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이 되는 조건

입력 2017-05-11 22:16 수정 2017-06-12 14:12

청명을 지나면서 벚꽃이 만개했다.

토요모임을 끝내고 공총장과 봐둔 유치원 장소를 일요일에 계약하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파바로티의 높고 맑은, 깨끗하고 시원한 음색에 빠져들었다.

폰이 울렸다.

공총장이 올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누가 방해를 하노?

미소였다.

선생님, 오늘 저도 같이 가보고 싶습니다."

<그러시게나>

미소는 금방 도착했다.

음악을 바꿨다.

보첼리의 것으로 틀어 놓고 일진을 뽑아봤다.

丁酉년, 甲辰월, 丙寅일, 壬辰시.

틀림없이 좋은 기운이었다.

처음보다 갈수록 좋아지고 최종적으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며 특히 명예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는 뜻이 있었다.

 

공총장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아니, 미소가 왜 울고 있나?”

아님니다. 보첼리의 노래에 취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아하, 그랬구나

보첼리는 여자를 취하게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인생이니까, 미소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축구 선수가 꿈이었던 보첼리가 눈이 멀게 되면서 색다른 재능을 발견, 성악을 공부하고 세계최고의 팝페라 가수로 성장하기 까지 뒷바라지 해준 여인을 배신한 삶은 도덕적으로 옳은 것이든, 아니든 많은 사람의 환영과 박수속에서 존재하고 있었다.

 

봐둔 장소는 수서 쪽이었다.

KTX의 역사 근처에 130억원을 들여 작은 건물을 하나 샀다.

주변의 건물들을 몇 개는 더 사야 할 것 같았다.

 

삼성동 공항터미널의 일식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기강원으로 돌아왔다.

미소에게 <오늘 계약한 유치원자리의 지리적 이점을 알겠느냐?> 며 지리공부 점검에 나섰다.

미소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포근하고 기분이 편안했다고 느낌을 털어놨다.

<힘이 있을땐 권위가 유지되지만 힘이 떨어지면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대표적인 곳이 청와대일세. 말 안장에 해당하니 말을 타고 채찍질 하는 것을 잘 하지 않으면 다치게 돼 있지. 모든 땅은 그 힘이 유한해서 세월이 흐르면 바뀌는게 원칙일세. 강남 최고의 요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현대그룹이 인수한 前한전부지라 할 수 있고 그 일대가 그래도 재벌 만드는 곳이라 할 수 있다네. 물론 삼성 그룹이 들어 선 서초동 일대도 명당이라 할 수 있기는 하나 한강 물속으로 끌어 당기는 기운과 무관하지 않으니 권력과 잘 못 얽히면 물 귀신에 잡혀가듯 할 것이야. 좌청룡 우백호의 두 명당을 삼성과 현대가 차지 했으니 우리는 전주작(前朱雀)에 해당하는 명당을 차지 해야 하지 않겠나? 오늘 우리가 계약한 곳의 일대를 더 사 모으고 잘 발전 시키면 또 하나의 그룹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일세.>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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