이후 최고의 샹송 가수로 불리는 에디트 피아프와 이브 몽탕, 조르주 브라상과 샤를르 아즈나부르, 아다모와 실비 바르탕의 친근한 목소리가 언제나 자리잡고 있지요. 즐감하세요.








▲ Juliette Greco - Parlez-Moi D'Amour(사랑한다고 말해줘요)  








▲ Juliette Greco - Sous Le Ciel De Paris(파리의 하늘 밑)








▲ Juliette Greco - Les Feuilles Mortes(고엽), Live In Berlin, 1967 






▲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 Edith Piaf - Autumn Leaves (Les Feuilles Mortes)  








▲ Edith Piaf - L'hymne A L'amour(사랑의 찬가)






▲ Edith Piaf - La Vie En Rose(장미빛 인생)





 
▲ Edith Piaf - Mea Culpa(메아쿨파)







▲ Edith Piaf - Ne Me Quitte Pas(가지 말아요)  






▲ Jacques Brel - Ne Me Quitte Pas  






▲ Nina Simone - Ne Me Quitte Pas  






▲ Sylvie Vartan - La Maritza(마리자 강변의 추억)  






▲ Sylvie Vartan - La Reine de Saba(시바의 여왕) 






▲ Sylvie Vartan - La Plus Belle Pour Aller Danser(춤추러 갈 때는 가장 예쁜 아가씨와)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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