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퇴직을 고민하는 A과장
대기업 재무실에 근무하는A과장은 심각하다. 지금 있는 회사의 급여 수준과 복리후생, 안정성과 미래 성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정년퇴직까지는 근무할 수 있다. 하지만, A과장은 재무실의 사고만 없으면 된다는 보수적 의사결정과 무사안일주의의 언행에 불만이 많다. 개개인을 보면 모두가 좋은 학교를 졸업했고, 성격도 매우 바르다. 하지만, 도전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하다. 외환을 담당하는 C차장도 매우 보수적이고, 현금관리를 담당하는 D부장도 말도 안되는 흑자도산을 우려한다. 팀장과 실장에게서 재무의 방향이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주하는 모습만 보인다. A과장은 성장하고 싶었고, 일을 좀 더 도전적으로 즐기고 싶었다. 자신이 조직장이라면 길고 멀리 보면서 도전과 열정을 심어주고 싶었다. 이 조직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껴졌으나, 입사하여 11년 동안 재무실을 떠나 본 적이 없어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이 불안하다. A과장은 헤드헌팅 회사를 운영하는 선배를 찾았다.

나의 시장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헤드헌터가 개개인의 시장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직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지금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보내고 회사를 옮기고 싶은데, 갈 회사가 있겠느냐? 만약 간다면 연봉은 얼마 정도 받을 수 있겠는가? 이 두 가지 질문에 헤드헌터가 “지금 옮길 수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만약 옮기면 지금 받는 연봉의 절반을 받을 수 없습니다.”란 대답을 들으면 당신의 선택은 지금 있는 곳에서 더 열심히 일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얼마든지 당신을 원하는 회사는 많습니다. 모르긴 해도 옮기신다면 연봉은 지금 연봉의 1.5배는 더 받을 것입니다.”란 답을 받는다면 당신은 기쁠 것이다. 헤드헌터가 개인의 시장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나이, 학력, 직무의 전문성 또는 업적, 해당 직무의 외부 네트워크 속에서의 인정, 사내 평판(인성과 조직관리 능력) 등일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력서를 매년 수정하지 않는다. 수정할 내용도 없을 것이다. 평생 지금 이 회사에서 뼈를 묻겠다는 직원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퇴직할 회사도, 50세가 넘어 갈 곳도 없다. 간다 하더라도 연봉의 반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노후 설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퇴직 후에는 급격하게 늙는다. 시장가치는 스스로 올리는 것이고, 한 살 한 살 나이가 더해갈수록 이력서에 한 줄 이상이 쌓여가야만 한다. 퇴직을 희망하는 것과 받아주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결국 나의 시장가치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퇴직은 결정된다.
어느 조건일 때, 회사를 옮길 수 있는가?
회사를 옮기고 싶은 이유는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상사 등 사람과의 갈등이다. 직무 적성이 맞지 않아, 회사의 안정성 또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없어, 평가가 낮거나 승진에 떨어져, 급여와 복리후생 수준이 낮아, 근무하는 곳이 지방이라 등등 옮기고 싶은 사유는 많다. 중요한 것은 옮길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느냐이다. 나의 역량이나 성과를 받아 줄 곳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첫째, 회사를 옮길 때에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직무의 전문가 수준이 되어 어느 회사에 가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기획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컨설팅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가능하다.
둘째, 갈 수 있다면 관리직으로의 이동을 권하고 싶다. 담당자로 가면 그 회사에서 다시 배워야 하며 일보다도 사람 관계 때문에 매우 힘들게 된다. 관리자로 간다면,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 내 인맥이나 일의 시작과 끝의 프로세스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옮기는 조건은 한 직급 승진을 하거나, 연봉이 30% 정도 인상되는 조건으로 스카우트 형식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 회사에서는 사업과 문화를 알고 메일이나 전화로 일을 할 수 있으나, 옮기는 회사는 사업, 문화, 사람, 제도 모두를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한다. 매우 힘들고 피곤한 일이다. 나의 역량을 상대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한 단계 올려 퇴직을 해도 해야 한다. 아직 배우거나, 역량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수평 또는 하향으로 옮기는 것은 재고하길 바란다.

어떻게 떠날 것인가?
퇴직이 결정되고 계약서를 작성하여 새로운 회사에서 근무하기 전에 떠나는 회사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3가지가 있다.
하나.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아무리 퇴직 전에 최선을 다해 인수인계를 해준다고 노력해도 떠나는 사람을 다 좋게 봐주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자신이 했던 일과 남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도록 뒷마무리와 그 어떠한 이야기도 수용하고 감사하는 마음만 남기도록 해야 한다.
둘. 마지막 인사는 꼭 하되, 그 회사와 남은 사람을 배려하고 긍정적 표현을 남겨야 한다.
인사도 하지 않고 도망치듯 회사를 옮기는 것은 옳지 않다. 회사에서 배우고 함께 생활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남은 사람들이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글이나 말을 남겨야 한다.
셋. 중요한 사람은 간직하고 연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은 계약관계처럼 한번 만나 헤어지면 그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인생은 길고 한번 만난 사람은 다시 만난다는 생각을 갖고 한 사람 한 사람을 간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떠난 회사에서 그 사람은 정말 회사가 붙잡아야 했던 사람이었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잘 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비록 회사는 떠났지만, 근무한 회사가 평생 따라다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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