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마음이 아닌 가슴으로

입력 2017-09-28 09:30 수정 2017-09-28 09:45
마음이 아닌 가슴으로

리더십 진단과 직원과의 인터뷰에서 권위적이라고 나온 임원 한 명이 충격을 받았다고 면담을 하러 왔다. “홍원장님, 나는 원칙을 가지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했고, 직원들이 지각을 하는 등 기본을 지키지 않았을 때 야단을 쳤는데 그것이 권위적인가요?” 직원10명을 대상으로 리더십 진단을 했는데 A상무와 근무하고 싶다는 직원은 단 3명이었다. A상무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회사에서 사내 정치를 하지 않고 개선과 혁신을 부르짖는 독보적인 임원이었다. “지금 이대로 편하게 생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퇴직 후에 지금의 연봉 절반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상태라면 한 명도 없다. 회사가 언제까지 역량이 없고 성과가 없는 직원을 정년퇴직까지 함께 가지 않는다. 지금 자신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언제 어느 곳에 갈 수 있을 정도의 경쟁을 갖추라”고 다그친다.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을 불러 그 해의 역량육성계획을 작성하게 하고 월별 면담을 통해 노력했던 실적들과 다음 달 계획을 챙겼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역량 육성은 좋지만, 일도 바쁜데 1주일에 책 1권을 읽고 정리하고, 일의 매뉴얼을 만들고, 외부 전문가를 면담하고 이를 정리해 공유하는 일을 부담으로 생각했다. A상무는 직원의 불만을 알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믿었기에 강행하였고, 그 결과가 리더십 진단이었다.

B상무는 직원들로부터 존경하는 상사, 롤모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B상무는 불 같은 성격이라 사장의 지시는 그 날 마무리되어야 하며, 긴 시간을 요하는 과제는 그 날 스케치페이퍼라도 사장에게 보고해야만 한다. 항상 빨리 빨리가 입에 붙어 있고, 자기 자리가 아닌 직원을 찾아 가 일의 진행 상태를 점검하고 독촉한다. 일이 추진이 늦어지면 심하게 소리 지르고, 때로는 분노하기도 한다. 그래도 직원들은 “우리 실장님 최고”라고 한다. 심한 경우, 자신도 실장님처럼 조직을 이끌고 싶다고 한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직장인 대부분이 직장생활은 계약관계이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라는 수많은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머리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선배로부터 배운 일하는 방식이 전부였고, 자신을 성공으로 만든 경험이나 방법은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취하는 하나의 원칙이 되어 버렸다.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에 항상 자기 중심으로 판단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그의 심정으로 그가 원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만 고민했기 때문에 상대가 어떻게 할 것이며, 그의 역량 수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지각한 직원이 있으면 직장인으로서 기본이 안되었다는 생각에 늦은 결과에 대해 질책했지 왜 늦게 되었는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것을 꺼렸다. 신입사원이나 대리 시절에 엄한 상사의 강한 지도를 받아왔기 때문에 나는 편하게 해 주는 좋은 상사가 되겠다는 생각에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아왔고, 아니다 싶은 일도 눈감아 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자신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불평하는 모습에 서운해 한다. 무엇이 잘못일까?

직원뿐 아니라 최고경영자도 자신을 위해 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원장으로 있을 때, A대리는 아침에 노크를 하고 들어와 손바닥을 치며 하이파이브를 외친다. 매일 10시 전후로 자신이 그 날 해야 할 일을 가볍게 이야기한다. 11시 50분이면 어김없이 와서 점심을 함께 하겠다고 한다. 인재원이기 때문에 식당에 가서 그냥 식사하면 되는데 꼭 시간이 되면 함께 하자고 한다. 여름철 오후 3시쯤 되면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한잔 사다리를 타자고 하고, 퇴근시간에는 자신은 8시까지 근무하며 사무실을 지킬 것이니 퇴근하라고 한다.
손은 안쪽으로 굽는 법이다. 진정으로 나를 위해 준다는 감정을 느끼면 그 어떠한 무리한 요청과 언행이더라도 고맙다. 하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요청을 하면 그냥 싫다. 결국 인간관계는 저 사람이 나를 진정으로 위해주고 있다는 믿음이다. 저 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면 그냥 기쁘다면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존경 받는 상사는 항상 자신보다 상대를 생각한다.
머리로 상대를 판단하고 이끌면 정을 느끼기 어렵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고,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하라고 할 때, 한 두 번은 ‘그냥 상사가 아니네, 나보다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해결과 지도가 지속되면 무능하고 주눅들어 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 경향도 있다. 어느 순간에는 직원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며,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본인이 이끌도록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고기를 잡아 주기 보다는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 주고 기다리는 것이다. 상사가 나를 인정하고 일하는 방식과 성과를 내는 방법뿐 아니라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원칙을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자주 표현해야 한다. “A과장은 내가 지금껏 만난 수많은 직원들 중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악착 같이 실행하는 뛰어난 인재야. 나는 A과장이 임원이 될 것이라 확신해. 함께 근무하는 동안 내가 A과장을 도와주고 싶은데 괜찮겠어? 조금 무리한 도전과제를 부과하더라도 참고 한번 이끌어 봐. A과장은 좋은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 믿어.” 표현하지 않고 마음으로만 간직하면서 도전과제를 부여하면 우수한 직원들도 한 명씩 떠난다. 이들의 마음 속에는 ‘왜 나만 미워하나?’는 갈등이 있다.
존경 받는 상사는 직원이 간절히 원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준다. 승진이 가장 중요한 직원에게 승진 심사의 시점에 도움을 주는 상사는 지혜롭지 못하다. 다음 해가 결정적인 시기라면, 올 해 다음 해 승진시킬 직원에게 남들과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과제를 주고 노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회사 내 중요 사람들과 자주 부각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내부 직원들의 적극적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될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야지 불공정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서는 곤란하다. 직원의 가려울 곳을 알고 사전에 조치하며, 직원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사람이 존경 받는 상사이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면, 자기 자리에 찾아 온 것이 영광이고, 화를 내고 심한 경우 보고서를 던져도 이들은 안다. 내가 잘되도록 더 강하게 나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감사해 한다.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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