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 어떤 절차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우리 회사 임원 인사는 예상할 수가 없어요.
11월말이 되면 흡연실이 북적거린다. 각 본부의 사람들이 모여 누가 임원이 되느냐에 귀를 쫑긋 세운다. A본부는 이전무가 부사장이 되고 김상무가 전무가 될 것 같다고 해. 그리고 김팀장이 임원이 유력하다고 해. B본부는 이상무와 조상무가 승진 경합 중인데 아무래도 전략을 담당하는 이상무가 유리하지 않겠어? C본부는 현 임원들이 작년에 승진되고 신임임원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 임원인사에서 변동이 없을 거래, D본부 누구는 이번 본부 내 임원선발에서 떨어져 지금 술에 취해 다녀 등등 흡연실 이야기만 종합하면 임원인사 전체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면 흡연실이나 구성원들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에 다른 이슈는 흡연실 소문이 정확하지만, 임원 인사는 예측을 할 수 없다고 혀를 찬다.
임원인사가 끝나 직원들의 VOC를 듣는다. 어떤 임원이 승진한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A전무가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부사장이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B상무가 전무가 되다니, C팀장이 임원이 되다니? 우리 회사 경영진이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등의 불만도 있다. 사실 승진을 떠나 현재 팀장이나 임원들의 역량과 성과는 매우 뛰어나다. 역량과 성과가 높았기 때문에 현재 팀장과 임원으로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팀장에서 임원이 된다는 것, 임원으로 있으면서 승진한다는 것은 운이 없으면 되기 어렵다. 직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운이며, 운의 과반수 이상은 상사와의 관계이다.
아무리 운과 상사와의 관계에 의해 임원인사가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임원이 되는 사람, 임원에서 승진하는 사람은 대단하다는 인식과 임원인사에 대한 절차적 공정성만큼은 확보되어야 한다. 그리고, 인사부서가 조직과 임원인사를 하는데 대서방 역할만 한다면 지원부서를 벗어날 수 없다.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조직설계와 임원인사를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준비하고 추진해야 한다. 중요한 일은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중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조직과 임원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 어마하다. 인사 부서는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이 업무를 추진해 가야 한다.

임원인사 어떤 절차로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CEO가 급히 인사팀장을 찾는다. 김팀장이 앉자 CEO는 조직도를 펼치면서 이대로 작성해 오되, 절대 보안을 유지하라고 한다. CEO가 그려오라는 내용만 가져가서는 절대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없다. 김팀장은 CEO가 지시한 조직도와 본인이 생각한 조직설계안을 작성하여 CEO를 향한다. CEO는 김팀장의 의견과 자신의 조직에 대한 생각을 종합하여 조직설계를 마치고, 기존 임원을 배치하기 시작한다. 김팀장은 퇴직해야 할 임원, 이동해야 할 임원, 승진 임원과 빈 조직에 임원으로 선임해야 할 팀장에 대해 CEO에게 의견을 말했다. CEO는 본부장의 의견을 받아 최종적으로 인사가 정리하여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많은 기업의 조직과 임원인사는 사업본부장의 추천을 받아 CEO가 결정한다. 이 때, 인사가 이 업무를 주관하기도 하지만, 전략부서에서 담당하는 회사가 많다. 조직과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은 인사 본연의 역할이지만, 어느 순간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인사에서 전략이나 재무 부서로 바뀌게 되었다. 인사부서의 전문성과 전사 관점의 업무 추진을 못하기 때문이다. 조직과 임원인사를 담당하지 못하는 인사부서는 발령이나 내는 지원부서로 전락하고 만다. CEO와 조직과 임원인사에 대해 길고 멀리 보는 Insight를 가지고 CEO의 철학과 경영방침을 조직과 임원인사에 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과 임원인사의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해야 한다.
조직과 임원인사는 크게 4단계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단계는 조직설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배제한 환경의 변화, 조직 R&R, 경쟁사의 움직임, 조직의 최소 3년 후 모습을 고려하여 조직설계를 해야 한다. 최근의 동향은 기능식 조직에서 탈피하여 최대한 유연하고 단순한 작은 조직을 선호한다. 조직의 통폐합은 물론 조직간 R&R을 감안하여 성과지향의 조직설계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인사가 회사 직무의 밸류체인과 조직의 강약점 및 전략과 현황을 꿰뚫고 있을 때 조직설계는 가능하다.
2단계는 기존 임원의 배치이다. 임원의 적재적소배치는 설계된 조직에 따른 사업본부장의 추천을 받은 임원의 검토부터 시작된다.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임원 개개인의 역량, 조직 내 중요 포지션 관리자/ 경영자와의 적합성, 기존 성과 등을 고려하여 배치를 결정해야 한다. 임원 간의 협력과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임원인사가 진행되도록 가져가기 위해서는 사업본부장의 임원 추천도 중요하지만, 인사적 관점에서의 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기존임원의 승진, 이동과 퇴직이 이루어진다. 2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퇴직 임원에 대한 예우이다.
3단계는 신임임원의 선정이다. 임원인사가 12월 초에 이루어진다면, 이 작업은 3월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팀장 중에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임원 후보자(후계자)제도를 통해 선발되고 육성되며 심사절차를 가져가야 한다. 심사에 통과한 임원후보자를 대상으로 기존 임원의 배치가 끝난 후 빈 조직을 놓고 신임임원 선정을 한다. 그 조직에 적합한 신임임원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조직에 적합한 신임임원이 없는 경우, 기존 임원과의 이동, 외부 영입, 겸직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유의할 점은 임원에서 탈락한 팀장들에 대한 배려이다. 팀장 중에서는 뛰어난 성과와 역량을 가졌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하다.
4단계는 신임임원 인사와 연계된 팀장인사와 구성원에 대한 홍보전략이다.
팀장인사까지 끝나면 조직, 임원인사, 팀장인사에 대한 배경과 원칙 그리고 나아갈 방향과 과제, 가장 적합한 인사였음을 알리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구성원들의 VOC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임원은 갈수록 좋은 인성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고 전사적 관점에서 조직을 이끌고 의사결정을 수행하여 회사의 성과를 이끌며 책임지는 사람이다. 인성, 전문성, 조직장악력 어느 하나 부족하면 조직과 구성원은 성장할 수 없게 된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선정과 유지관리에 더 많은 관심, 노력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 과거 전쟁에서 무능한 장수 한 명으로 나라를 잃듯이, 현재 기업에서 자신의 역할을 못하는 임원 한 명에 의해 회사가 망하게 되므로 조직과 임원인사에 인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