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음유 시인들 ①

입력 2012-05-01 23:19 수정 2013-06-19 12:12



문예 사조에서 흔히 ‘질풍 노도의 시대’라 불리던 1786년 9월. 37세의 괴테는 자신이 꿈꿔왔던 ‘철학적 정치’가 수포로 돌아가자 측근과 함께 여행 길에 나섭니다. 지금의 체코 지방에서 일행을 이탈, 혼자 뮌헨을 거쳐 이탈리아로 들어가는데요. 이후 2년 동안 베네치아,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 등 지중해 일대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연구합니다. 그의 노트에는 사회 질서와 문화 유산뿐만 아니라 동식물학, 기상학, 색채학에 관한 기록들로 빼곡했다지요.

고리타분한 북유럽 체제에 염증을 느껴왔던 괴테는 일찍 르네상스를 경험한 이탈리아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삶과 문화를 몸으로 체험합니다. 그리고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작품과 웅장한 건축물로부터 고전주의 예술의 원리인 ‘고귀한 단순성’을 깨닫게 됩니다. 고대 그리스와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지평이 열린 것이지요. 바이마르로 돌아온 그는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재개합니다. 이후 그리스 신화에 근거한 걸작 ‘파우스트’와 자전적 성장 소설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가 탄생하지요.

같은 반도 국가라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인의 감성에 딱 맞는 이탈리아 음악. 70년대 초부터 국내에 봇물처럼 소개되기 시작한 프로그래시브 계열의 노래는 이제 친숙할 정도인데요. 속칭 이탈리안 아방가르드 트로이카로 불리는 오푸스 아반트라(Opus Avantra), 생 쥐스트(Saint Just), 삐에로 뤼네르(Pierrot Lunaire) 같은 매우 실험적인 그룹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있지만요. 서정적인 깐소네에 가까운 ‘아트 록’ 쪽을 선호하는 대중적 팬 층도 상당히 두텁게 형성돼 있습니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빛처럼 듣는 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음유 시인 안젤로 브란두아르디(Angelo Branduardi), 자아의 갈등을 절규하듯 노래하는 염세주의자 마우로 펠로시(Mauro Pelosi), 예리한 보컬로 미완성의 아리아를 들려주는 초자연주의 시인 알란 쏘렌띠(Alan Sorrenti), 뛰어난 재능과 예술적 영감으로 수많은 곡들을 만든 이탈리아 음악계의 대부 루치오 바띠스띠(Lucio Battisti), 잔잔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치로 담미꼬(Ciro Dammicco) 그리고 치코(Cico)….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길을 따라가는 음악 산책. 이국의 마차에 몸을 실어도 좋겠고 오래 된 항구의 뒷골목을 타박타박 걸으며 들어도 좋을 듯 싶네요.






 ▲ Cico - La Notte






 ▲ Angelo Branduardi - Alla Fiera dell'Est







 ▲ Angelo Branduardi - Donna Mia






 ▲ Angelo Branduardi - Tema Di Leonetta






 ▲ Angelo Branduardi - L'Isola






 ▲ Angelo Branduardi - Ninna Nanna






 ▲ Angelo Branduardi - La Canzone Di Aengus Il Vagabondo






 ▲ Angelo Branduardi - La Ballata Del Tempo E Dello Spazio






 ▲ Angelo Branduardi - Ora Che Il Giorno E Finito






 ▲ Angelo Branduardi - La Raccolta






 ▲ Angelo Branduardi - Francesco






 ▲ Angelo Branduardi - Laila Laila






 ▲ Angelo Branduardi - Confesso Che Ho Vissuto (Live @Antwerpen)






 ▲ Ciro Dammicco - Vorrei Poterti Di Ti Amo 






 ▲ Ciro Dammicco - Le Rose Blu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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