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얼쑤! 세계속의 한류] 베를린, 좌충우돌 28시간

입력 2017-08-04 16:27 수정 2017-08-07 14:52
권세훈 주독일한국문화원장

“어랏, 이거 왜 이래? 인터넷이 안되잖아??”
“당장 한국에 송고해야하는데 어떻게 할 거야?”

지난 7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청와대 수행기자들이 사용하는 프레스센터.
여기저기서 기자들의 비명과 같은 아우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순간, 취재기자들의 송고를 위해 빠른 인터넷망 설치 등을 준비했던 우리 직원들은 혼비백산. 하지만 놀랄 틈도 없이 문제점 해결에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30분. 인터넷이 안정되면서 기자들의 원성도 잦아들기 시작했다. 고작 30분의 시간이 마치 30시간의 전쟁같이 느껴졌다.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면 현지 한국문화원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취재지원과 현지 언론 보도 등의 홍보업무를 맡게 된다. 지난 7월 대통령의 독일 베를린 방문시 머문 시간은 28시간. 그러나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취재대상인 바, 이를 지원하는 팀의 수장인 문화원장도 대통령의 시간과 같이 하게 된다.

대통령 순방준비는 몇 달 전부터 시작된다. 행사가 1박2일이든, 3박4일이든 한 치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순방행사다.
대통령의 순방행사는 세계무대에 국격을 바로 세우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준비는 몇 달 전부터 시작된다. 홍보파트만 살펴보면, 가장 큰 일이 바로 프레스센터 설치다. 대통령과 전용기를 함께 타고 오는 기자들이 행사기간 동안에 충분하게 취재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80명이 넘는 많은 기자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인 프레스센터를 설치할 수 있는 큰 호텔을 물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마음에 드는 호텔은 그 기간 예약이 이미 되어 있기도 하고 80여개의 방이 있다면, 기자들의 일할 수 있는 공간인 중앙기자실을 비롯한 4개의 작업공간이 나올 수 있는 펑션룸이 부족하고, 인터넷망 설치가 용이하지 않기도 하고...

경호 ․ 의전 ․ 홍보 “종합예술”

호텔 선정이 끝나면, 각종 행사 및 기자실에서 취재를 도와주게 될 30여 명의 행정지원인력을 뽑아 교육을 시키고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취재 시 이용할 차량들도 사전에 확보하고 공항출입이나 중요시설 방문을 위해서는 차량 등록도 필수이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일정이 잡혀 있을 때는 풀기자단을 위한 차량 배치에 한 치의 착오도 없어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경우에는 대통령 행렬에 기자단 차량이 포함되도록 조치하는 것도 문화원장의 역할이다. 거의 30분 단위로 이루어지는 대통령 참석 행사에 기자가 취재를 못하는 일이라도 발생하면 그야말로 대형사고이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 앞서 기자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다행히도 문화원 직원들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문화원의 본부격인 해외문화홍보원에서 파견된 노련한 직원들의 일솜씨 덕분에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는 것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위기의 순간들도 몇 차례 있었다. 도착 직후의 인터넷이 작동 안되어 겪었던 전쟁같은 상황이외에도 당일 저녁 또 한 번 시험에 드는 순간이 찾아왔다. 버스업체로부터 그 다음날 공항에 나갈 버스 한 대가 고장이 났고 예비차량도 없다는 ‘천연덕스러운’ 내용의 메일을 받은 것이다. 또 한번 눈앞이 노래졌다. 새로운 버스를 찾을 일도 막막했지만 (군사)공항에는 사전 등록된 차량만이 출입할 수 있기에 더욱 낭패였다. 담당 직원들이 밤 12시까지 전화통을 붙들고 씨름한 끝에 버스를 겨우 확보했고, 새벽녘에서야 대사관 직원의 도움을 받아 공항 등록 신청까지 해낼 수 있었다.

비록 하룻밤 짧은 행사였지만, 거의 모든 직원들이 밤을 새워 일했다. 한쪽에서는 다음날의 변경된 취재계획을 짜느라고 여념이 없었고, 프레스센터 옆에 설치된 모니터실에서는 현지언론의 반응을 체크했다. 새벽녘쯤엔 모두의 얼굴에 다크 서클이 그야말로 무릎까지 내려온 것 같았다. 그래도 대통령 행사에,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대통령 순방지원을 하면서 느낀 것은 순방행사야 말로 기본계획을 짜는 대사관과 외교부로부터, 청와대의 춘추관, 경호, 의전, 홍보 등의 모든 라인 뒤에서 묵묵히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종합예술 같다는 점이다. 이같은 노고들이 모여 우리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여 세계의 무대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우뚝 설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고 믿는다.

독일에 한국문화원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독일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일이다. 독일에서의 한류는 영화가 대표적이다. 홍상수,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 영화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통령의 이번 독일 방문을 계기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어 영화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폭넓게 사랑받게 되길 바란다.

 

해외문화홍보원
재외 한국문화원장들이 현지에서 펼치고 있는 생생한 한국 홍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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