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와 황제의 공통점

입력 2012-11-06 00:00 수정 2012-11-06 00:00
'예쁜 여자'를 말한다⑱ '예쁜 여자와 황제의 공통점'

놀랍도록 결여된 사회성과 현실 감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철벽같은 성 속에서 자기에게 아첨하는 사람들의 감언이설에 길들여진 어떤 존재.

그렇다. 예쁜 여자는 황제(皇帝)와 닮은 점이 많다.

좀 더 세부적으로 비유한다면 어려서부터 꾸준히 예뻤던 여자일수록 전제군주에 가까운 성질을 갖는다. 후천적으로 예뻐진 여자라면 입헌군주제의 황제를 떠올리면 된다. 어느 쪽이든 일반인들과 커다란 괴리를 갖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은 황제의 삶이 꼭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그렇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들인 만큼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남들보다 심했을 것이다.

역사를 살펴봐도 사생활이 문란하고 욕망이 강한 황제일수록 죽음을 피하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했다. 하지만 중국 황제들은 대부분 장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불로초를 찾기 위해 평생을 허비한 진시황조차 쉰도 채우지 못하고 죽었다.

황제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예쁜 여자에게도 그녀들만의 끔찍한 두려움이 있다. ‘나이 먹음’이다.

세상 여자들 중에서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나이 먹음에 대한 예쁜 여자들의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실제로도 나이 먹음은 예쁜 여자로서의 실존이 종결되는 과정인 바, 예쁜 여자들이 그토록 강렬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은 자신의 늙음이 곧 예쁜 여자로서의 ‘사형선고’임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먹음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는 예쁜 여자들이 순수한 사랑이나 결혼과 같은 전통적인 가치에 집착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자신의 외모와는 관계없이 자신을 사랑해 줄 어떤 남자의 출현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것만이 나이 먹음에 대한 근본적인 보험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기분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둔감한 그녀들이 애정 결핍 수준의 외로움을 호소하며 사랑 받기를 원하는 것은 참으로 적반하장이지만 어쩔 수 없다. 현실 속 상당수의 예쁜 여자들이 이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예쁜 여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찬스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 애정 결핍이라고 해서 그녀들이 아무나 사랑한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남자의 욕망을 재빠르게 냄새 맡고 순식간에 세분화하는 예쁜 여자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간 누구든 ‘102번째 남자’가 될 뿐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계속)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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