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자잘한 신비함에 주목하라,세상이 바뀐다

입력 2012-01-13 09:43 수정 2012-01-17 15:56
행복은 호기심을 타고 온다/토드 카시단 지음/방영호 옮김/청림출판

 

 자살은 고통보다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한 결과다. 상실과 상처로 세상이나 사람에 대한 믿음이 송두리째 깨졌어도 어딘가 마음 둘 곳만 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 따윈 하지 않는다. 무엇이 끔찍한 현실에서 사람을 건져내는가. 미국 조지 메이슨대에서 긍정심리학을 연구해온 저자의 답은 '호기심'이다.

임상심리학자로서 불안과 우울 약물중독에 시달리는 이들을 상담해온 그는'행복은 호기심이 만드는 의미 있는 삶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자신을 둘러싼 사물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야말로 행복의 시작이란 것이다. 그에 따르면 호기심은 지루하고 고단한 일상의 틀을 벗어나게 한다. 미지의 세상을 받아들이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이전에 못보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업적은 남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긴 일상의 자잘한 신비로움에 주목한 덕이라고 털어놨다.

호기심은 수명도 늘린다. 60~80세 남녀 2000여명을 5년간 관찰했더니 궁금한 게 많은 이들의 생존율이 높았다. 지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 살짜리의 호기심과 지능을 측정한 뒤 열한 살 때 다시 쟀더니 세 살 때 호기심이 많던 아이의 IQ가 12점 이상 높았다. 130여개국 13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에서 나타난 '기쁨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요소'는 '남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능력'과 '과거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이었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새로운 것을 찾아 성장할 때 행복해진다는 얘기다.

호기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인간의 뇌는 선사시대부터 계속된 진화의 산물인 까닭이다. 사냥 중 동물에게 공격당할까,무리에서 쫓겨날까 전전긍긍하는 동안 뇌는 최악의 상황,실패하고 다치고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걱정하는 쪽으로 굳어졌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접근과 도전이 불안과 두려움을 유발하는 이유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도 호기심을 막는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의욕을 잃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실수와 잘못은 사람을 끌어당긴다. 사람들은 실수하는 이에게 더 끌리고 친밀감도 느낀다. 불안 또한 호기심의 적이다. 뭔가 시도하는 사람은 불안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불안해도 거기에 사로잡히지 않고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다. 뭔가 이룩하자면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고 그에 따르는 불안도 받아들여야 한다.

 불안감을 없애려 너무 애쓸 것도 없다. 적당한 불안은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주의를 집중시킨다. 부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다. 고통과 스트레스를 잘 다뤄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고난과 위기는 친절 · 관용 같은 대인관계 미덕을 길러주는 동시에 자신의 장점을 인식함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하고 나아가 세상과 소통하는 태도를 지니게 해준다. 경계 밖을 탐구하지 않으면서 삶의 의미를 확대하기는 어렵다.

호기심도 훈련하면 커진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온 것을 찾아본다. 대화할 때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뭐든 수용한다는 열린 태도를 견지한다. 산책하며 몸의 움직임과 풍경 · 소리 · 냄새 등 모든 것에 흥미를 갖는다. 어떤 것도 추측하거나 가정하지 않는다. 하루 5분에서 점차 시간을 늘린다. '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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