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창업 환경


네이버 ‘무역무작정따라하기’ 카페 운영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 주로 청년층의 무역 창업자들이 모인다. 그러면서 무역에 대한 초보자들인 젊은이들을 자주 많이 만나기 시작했고, 회원 수도 거의 12,000명에 달한다. 이들을 만나면서 나도 참 의아하게 생각한 게 이들의 초기 무역금액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건당 50불, 100불이다. 보통 생각하면 이 정도는 샘플금액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지만, 이들은 이게 자기들의 일상적인 수출액이다. 나도 양말을 하지만 양말 수출오더를 받으면 2-3달이 걸리고, 건당 수출금액은 수천만 원이 넘는다. 또 그래야 바다건너 물건을 보내는 운송비를 감당하고, 관세를 감당하고, 기타 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당 100불미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니 그게 가능해!’라는 의구심이었다. 소포를 보내도 최소한 몇 만원은 드는 데 물건을 소포로 보내는 데 몇 만원? 내가 무역카페를 하면서 회원들의 비즈니스 방식을 보니 확실히 그렇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았다. 무역업이 어렵다고 해도 나름대로 꽤 자리 잡은 친구들도 있다. 그리고 경희대에서 무역창업 강의를 하는데, 무역 창업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사회를 나오기 전에 이미 해외여행이나 연수 경험이 있어서 무역이라는 직종이 다른 직종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무역 창업 방법도 옥션, 이베이와 아마존 등 온라인 오픈 마켓을 통한 수출입을 선호하고 있다. 창업에 큰돈이 들지 않고, 일단 시작하기에 장벽이 없기 때문이다.

소액 수출입 창업의 일반화
인터넷과 핸드폰만 있으면 이제는 이 모든 게 공짜이다. 사무실을 비운 동안에 오는 연락은 핸드폰으로 받으면 되니 굳이 여직원을 둘 필요가 없고, 심지어는 사무실이 없어도 된다. 세상의 흐름이 빠르다보니 유행도 빨리 바뀌어 바이어들도 대량 주문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옥션이나 G마켓등 열린 장터를 통해서 오는 주문도 많다. 해외 교민들이 하는 주문이다. 이것도 달러를 벌어들이니 수출은 수출이다. 이베이나 아마존에서 자기 물건을 올려놓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어떤 친구는 등산용품을 해외에서 구매대행을 하면서 그 수수료를 수익으로 하는 창업도 있었고, 해외 유명 제품을 병행수입으로 들여와 꽤 짭짤하게 무역을 하는 친구도 있다. 이런 소액무역의 장점은 우선 절차가 간편하고 금액이 적다보니 구매자나 판매자가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소액무역을 자주하다 보면 나름대로 서로 자주 사고팔게 되는 단골고객이 생긴다. 그러다 의기투합되어 사업을 키워서 본격적인 규모의 무역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운영하는 무역무작정따라하기 카페의 부운영자인 김병하사장이 그렇다. 그는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바이어들과 티셔츠 수십장 규모의 비즈니스를 하다가 이제는 수천 장으로 늘었다. 그리고 다른 품목도 제법 늘려서 어엿한 무역회사로 키워가고 있다. 이런 소액무역을 하는 사장들이 우리 주변에는 제법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게 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사회의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역 창업의 어려움
처음 발가락 양말을 하던 때는 정말 간단했다. 모델이라야 검은 색, 회색, 흰 색 정도만 있었다. 그리고 디자인도 옆으로 줄무늬를 넣는 스트라이프가 전부였다. 그나마 색상을 넣는 발가락 양말도 드물었다. 그런데 불과 10년 사이에 발가락 양말의 디자인이 무척 많아졌고, 그 소재도 엄청나게 늘었다. 그만큼 신제품이 많이 나왔다는 말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시설도 정말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그건 공장과 같은 제조업을 하더라도 엄청난 비용을 들인 기계마저 진부화가 되어 미처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전에 기계를 교체해야 하는 지경이다. 이는 판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의 특성이나 생산과정을 알아야 하는 데, 미처 숙지할 틈이 없이 판매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왜냐하면 신제품을 만들어낸 경쟁자도 문제이지만, 그 제품을 불법 복제해서 아주 싼 값에 인터넷에서 파는 중국 경쟁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경쟁자는 전 세계에 걸쳐 있다. 내가 한국에서 장사를 한다고 해도, 전 세계의 모든 유사 제품 판매자들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 언제 내가 모르는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흔들어 댈지 모르니까 말이다. 한 마디로 전 세계의 핸드 폰 시장을 뒤흔들던 노키아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 폰으로 한 방에 가버릴 염려가 있다.
게다가 모든 정보가 나에게만 공개된 것이 아니다 보니, 바이어가 생산 시설은 물론이고 생산 원가까지 꿰차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바이어와 상담을 할 때 가격을 가지고 상담하는 게 아니라, 생산에 들어가는 과정, 부품은 물론이고 원가까지 같이 계산해야 나의 마진을 정해야 한다. 웬만큼 전문가 아니면 바이어 상담도 더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것은 여전히 한국의 무역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성장 산업이라는 것이다. 세계 6-7위를 넘나드는 규모, 창의력 넘치는 제조업 환경, 그리고 한류로 불고 있는 한국 이미지의 고양은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화장품 같은 문화제품까지 수출이 가능하다. 조악하고 싸구려였던 한국 제품의 이미지는 어느 새 프랑스 Made in Paris까지는 아니어도, Made in New York 정도까지는 올라갔다. 과거보다 한국 제품을 가지고 수출 상담하기가 더 편해졌다. 왜냐하면 한국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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