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인사(人事) 어디로 가야 하는가?
기업 HR 흔들리고 있다.
팀장들 대상으로 성과관리 강의를 하고 있을 때, A팀장이 불만을 토로한다. “최근 기업의 HR을 보면 자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직장인에게 승진과 보상 그리고 평가는 매우 중요한데,
사람 중심의 승진이 자행되고 있고 HR은 이를 방관하고 있는 듯하다. 고참, 승진예정자에 대한 왜곡된 평가 등 사람 중심의 HR 운영으로 공정성과 불신이 높다.”고 한다. “회사가 어려워 망해도 기본급을 올리고, 성과가 없지만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에 대해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동조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한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매년 증가하는 인건비에 대한 대책이 없다. 차량유지비, 유치원 보조비, 치아 등 의료비 지원,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에 대한 자격수당 지급, 회사 성과와 관계없는 복리후생 비용의 확대, 직무와 리더십 역량 강화에 전혀 효과 없는 교육훈련, 퇴직하는 사람에게 거액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고, 우수인재라는 명목으로 별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일에는 귀천이 없다고 부가가치가 낮은 직무도 전원 100% 정규직으로 운영한다. 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는 실시하지만, 이에 대한 차별적 보상은 없다. 임직원 모두 다 일을 하면서 고생했는데, 누구는 더 많이 지급하고, 누구는 더 낮게 보상을 하는 것은 회사 창업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한다.
HR부서가 제 역할을 못하면 어떤 현상이 더 발생할까? 모르긴 해도 중간 구조조정이 없이 정년까지 회사가 보장하며, 누구나 똑 같은 보상과 때가 되면 승진하는 회사에 근무하게 될 것이다.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자신의 존재 의미와 일에 대한 자부심도 없고, 회사와 상사에 대한 불평불만, 불통과 복지부동, 인재와 기술 유출이 심하고, 심한 경우 횡령 등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라는 의식이 강하게 뿌리 박혀 있다고 한탄할 것이다. HR부서가 있다고 해도 사람중심의 인사, 제도 중심의 인사를 지속하다 보면 조직과 구성원은 갈수록 폐쇄된 조직문화의 틀 속에 갇히게 된다. 창의성이 말살되고 예전의 생각이나 방식을 답습하게 된다. 요즘 HR부서가 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곳 저곳에서 흘러 나오고, 최고경영층은 이미 전략적 파트너로서 HR 조직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미래 HR은 어떤 원칙을 갖고 어느 과제에 집중해야 하는가?
HR부서는 CEO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위해 보좌가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회사 사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경영환경과 사업전망에 대해 전략부서 못지 않는 사업가적 마인드로 관심과 고민을 해야만 한다. 회사의 재무 현황에 밝아야 한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의 추이와 인건비 항목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과 사람, 제도와 문화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이 과제인가 핵심을 파악해 남들이 따라올 수 없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 HR담당 임원이 경영회의에 참석하여 사업에 대한 논의 후, 인력구성과 핵심인재, 사업부의 인재육성과 인건비 등을 토론하는 HR Session을 이끌어야 한다. 조직을 진단하고 컨설팅하여 강한 조직은 홍보하여 더 앞서가게 하고 약한 조직은 정상 위치에 오르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업 구성원의 니즈를 파악하여 현업의 문제는 현업에서 해결하되, 현업의 과제가 전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열린 소통을 이끌어 가야 한다. 구성원들이 이 곳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주변의 지인들을 추천하는 머물고 싶은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HR부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현업의 조직장과 함께 협업하여 이끌어 가야 한다.
HR가치체계를 가지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HR 원칙과 과제를 가져가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HR조직이 조직과 구성원으로부터 사랑 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원칙을 세워야 하고, 그 다음이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측면에 집중하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져가야만 한다.
HR조직의 원칙으로는 3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기업인 만큼 성과는 기본이다. HR의 1원칙은 성과 지향의 인사이다. 2원칙은 현장중심의 인사이며 3원칙이 인사의 공정성이다.
HR이 해야 할 일 중심에서 바라본 차별화된 경쟁력은
첫째, 조직 경쟁력 측면에서 집중해야 할 일은 3가지이다.
1) 조직의 R&R 정립 및 지속적 점검과 조정이다. 구성원들이 일을 하면서 어려워하는 일이 바로 조직 R&R 갈등이다. 우리 일이 아닌데 왜 이 일을 가져왔니?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너희 일이나 잘해라, 이 일을 누가 해야 하나요? 등 R&R 갈등은 심각하다. HR은 직무 중심으로 가야만 한다. 조직별 명확한 직무 중심의 R&R 정리를 하고 매년 환경변화에 따른 조직설계와 더불어 조직간 R&R에 대한 조정을 해줘야 한다.
2) 조직 경쟁력 분석이다. 리더를 대상으로 리더십 진단이 있듯이 조직 경쟁력을 진단할 수 있는 모델과 지표를 개발하여 조직 진단을 해야 한다. 강한 조직은 그 성공비결을 사례화하여 홍보하고, 약한 조직은 컨설팅해 줘야 한다.
3) 조직장의 적재적소 선발과 배치이다. 조직의 방향, 전략, 과제 선정과 운영의 핵심은 조직장이다. 조직장이 자신의 조직의 CEO역할을 수행해 줘야 한다. 조직장이 강하지 못하면 조직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HR은 직책 중심으로 인력을 운영하며 이를 위해 조직장 선발과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둘째, HR부서가 사람에 대한 3가지 집중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리더십파이프라인에 의한 관리자와 경영자, 그 후계자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 선발과 육성이다. 잠재력이 있는 성과 중심의 선발, 장기간에 걸친 검증과정, 현장 문제해결식의 도전과제 부여 등을 통해 후계자를 육성한다. 기존 관리자와 경영자는 매년 성과와 역량의 리뷰 과정을 거쳐 유지와 퇴출을 결정한다.
2) 핵심직무전문가의 선발과 유지관리, 전사 직무전문성 강화이다. 핵심직무를 선정하고 이 직무에 대해서는 직무순환 없이 1자형 육성체계를 가져간다. 모든 직무에 대해서는 직무 등급을 정해 등급별 유지관리방안을 제도화한다.
3) 변화혁신 주도자의 선발과 운영이다. 회사의 변화 혁신을 이끌 주니어, 시니어, 관리자 인력을 선발하여 이들에 대해 전략적으로 육성해 회사가 항상 변화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한다.
셋째, HR전략과 연계된 공정한 HR 제도 측면에서의 3가지는
1) 평가를 중심으로 HR 각 기능의 연계이다. 평가는 목표관리-과정관리가 중점이 되어야 하며 평가의 결과는 채용~퇴직에 이르는 전 기능에 공평이 아닌 공정하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
2) 제도의 설계와 실행은 주체가 다르므로, HR부서는 제도의 기획단계부터 현장 조직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업하여야 한다.
3) HR부서의 점검과 피드백 나아가 컨설팅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열린 마음과 다양성을 추구하며 유연한 조직문화의 측면에서 강조하고 싶은 3가지는
1) 핵심가치 중심의 조직문화 추진이다. 한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담긴 핵심가치의 내재화와 업무에서의 체질화는 물론 의사결정이나 실행의 근본으로 핵심가치가 자리잡도록 이끌어야 한다.
2) 열린 소통이다. 소통이 잘되는 회사가 없다고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서로 믿으며 뒤 공정을 생각하며 배려하는 문화,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주장할 수 있는 창구가 있고, 예의범절을 지키며 상하 하나되는 소통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3) 현장 문제는 현장에서 해결하는 문화이다.

10년 후, 우리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인사 출신이 많기를 기원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