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입력 2017-05-23 18:25 수정 2017-06-12 14:13
미소와 성은이 뉴욕에 잘 도착했다며 안부를 전해 왔다.

며칠 뒤 방 여사가 뉴욕으로 『애들 보고 오겠다』며 떠났다.

공 총장은 부산으로 출장을 떠났다.

기강원은 처음으로 본의 아니게 휴강을 하게 됐다.

 

기강원에 찬 바람이 도는 듯했다.

갑자기 쓸쓸한 기분 속에 놓였다.

젊음이 빠져나간 탓이려니 했다.

 

잠깐 나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고 곧 채비를 차렸다.

나는 천재를 좋아했으므로 그들을 만날 것이었다.

『이것이 왜 천지창조란 말인가?』 미켈란 제로의 천재성에 반해 그를 만나려 다니면서 의문을 품었던 그의 그림과 천정에다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 천재의 노력과 정열, 미켈란 제로의 영어 발음이 『마이클 렌질로우』라는 전혀 생소한 것에 놀랐던 시절, 그리고 곧 깨달음을 얻게 된 옛날을 떠올렸다.

수채화 도구를 꺼내 놓고 그림 그릴 준비를 했다. 피카소, 에곤실레, 모딜리아니 등 세계적 화가들의 삶을 살펴본 다음 낯 뜨거운 작품이 걸렸던 파리를 떠올렸다. 그곳에서 본 『세상의 기원』을 자연 속에 옮겨 놓기로 했다.

산이 있고 나무가 있고 냇물이 흐르는 수채화 한 점을 그렸다.

비밀스러운 기운을 감춰 두기로 하고 제목은 『행복의 기원』이라 했다.

그 그림이 왜 행복의 기원인지는 훗날 알게 될 터였다.

나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시간은 명절, 연휴 등 이었다.

증시가 열리지 않는 날들은 내겐 무의미했으므로 그런 날은 음악, 그림, 고궁 답사 등으로 소일해야만 했다.

 

기강원 벽에 켄트지를 3, 전지로 붙여 놓았다. 게시판 겸 낙서판으로 쓰여질 것이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사랑하고 참을 줄 알아야 함을 강조해 사랑 애() 참을 인() 사람 인()을 써 붙였다.

바탕에는 보일 듯 말 듯 경혈도를 그려 놓았다.

담 경맥을 그려 놓은 것은 정신을 강조하려는 뜻이 있었다.

능력 있고 잘난 남자라면 겸손하고 인내해야 한다는 뜻으로 겸손할 겸(), 참을 인(), 사내 남(), 예쁘고 좋은 여자라면 어질고 부드럽고 참을성 있고 넉넉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실어 어질 인(), 참을 인(), 계집 녀()를 쓴 다음 바탕에는 위 경락의 경혈도를 그려 놓았다.

공 총장이 부산에서 돌아왔다.

 

부산에 있는 회사 직원들의 아들이라며 젊은 친구를 3명이나 데리고 왔다.

공 총장은 부산에서 오랜 시간 사업하며 동고동락한 직원들에게 보답하려는 뜻에서 사람다운 사람, 유능한 인재로 키워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공 총장은 큰 집에서 혼자 지내왔는데 3명의 친구들에게 방을 하나씩 주고 함께 생활할 것이라 밝혔다.

젊은이들은 내게 절을 했고 이력서와 명이 적힌 종이를 내놓고 잘 이끌어 주십사 했다.

 

공 총장은 젊은이들에게 기강원의 질서와 행복해지려면 건강과 돈이 필수라는 것, 건강은 잘 먹고 잘 자고, 배설 잘하고, 잠을 잘 자고, 운동을 잘해야 한다는 것, 사람이라면 마땅히 효(), (), (), (), (), (), ()을 갖추려 노력하고 감사 할 줄도, 남을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 등등 기초 교육 했다고 했다.

호흡과 명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아서 전혀 까막눈은 아니라고 했다.

희한한 일이었다.

『행복의 기원』이라는 그림을 그려 놓자마자 마치 실천에 옮기라고 하듯 새로운 인연들이 들이닥친 것이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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