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김과장, 어떻게 할 것인가?
꿈이 없는 사람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50세인 만년 김과장은 꿈이 없는 듯 하다. 과장만 15년 넘게 달고 있으니 그에게 꿈을 묻는 사람이 없다. 급여 업무를 담당하는 김과장은 업무 처리는 정확하지만, 급여업무 이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복리후생 업무를 추가로 담당하게 하였지만, 급여 업무만 하겠다고 고집하여 결국 부여하지 못했다. 통상 과장 승진 후 3~5년 되면 차장이 되지만, 김과장 동기뿐 아니라 후배가 임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팀장도 김과장의 한참 후배이다. 팀장은 김과장에게 여러 번 면담을 요청해 이렇게 지내다가는 회사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자극과 업무 영역을 넓혀 보라는 조언 등을 하였지만, 반응이 없어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이다. 어떻게든 차장이 되거나, 업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다 업무 영역을 넓혀 확고한 보상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김과장의 고과는 항상 C이다. 회사는 3년 이상 C를 받는 직원에 대해서는 저성과자로 규정하고, 별도 프로그램에 포함하여 도전과제를 수행하고 심사하기로 되어 있다. 김과장은 올 해에도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면접과 도전과제를 수행하였다. 경영층은 인사팀장에게 김과장 후임을 선발하여 업무 인수인계를 하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이다. 김과장은 주변 사람에게 “길고 가늘게 직장 생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제나 어제나 오늘과 내일이 큰 차이가 없다. 마음 속에 오래 버틴다는 생각밖에 없으니 업무에 대한 개선을 하거나 남들이 시도해 보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든 관심이 없다. 사실 이러한 김과장의 행동으로 팀원들도 많이 지친 듯하다. 다른 부서에 갈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체념상태이다. 팀장은 김과장 후임으로 신입사원을 선정하고 업무를 배우라고 지시하였으나, 팀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없고, 뭔가 배울 점이 없다 보니 1개월도 안된 신입사원이 타 부서 이동을 희망했다가 거절되자 퇴직해 버렸다. 회사는 온정적 문화가 강해 자발 퇴직이 아닌 상태에서 직원을 강제로 퇴직시킨 일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여러분이 팀장이라면 김과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회계팀 이팀장을 김과장의 멘토로 지정하다.
김과장, 저를 믿고 이렇게 함께 만들어가요.
이팀장은 입사 선배인 김과장의 멘토가 되어 면담을 가졌다. 표정이 밝지 않은 김과장에게 이팀장은 질문 공세를 펼쳤다. “선배님도 한 가정의 가장이 아니냐? 집에 가면 존경 받는 아버지이며, 사랑 받는 남편인데 꿈도 없이 이런 모습으로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 50이면 아직 살아 갈 날이 50년이 남았는데, 이곳에서 만년 과장으로 이렇게 기가 죽어 지내고 설령 운이 좋아 정년퇴직 한 후에 사회에 나가 습관화된 이런 모습으로 죽는 날까지 살아갈 것이냐? 현재 잘할 수 있는 역량이 많은데 왜 강점을 살리지 못하냐? 회사가 마련해 준 1년의 멘토링 기간에 대해 무엇을 생각했느냐?” 등의 질문을 하면서 김과장의 모습을 살펴 보았다. 화가 난 듯 하면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듯한 김과장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 이팀장은 김과장에게 3가지 약속을 제안했다. 분기별 CEO에게 보고할 도전과제를 만들어 추진할 것, 매일 남들과 차별화된 바람직한 습관 3가지를 만들어 악착 같이 실천할 것, 자신과 1주일에 1번 개별 면담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기로 했다. 1주일이 지난 후 김과장을 만난 이팀장은 호되게 질책했다. 분기 도전과제에 대한 그 어떤 준비도 없었으며, 매일 실천할 바람직한 습관 3가지도 선정하지 않았다. 정리한 자료를 보니 자신이 말한 내용만 적혀 있었다. 타 팀원들과의 만남은 하나도 없었다. 이팀장은 다음 주까지 도전과제에 대한 1장의 추진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하고, 자신의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바람직한 행동 3가지를 정하라고 했다. 팀원과의 만남을 강조하면서 매일 한 명을 만나 그 팀원이 하고 있는 일의 모습, 큰 골격, 최근 동향 및 중점 이슈에 대해 정리해 오도록 했다. 망설이는 김과장에게 많은 사람들이 이 멘토링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 멘토링을 통해 김과장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하면 그 누구보다도 김과장이 행복해 질 수 있다며 1년만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다음 주 김과장이 한 것을 보고 또 다시 질책했다. 분기 과제는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라 CEO보고 이슈가 아니었고, 바람직한 습관도 얻고자 하는 바가 불분명했다. 팀원의 업무 파악도 직무기술서 수준이었다. 이팀장은 1시간 넘게 도전과제의 수준과 회사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언급했고,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생각하면서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팀원들의 업무 파악은 본인의 고민을 담아 룰을 정하라고 했다. 2~3번 더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고 나니 도전과제도 형태를 갖추었고, 팀원들도 김과장이 변했다고 아우성이다. 무엇보다 김과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출근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던 김과장이 팀원들에게 “좋은 아침”하며 외치며 한 명 한 명에게 손을 부딪친다.

결코 회사는 혼자 갈 수 없다. 함께 가야만 한다. 특히 조직장이거나 팀의 고참이 혼자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신속하게 바꿔줘야 한다. 만약 조직장을 바꾸기가 불가능하다면 그 조직장을 바꿔야 한다. 한 명의 조직장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참 등 팀원의 경우에는 기회를 주고, 지속적 관찰과 피드백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직원의 유지관리는 조직장의 역할과 책임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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