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가 애플에 입사한다면?

입력 2012-05-05 23:19 수정 2012-05-05 23:19


창의성(creativity)에 대해서 우리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창의성에 대한 생각이 전혀 창의적이지 않다는 상황이다. 정장보다는 캐주얼, 구두보다는 스니커즈를 떠올린다. 회의시간에는 왠지 10분쯤 늦을 것 같은 이미지에 그래놓고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팍팍 내놓아서 먼저 도착한 사람들을 주눅 들게 만들 것만 같다.



그러나 창의성에 대해 골몰하는 사람들은 창의성에도 종류가 있다고 말하며 고정관념에 대한 전복을 시도한다. 대표적인 사람이 앤드류 라제기(Andrew Razeghi)다. 그는 <The Riddle>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창의성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창의성은 ‘예술적 창의성(artistic creativity)’이다. 그 외에도 퀴리부인으로 대표되는 ‘과학적 창의성(scientific creativity)’과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든 다이슨으로 대표되는 ‘고안적 창의성(conceptual creativity)’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술적 창의성에 대해서만 생각하고서 그것이 창의성의 전부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 보자. 피카소를 애플社에 데려놓은들 그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게는 자기 나름의 작품세계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성이 있을 뿐이다. 위대한 능력인 것은 맞지만 비즈니스에서 통용되는 ‘돈이 되는 창의성’과는 다르다.



예술적 창의성은 가장 개인적인 문제에 극단적으로 집중하여 그 안에 숨어 있는 보편성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반면 고안적 창의성은 보편적인 문제에 집중하여 그 안에 숨어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진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열어주는 창의력은 바로 후자, 즉 고안적 창의성이다.



고안적 창의성을 뽐내기 위해서 반드시 캐주얼과 스니커즈가 필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남들과 비슷한 차림새를 하는 편이 낫다. 라제기 역시 자신이 정장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고안적 창의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남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남과 같은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제3자의 입장에 완벽하게 감정이입하기 위해 애쓰는 존재들이다.



기존의 질서를 마음껏 뒤집어도 관계없는 예술적 창의성에도 나름의 고뇌와 성찰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고안적인 창의성에는 이와는 전혀 다른 질곡이 있다. 그것은 불안(anxiousness)이다. 지능과 창의성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의 말을 들어보자.



“창의적인 사람은 최선의 해결 방법, 혹은 그와 비슷한 해결 방법을 찾을 때까지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불안감을 기꺼이 참아내는 사람이다.”



고안적 창의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작업실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들은 예술가보다는 전문가를 지향해야 한다.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그것을 초월할 수 있고, 최소한의 규칙을 알아야 그것을 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창의성을 지향하고 있는가?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력과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면, 우선은 자신에게 필요한 창의성이 무엇인지 그 실체에 대해 명확히 고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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