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인사부서의 선행적 위기관리

입력 2017-07-06 10:42 수정 2017-07-10 09:31
인사부서의 선행적 위기관리

인사부서의 가장 큰 위기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이다.

삼성 근무 시, 회사를 이끌어가는 3곳의 중요 부서가 있었다. 전략/기획부서, 재무부서 그리고 인사부서였다. 항상 임원인사가 있을 때마다 3부서의 부장 중 누가 임원이 되고, CEO 선임도 마찬가지였다. 회사가 성장기에 있을 때에는 전략/기획부서의 영향력이 컸다. 글로벌 경영을 외치며 동남아로의 사업이전, 신사업 추진, M&A, 중장기 전략의 수립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간다. 그러나, IMF구제금융을 받고 난 후 갑자기 재무부서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세무, 회계, 외환관리, 투자 및 운영 전반의 철저한 계획과 통제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인사부서의 역할은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지원조직으로 전락하였고, 인사출신의 CEO는 선임되지 않았다.

인사 부서가 회사의 핵심 조직으로 지원이 아닌 전략적 리딩그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인재를 채용할 것인지, 인재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보상하며, 누구를 승진시켜야 할지, 어떤 조직을 통폐합하고, 누구를 퇴출할 지를 결정하며, 조직의 문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결정하는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곳이 인사부서이다. 이를 위해 인사부서는 회사의 미래방향과 전략을 알고 현재 재무상황을 고려하여, 조직과 구성원 및 제도와 문화에 대한 강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진단하며 강하게 키워가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회사의 인사부서가 갖춰야 할 능력이다. 인사부서가 이러한 능력이 없는 것이 바로 위기다.

인사의 위기를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측면에서 인사부서가 무엇을 어떻게 사전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 회사 경쟁력을 이끌며,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인가에 대해 살펴 보겠다.

인사 위기 유형과 관리방안

[조직 위기] 조직설계 및 운영이 사람 중심이다.

조직은 환경의 복잡성과 다양성 및 업무/관련 기관과의 상호의존성과 조정비용에 따라 기능식 조직, 횡적 조직, 사업부조직, 매트릭스조직, 아메바 조직 등으로 설계할 수 있다. 한 회사의 조직은 각 사업부의 업의 특성과 환경 및 주변 이해자 집단과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영업조직은 사업부형태로 하더라도, R&D조직은 아메바 형태로 가져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른 측면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에 대한 조치이다. ‘사업부 도산제’를 운영하는 회사가 있다. 특수한 자연재해가 아니면 경영상의 과오로 회사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해당 사업부를 폐지시키고 인력들은 타 사업부로 배치시키는 제도이다. 조직의 존폐로 구성원에게 위기의식을 불어 넣은 사례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이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를 CEO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결정한다. 인사부서는 대서방 역할을 할 뿐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인사부서가 주가 되어 조직을 설계하고 진단하며 피드백해야 한다.

인사담당자로서 조직에 관한 위기관리는 크게 3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회사의 전략과 연계하여 조직의 구조와 R&R을 명확하게 설정하였는가? 둘째,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미래의 조직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과의 강약점을 파악해 추진해 나가고 있는가?         셋째, 조직을 이끄는 조직장을 적임자가 아닌 사람을 배치하거나, 아니라고 판단한 사람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가?

많은 기업들이 10월부터는 년말 조직개편 및 임원/팀장인사를 준비한다. 사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사람을 배제한 조직설계가 되지 않고 사람 중심의 조직개편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위기이다.

[사람 위기] 선발형 인사를 하지 않는다.

인사부서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에 대한 중요한 이슈는 핵심인재의 선발과 유지관리, 핵심직무전문가의 선발과 육성, 변화전도사의 운영이다. 인사부서가 급작스러운 CEO의 부재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의 애플, 모리타 아키오 사망 이후의 소니, 잭 웰치 이후를 대비하여 6년 5개월의 Succession Planning을 통해 3명의 후보 중 제프리 이멜트를 선정한 GE의 대응의 차이는 곧 경쟁력의 차이다.

모든 기업에는 핵심직무가 있고, 이 핵심직무를 수행하는 핵심직무전문가를 어떻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선발하고 육성하고 있느냐도 매우 중요한 경쟁력의 이슈이다.

회사의 변화를 파악하여 선도하는 변화전도사의 선발과 운영도 갈수록 중요시 되고 있다.

인사부서는 이들에 대한 정의와 선발기준, 금전과 비금전적 보상, 유지관리 방안, 구성원에 대한 홍보 등에 대한 제도를 입안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해야만 한다. 모든 구성원을 상향 평준화한다는 생각으로 공평하게 대한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없다. 회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여 더 강하게 유지관리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위기이다.

[제도 위기] 성과와 무관한 제도 설계와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사철학과 원칙이 없는 회사가 많다. 그 때 그 때 상황과 CEO의 결정에 따라 인사제도가 바뀐다. 오죽하면 또 바뀔 것인데 굳이 준수할 필요가 있냐는 구성원의 볼멘 소리가 회자된다. 회사의 제도는 공정하고, 성과지향적이며, 현장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회사가 3년 후 생산 설비를 인도로 이전을 결정했는데, 인사부서가 이전과 동일하게 국내 위주의 채용, 평가, 보상, 육성체계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면 위기다. 구성원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받으면 이 또한 위기이며, 채용~퇴직에 이르는 인사부서 각 기능이 한 방향으로 정렬하지 못하고 따로 간다면 위기다.

성과 중심의 제도 설계와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공정한 평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고, 내가 승진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나의 성과가 높아야 한다.’는 인식이 전 구성원에게 자리잡혀 있어야 한다. 둘째, 조직운영전략과의 연계이다. 조직이 독립사업부제로 간다고 하면 전사 통합 중심의 획일화된 인사제도가 아닌 독립사업 조직에 부합하는 인사제도와 현장으로 인사 권한을 대폭 위양해야 한다. 인사부서는 전체 최적화를 위한 전략과 조정기능을 강화해 가야 한다. 셋째, 운영의 효율성 추구이다. Hard한 시스템보다는 가치체계와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조직장과 노조에 대한 변화관리를 우선해야 한다. 현장 조직장이 바뀌지 않고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의 운영은 기대할 수 없다.

[문화 위기] 핵심가치 중심의 기업문화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하는 회사의 공통의 특징은 전 임직원이 한 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반대로 망하는 기업은 회사가 위기에 빠지면 핵심인재와 조직장부터 회사를 떠난다. 최근 CEO의 갑질로 큰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이 있다. 대기업에 경력으로 입사한 후배가 1년이 되지 않아 다른 기업을 찾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CEO의 폭언과 폭력이 극에 달해 더 이상 근무하기 힘들고, “예”만 있지 자신의 생각은 할 수도 없다고 한다. 상명하복의 문화로 조직과 구성원이 멍들어 가고 있는데, 인사부서가 이를 방치하는 것이다.

원칙 없이 변명이나 거짓말로 일관하거나, 정보의 은닉, 최고 경영층의 소극적 관여 등의 행동을 하는 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글로벌 기업인 듀폰은 핵심가치인 ‘안전’에 대한 실행에 절대적이다. 엄청난 분량의 수 많은 매뉴얼을 많이 보유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규칙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문화가 확고히 정착된 곳에서는 형식적, 가시적 언행은 있을 수 없다. 결국은 실행하는 조직문화이다.

위기 시, 인사부서는 좀 더 냉정해야 한다.

위기가 한 순간에 오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사전 경고를 했음에도 무시하거나 알지 못해 위기를 키우는 것이다. 댐이 무너졌을 때 막기가 어렵듯이 막상 위기가 닥쳤을 때 조치하는 것은 어렵다. 사전에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 무엇이 중요한 가를 알고 있어야 하며, 방향과 전략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회사의 사업, 재무현황, 조직, 사람, 제도, 문화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정기적/비정기적인 진단과 피드백을 해야만 한다. 비노조 경영을 하기 위해 S그룹은 노조가 있는 회사보다 더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고 구성원 만족도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선행 추진했다. 인사부서가 해야 할 일은 터진 다음에 조치하는 것이 아닌 사전에 예방하고, 진단하고 컨설팅하여 조직과 사람들의 가치와 경쟁력을 성장시키는데 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인사부서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숨기지 말아야 한다. 홍보부서에 외부 채널을 일원화하고, 극복을 하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신념을 구성원에게 심어주되, 길고 멀리 보면서 프로세스와 사람을 바꿔나가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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