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낯을 많이 가린다.

기자 생활을 했고 사업도 해 보고 지금은 스포츠맨인 사람치고는 의외라고 할 것이다.

어쩌다 언론에 내 얼굴이 나오면 멋쩍다.

이러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 ‘기자 출신으로 독학으로 사십 대 중반에 프로 골퍼가 된 사람’이라고 추어올리면 우쭐해 한다.

그러면서도 '미디어에 한 번 출연하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으면 일단 고사하고 본다.

먼저 나서면 채신머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데도

‘당신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 그리 흔치는 않으니 그 얘기를 한 번 들려주는 것은 어떠냐’는 말에는

솔깃하다.

‘정 그렇게 원한다면’ 하면서 엉덩이를 뗄 작은 명분을 기다리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나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에 몸담았고 지금은 엑스페론(Xperon)골프 소속이다.

올 봄까지 한국경제신문에 '유구무언(有球無言)'이란 이름으로 골프 칼럼을 썼다.

20회로 마감한 것이 시즌 1이다.

이제 유구무언 시즌 2를 시작한다.

 

칼럼 타이틀인 유구무언(有球無言)의 한자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지 않았는가.

혹시 시즌 1을 보지 못한 독자를 위해 다시 설명한다.

유구무언에서 '입 구(口)자'가 있을 자리에 '공 구(球)자'를 넣었다.

'볼 앞에서는 말이 필요없다'는 뜻이다.

설명을 듣기 전에도 이미 '입 다물고 볼이나 쳐'라는 말로 알아들었다면 날카로운 독자다.

시즌 2를 이어가는 것은 시즌 1에 다 하지 못한 얘기가 있어서다.

 

시즌 2는 신문 지면에는 싣지 않기 때문에 훨씬 자유롭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형식으로 쓰려고 한다.

분량도 왔다 갔다 할 것이다.

말투 또한 점잖을 때도 있고 방정맞을 때도 있을 것이다.

독자를 즐겁게 하자는 한경닷컴 담당 편집자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지

결코 내가 타고 난 것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그렇다고 남 비위나 맞추는 말로 칼럼을 채우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골프 얘기를 솔직하게 하려고 한다.

그래야 독자가 한 타라도 줄일 수 있다고 믿으니까.

궁금한 것은 언제든지 물어보면 답하겠다고 약속한다.

물론 아는 만큼.

 

나머지 속 얘기는 다음편부터 나눠서 조금씩 하겠다.

인사말이 길면 막상 하고 싶은 말에는 남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할 말 실컷 하고선)  < 앞으로 ( ) 안에 들어가는 말은 독백으로 이해해 달라.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 골프 café.naver.com/satang1

 

김용준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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