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음유 시인들 ②

입력 2012-05-02 17:26 수정 2013-06-19 11:23



야채사(野菜史)

김경미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의 입에 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맛없었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꽃 수북했겠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시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가 원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밭에서 방금 따온 야채처럼 신선하고 유쾌한 상상입니다. 고구마꽃, 가지꽃, 먹는 장미, 먹는 국화, 사람낙타, 낙타사람, 나는 너, 너는 나…. 뒤집어 생각하기, 획일에서 벗어난 유연한 사고가 이런 재치있는 시로 연결됐습니다. 종교든 학문이든 예술이든 고정 불변의 순혈주의로는 발전이 없겠지요. 모든 것은 변하고 지나가는 법. 산이 산을 만나 산맥을 이루고 다시 홀로 서기를 계속하듯, 물줄기가 이별과 해후를 반복하듯, 인간이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졌으나 원래의 한 몸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듯, 열린 음악이 문학을 불러들여 슈베르트의 가곡을 낳고 베르디의 오페라를 낳았듯이요. 






 ▲ Caterina Caselli - Buio In Paradiso






 ▲ Lucio Battisti - I Giardini Di Marzo






 ▲ Lucio Battisti - Io Vorrei... Non Vorrei... Ma Se Vuoi






 ▲ Lucio Battisti - Emozioni






 ▲ Lucio Battisti - Il Mio Canto Libero






 ▲ Lucio Battisti - E Penso A Te






 ▲ Alan Sorrenti - Sienteme






 ▲ Alan Sorrenti - Dicitencello Vuje






 ▲ Alan Sorrenti - Un Viso D´inverno






 ▲ Mauro Pelosi - Al Mercato Degli Uomini Piccoli






 ▲ Mauro Pelosi - Vent'anni Di Galera






 ▲ Mauro Pelosi - La Stagione Per Morire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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