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준비

입력 2017-07-12 08:05 수정 2017-07-12 08:08


공 총장은 기감이 놀랄 만큼 발달 돼 가고 있었다.

현묘지공(玄妙之功)의 실력이 극치를 향해 달려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곧 하늘의 뜻을 헤아리는 지혜가 탁월함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인연은 참 묘한 것이어서 경식의 두 아들, 그러니까 짱구들이 의사 7명에 포함됐다.

공 총장은 약종상을 한 만큼 전국의 의사들을 많이 알았으므로 그들의 자녀 중 의사를 포섭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월급을 유명 병원보다 많이 준다고 했으므로 지원자는 많았다.

공 총장은 의사를 뽑아서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는 내게 묻지 않았다.

의사 모집을 끝내고 공 총장이 드디어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어 왔다.

<아드님 회사에 배치해 별도로 키우십시오. 파생상품 전문가로 키워 내십시오. 그들은 1억 원으로 쉽게 1000억 원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와 같이 머리 좋은 친구들이 양심이 바르다면 돈을 많이 번 다음 봉사 정신을 갖는게 기본이 되도록 만드십시오. 그래야 좋은 세상이 열릴 것입니다. 의사나 변호사들이 돈 많이 버는 데 집중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사회를 절망감 속으로 몰아 넣는 길로 빠져들게 됩니다. 사회에서는 『사』 자는 다 도둑놈 들이야 하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물론 질시와 반목에서 비롯된 말일 테지만 말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수신적덕(修身積德)의 인재로 키워내 사회의 지도자로 삼자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총장님의 덕 쌓음은 민성이와 덕현이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의사 모집을 위해 전국을 한바탕 도는 동안에 나는 공 총장이 살 집을 물색했는데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나와 동거하기로 했고 그로부터 둘은 젓가락 인생이 되고 말았다.

자연히 생식, 해독주스, 차, 커피, 호흡, 기공 등을 같이 하면서 닮은꼴의 도인생활이 전개돼 갔다. 돈 버는 것은 물론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도 공유하게 됐다.

공 총장의 후손인 민성이와 덕현이를 위하는 길은 궁극에는 남북통일의 길로 연결될 것이었다.

통일에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갈 것이고 그것은 국민의 몫이므로 수많은 재벌 탄생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도 했다.

공 총장과의 생활은 이상하리만큼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대신 떨어져 나간 느낌을 갖지 않도록 방 여사에게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방 여사에게 신경 쓰는 일은 미소와 성은이 문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했다.

 

뉴욕에 있는 미소와 성은이는 드디어 서로 떨어져서 지내는 생활을 하게 됐다.

미소는 뉴욕에 있는 의대에, 성은이는 뉴욕주립대학의 경제학부에 각각 입학한 때문이었다.

둘은 뉴욕의 한인교회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한인 사회에 영향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뉴욕 속의 코리아를 힘 있게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겼다.

미소는 호흡, 기공, 생식, 해독쥬스, 침·뜸으로, 성은이는 돈 버는 방법으로 각각 행복의 전도사 역할을 나눠 맡기로 한 것은 나와 방 여사가 내린 결론이었던 것이다.

수서 쪽에 마련 중인 유치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무렵, 박소선 여사의 배는 산만큼 불러져 덕현이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리며 뛰쳐나올 것 같았다.

비가 내리지 않아 걱정이라고 아우성이었으나 세찬 비 한 두 번에 홍수 지겠다는 호들갑이 천지를 진동했다. 그렇게 정유년의 여름이 무르익어 갔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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