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을 벤치마킹한 르완다를 화폐로 탐색한다

입력 2017-08-17 15:14 수정 2017-08-17 15:30
종족간에 벌어진 참담한 학살로 국제무대에서 자주 이름이 언급되던 르완다에서 얼마 전 대선이 실시됐다. 내전 이후, 국가를 빠르게 발전시키기 위해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 운동을 벤치마킹한 르완다는 역시 박정희의 행정방식까지 받아드린 것이다. 2000년부터 대통령실에 있는 폴 카가메(Paul Kagame) 대통령은 2015년에 3선 개헌을 국민투표로 통과 시키고, 지난 8월 4일에 열린 대선 때 98%의 지지율로 재당선됐다. 르완다 국민이 왜 카가메 대통령을 이렇게 열렬히 지지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르완다 화폐를 꺼내 살펴봤다.

 


2000 프랑 뒷면 (출처: banknote.ws)

1994년에 비로소 내전이 끝난 르완다의 모습은 6.25 전쟁이 끝난 1953년의 대한민국과 비슷했다. 경제가 거의 망해버린 르완다를 최대한 빨리 발전시키려면 수출을 해야 했었다. 2000 프랑 뒷면에 실린 커피 사진으로도 알 수 있듯이, 르완다는 원래 커피 수출을 통해 한 때 돈을 잘 벌었던 나라였다. 다만, 내전 때문에 커피 시장에서 자리를 잃게 되었다. 카가메 대통령 정권 때는 르완다는 다시 한 번 커피 수출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카가메 정부 전에 1년에 고작 1000만 달러(약 100억 원)였던 르완다의 연간 커피 수익이 2010년대를 넘으면서 1억 달러(약1000 억 원)를 돌파했다. 커피 시장에 있어서 이러한 성과는 르완다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1000 달러 앞면에 르완다 민속 박물관의 사진이 있다. (출처: banknote.ws)

카게메 대통령의 경제 정책들 중 하나는 관광업의 발전이었다. 르완다의 중요한 국립공원들과 박물관들을 모두 손 댄 카게메 대통령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받기위해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 중에 제일 대표적인 예는 1000 프랑 앞면에 사진이 보이는 르완다 민속 박물관이다. 사실은 1989년에 벨기에 지원금으로 건립된 이 박물관에 내전 및 학살과 관련된 전시관이 추가되면서 국제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5000 달러 앞면에 산악고릴라 사진이 있다. (출처: banknote.ws)

르완다에 관광 목적으로 가는 사람들이 모두 박물관을 보기위한 것은 아니다. 르완다의 관광지 중에 비룽가 산맥(Virunga Mountains)을 둘러싸고 있는 화산국립공원도 유명하다. 화산국립공원에 오는 관광객들이 오직 화산만을 보기위해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니다. 5000 프랑 앞면에서도 볼 수 있는 산악고릴라를 가깝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게메 정권 때 본격적으로 펼쳐친 관광업 개발 정책의 꽃은 어느 정도 피었다고 할 수 있다. 내전이 끝난 직후, 외국인들은 안전 문제 때문에 이 나라에 오는 것을 피했었는데, 2010년 르완다에 온 외국인 관광객 수는 66만 명을 넘었고, 관광업 수익이 2억 달러(약 2000 억 원)에 돌파했다.

카가메 대통령이 많은 호응을 받은 또 다른 정책이 교육 개혁이다. 르완다는 벨기에 식민지이었기 때문에 공식어는 불어다. 일단 의무 교육을 9년으로 올리고, 학비를 없앤 카가메 정부는 2007~8년쯤 교육 제도를 본격적인 개혁하기 시작했다. 교육의 언어는 불어에서 영어로 변경되었다. 처음에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이 극단적인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많은 이익을 가지고 왔다. 동아프리카는 주로 영국 식민지였기 때문에 그동안 주변 국가들과 의사소통이 문제가 있었던 르완다는 이 계기로 지역적인 관계를 강화 시켰다. 그리고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비율이 엄청 늘어났다. 2010년 통계로 보자면, 르완다에서 초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비율이 95%를 넘게 되었다.

 


500 달러 앞면에 컴퓨터를 사용한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출처: banknote.ws)

카게메 대통령의 교육 개혁 중 많은 지지를 받았던 또다른 개혁이 있다. 500 프랑 앞면에 컴퓨터를 사용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알 수 있듯이, 르완다 교육부는 IT 교육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하고, 모두 교육 과정을 IT 교육 중심으로 2009년에 재구성했다. 학생 인구가 250만 명을 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학생에게 노트북을 제공하겠다고 2014년 선포했다. 2016년 그 숫자로 보면, 930개 학교에서 30만 명에 가까운 학생에게 노트북 지급했다.

카게메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독재식 행정 방식을 보고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은 비판을 하지만, 그의 이러한 정책들을 볼때, 왜 르완다 국민이 크게 불만을 표시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다
2004년 한국으로 유학 온 알파고 시나씨는 충남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터키 지한(Cihan)통신사 한국특파원으로 활동했으며, 각국 화폐들에 대해서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 :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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