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가 만든 '봅슬레이'

입력 2017-09-15 12:43 수정 2017-09-15 15:43






조선을 통해 선진 문물을 전달받던 일본이 오늘날의 대국이 된 원인은 개방과 모노츠쿠리(물건 만들기)가 큰 몫을 했다그 가운데 포루투칼 선원에게 전달받아 만든 조총의 제작은 조일 관계를 역전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오사카 남쪽의 사카이에서 조총을 분해해 만들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오사카 동쪽지역 “히가시 오사카가 일본을 대표하는 마치코바 지역이다이후 에도시대 수도이전을 하며 도쿄지역에도 마치코바가 형성된다
 
동계올림픽에서 시속 130Km 이상으로 인공얼음트랙을 질주하는 “봅슬레이 BMW나 페라리 등 유럽의 고급 자동차 메이커에서 제작하는데 도쿄의 마치코바(작은 동네 공장)에서 자메이카 국가대표팀 봅슬레이를 만들었다도쿄 하네다공항 인근 오오타구의 작지만 높은 가공기술을 알리려고 젊은 경영자들이 만들어낸 프로젝트다
 
자메이카 국가대표팀들은 이 봅슬레이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다동계올림픽뿐 아니라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목표로 "장애인 스포츠 장비 제품 개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오오타구의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해 농구용 휠체어 부품을 제조한다휠체어 제조업체와 협력해 가볍고 조작이 편리한 선수용 휠체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오타구 마치코바에서 협업으로 제작한 자메이카 국가대표팀 봅슬레이/ otaopenfactory 페이스북












직원 1명에서 9명의 공장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오오타구의 마치코바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 용품을 만들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일까?
 
오오타구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은 마을공장이 중심인 산업도시로 현재 4,362개 공장에 직원 수는 35천여 명제품 출하액은 약 8조원 정도다.
생산용 기계제작금속제품일반기계제품 등 기계 금속가공 공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의 특징은 주택가에 위치한 탓에 공장과 거주지가 가깝거나 일본 특유의 개인주택 문화로 가내공업 형태가 많아 시간 활용이 용이하다.  또 직원들 사이의 유대 관계가 높으며 근처 공장과 협력하여 서로의 전문상을 살려 협업하고 급할 때는 함께 일해주고 지원해주는 연구와 기술연마를 협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몇 해 전 취재했던 히가시오사카의 마치코바 역시 산학협력과 클러스터를 통해 인공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리듯 오오타구 역시 서로의 기술을 모아 봅슬레이를 만들어내는 협업이 일본 마치코바가 커다란 특징이다.
 
대한민국의 먹거리인 스마트폰과 소재산업이 중국을 추월을 받고 드론이나 미래형 이동수단 퍼스널 모빌리티같은 것은 IT산업은 단기간에 성장해 세계시장을 장악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지만 일본 마치코바의 장인기술은 결코 단기간에 모방할 수 없는 기술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곳도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다몇 년을 배워 익히는 기술이 아닌 장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일본 젊은이들 역시 스마트한 시대에 간편하고 빠른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 차원에서 공장의 확장과 신규 입지 지원제조 인재 육성신제품 • 신기술 개발 지원산학 협력 촉진창업 지원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거래 확대를 위한 발주 상담 및 산업 박람회와 전시회 개최해외 시장과 신시장 (항공기환경 등)의 개척에 참여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기술력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2013년에 이어 7번째 "오픈 팩토리" 1125()부터 122()까지 일주일간 개최된다.
 
















2016년 오픈팩토리 참가자들이 공장을 방문해 제조장인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 있다./otaopenfactory 페이스북












마치코바현장을 직접 방문해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장인들과 제품생산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물건 만들기 체험이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차세대 후계자 육성을 위한 관심을 불러 모으며 동시에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행사로 도쿄도내 산업관광 지역으로 오오타구를 홍보한다는 입장이다.
 
큰 목표를 위해 자기 패를 모두 열고 협력하는 그들과 동네 공장을 소재로 여행상품을 만드는 일본인들이 부럽다차세대를 위해 기성세대가 노력하고 희생한 대가가 지금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로 나오는 것이다.
 
RJ통신 kimjeonguk.kr@gmail.com









몸으로 비비며 일본생활에 정착해가는 전직 사진기자.
일본을 보면 한국이 갈길이 보인다는 신념으로 늘 새로운 비즈니스 스토리를 찾아 헤매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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