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임원이 되는가?

공무원 리더 육성 세미나에 참석하여 공직사회가 더 강한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무관 이전부터 선발형 리더 육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평의 논리로는 국내 경쟁을 버틸 수 있지만, 글로벌 경쟁은 이겨내지 못한다. 정년 보장과 상명하복의 문화가 깊숙이 자리잡은 공직사회에서 특정 직급의 선발 인원을 육성하여 승진 등 혜택을 주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이제는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업의 사례를 전해 주었다.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이건희 회장이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했다. 차별적 성과주의의 폐단이 나타날 것이며 소수 핵심인재만으로는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반도체, 정보통신, 생활 가전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국내 마켓이 아닌 세계 마켓에서 1위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핵심기술을 보유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핵심기술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엄청난 투자와 오랜 기간 뛰어난 아이디어와 실패의 과정을 겪은 후에 비로서 한 기업은 핵심 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인재도 마찬가지이다. 한 순간에 세계적 인재가 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경험과 지식을 쌓고 많은 경쟁과 도전의 과정을 겪으면서 성숙해지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물론 세계적 인재를 외부에서 스카우트 해올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의 본질을 안다고 해도 기업의 오랜 문화를 모르면 동화되기 어렵고, 그 기업에 맞는 경영과 기술을 펼 수가 없다. 많은 기업들이 그룹 공채를 선발하여 내부에서 육성하여 경쟁을 시켜 우수 인재를 선발하고 이들에게 더 많은 도전의 기회를 주어 경영자와 핵심직무전문가로 만들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상무는 한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경영자는 오랜 기간을 두고 육성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룹 인사를 총괄하게 된 그는 신입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되기 위한 리더십 파이프 라인을 완성하였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1달 입문교육 중, 함께 교육을 담당하는 3년차의 지도선배에 의해 상위 20%의 우수인력이 선발된다. 이 20%의 인력에 대하여 3년 동안의 현업 근무 성적과 조직장의 관찰 사항, 외국어 역량 등을 검토하여 신입 사원의 지도선배로 선발한다. 물론 최초 20% 안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현업에서 발굴의 역량을 발휘한 직원에 대해서는 동일한 기회가 부여된다. 과장 중에 성과 우수자와 역량이 뛰어난 30% 가량의 우수인재에 대해서는 과장능력개발 과정의 대상자로 선발되며, 이 과정을 수료하면 대부분 차장으로 승진하고 팀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워진다. 차장과 부장 중 3개년 고과 상위 10% 이내이고, 인성과 전문성에 대한 엄격한 교육과 심사 후에 팀장이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팀장이 된 우수인재들은 타 팀장에 비해 근속이나 연령이 낮기 때문에 영향력 있는 임원 중의 한 명이 멘토가 되어 1년 가까이 조언과 멘토링을 해 준다.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하고 성과가 높으면 타 사업부와 해외 전략지역에 근무하여 성과를 창출하도록 한다. 통상 팀장이 되어 4~5년 후에 임원 후보자가 되지만, 이들은 3년 이내에 예비 경영자 교육을 이수하고 임원 후보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다. 임원 후보자로 선발된 사람은 통상 6~7개의 관문을 통과하게 되고, 외부 스카우트가 아닌 내부 발탁 승진으로 40대 초에 임원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였다. 임원이 되어 다시 2~3번 전략부서 경험을 하게 한다. 물론 그곳에서 조직관리역량을 보여 줘야 하며, 탁월한 성과를 창출해야만 한다. 본부장 후보자로 선정되면 내부뿐 아니라 유명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 등 외부 네트워크를 회사 주도로 쌓아 준다. 본부장 후보자 과정은 전략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으로 외부 교수와 내부 부사장 이상이 진행하는 토론 중심의 과정이다. 매주 토요일 10주에 걸쳐 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본부장이 될 수가 있다. 본부장 중에서 CEO후보자 과정이 있다. 2~3명을 대상으로 그룹 회장단 및 각 사 CEO가 직접 운영하며 도전과제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하였다.

김 상무는 조기에 핵심인재를 선발하여 운영하는 폐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친목단체가 아니라는 확고한 생각으로 냉정하게 대상자를 선발하여 강하게 이끌어 간다. 물론 선발된 인력이 전부 경영자가 되는 것이 아니 듯, 처음 선발되지 않았다고 영원히 선발되지 않는 제도가 아니다. 팀장후보자부터는 매년 IN/OUT을 실시하여 대상자가 중간에 교체된다.
김 상무는 이 제도를 운영하면서 향후 경영자가 될 사람은 3개의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금전의 관문으로 회사 돈을 자기 돈보다 귀하게 사용하되, 사용의 출처가 분명하고, 사심을 버리고 이를 분명하게 보고하는 사람이 되어야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승진탈락의 관문으로 역량과 성과가 매우 뛰어난 사람을 승진에서 탈락시켜 지방 한직으로 보냈을 때, 그가 불평하고 자포자기하지 않고, 그곳을 변혁시키고 성과를 내는 가를 지켜보며 승진이 아닌 회사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고 한다. 셋째, 오지 발령의 관문이다. 조직장으로 있을 때, 아무도 가지 않는 오지나 한번도 간 적이 없는 지역으로 발령을 내어 어떻게 성과를 창출하는가를 봐야 한다고 한다.

입사하여 임원이 되고 싶은 사람은 남과 다른 차별적인 마음가짐이나 자세, 경험이나 지식, 뛰어난 성과 등의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남들과 같다면 결코 임원이 될 수 없다. 마음가짐과 지식 그리고 조직관리를 통한 성과 측면에서 전사적 관점에서 뛰어나야 한다. 회사가 이런 인재를 조기에 발견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끌어 준다면 금상첨화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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