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하고 싶은가? 스피치에 스토리를 입혀라.

입력 2017-05-04 17:49 수정 2017-05-04 17:49
“세상에서 가장 어려울 일이 뭔지 아니? ”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의 한 부분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정말 그렇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내 편으로 만드는 것. 우리는 그것을 설득이라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설득’의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시장에 가서 물건 값을 흥정하는 것부터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는 설득의 상황에 마주한다. 사람들은 무엇에 설득되고, 어떤 것에 마음을 움직이게 될까?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 전달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령,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그 메시지를 들은 것만으로 ‘효심’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심청전’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어떨까? ‘효도하라’는 직접적인 메시지의 전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얼굴을 한번쯤 떠올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전달 방법의 차이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fact'와 ‘story' 의 차이이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fact’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fact’를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달려 있다. 가령 ‘효도’라는 fact 자체에 대한 단순한 메시지 전달이라면, 그것은 설득 보다 설명에 가까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청자의 마음을 효도할 수 있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효도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설명해주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말이다.


(출처 - 스마트 이미지)


설명이 아닌 설득이 되려면 사람들에게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스토리이다. 심청전을 다시 떠올려보자. 효도하자는 fact를 반복해서 떠올리지 않더라도, 심청전을 들으면서 우리의 마음은 이미 부모님에게 달려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의 힘이다.  역사 시간에 배운 고려의 정치제도, 조선의 세금제도가 어떠하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성계가 조선을 어떻게 세웠고, 연산군이 얼마나 폭정을 했는지의 스토리는 쉽게 기억한다. 스토리는 강력한 힘이 있다. 쉽고, 재미있고, 기억하기 편하다. 스토리 속에 들어있는 메시지는 그 어떠한 설득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스토리 속에 들어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상대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우리는 이것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스토리를 통한 설득은 광고와 마케팅 시장에서 이미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평소에 ‘천원’밖에 하지 않는 초콜릿이 발렌타인데이에는 ‘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된다. ‘사랑’이라는 특별한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인기 역시 단지 기술이 좋아서일까? ‘감성’, ‘스티브잡스’라는 아이폰만의 스토리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다. ‘fact’가 스토리를 만나 감정과 함께 전달될 때 설득의 힘이 발휘된다. 스피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체력 관리를 잘 합니다.’라고 백번을 말하는 것보다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더라도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조깅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10년째 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고, 아들과 함께 등산을 가도 제가 먼저 정상에 오릅니다.‘ 라는 이야기가 더 기억 된다. 좋은 스토리는 설명을 설득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해야 할까?
아마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비장의 한수라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던졌는데,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 때가 있다. 또 방송이나 신문에서 애써 찾은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누군가가 어디에서 본 것이라고 말할 때, 어떠할까? 마치 내가 가진 설득의 무기를 모두 잃어버린 답답함! 더 이상 어떤 이야기로 설득해야 할 지 막막할 뿐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스피치를 통해 설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의 3요소’에는 에토스(화자), 파고스(감성), 로고스(논리)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 중 마음을 움직이는 비율을 보면 에토스가 60%, 그리고 파고스가 30%, 마지막으로 10%가 로고스였다. 즉,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고 논리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누가 그 이야기를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즉,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나의 이야기를 직접 전달할 때 스토리는 힘을 갖는다. 친구가 경험한 재미있는 이야기, 신문에서 찾은 신뢰도 높은 자료를 잘 준비여 전달하는 것보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신뢰와 설득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스마트 이미지 )


명함을 꺼내 놓고, 직장, 지위 이야기를 하고나면 아무 말도 할 이야기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설득의 달인,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나의 이야기를 모으자. 일상의 소소한 경험을 스토리로 만드는 것이다. 스토리를 만드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지 말라. 나의 일상의 이야기에 메시지를 부여하면, 그 자체로 훌륭한 스토리가 된다.
나의 경우 스팸문자 여왕 김미영 팀장이 이슈가 될 때, “안녕하세요? 김미영입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스팸인 줄 알고 답장이 안오거나, 지인들이 번호 저장을 안했던 경우가 있었다. ‘스팸문자 여왕 김미영팀장’이 너무나 미웠던 순간이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 ‘친구 김미영은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붙이니 나만의 강력한 스토리가 되었다. 지금도 자기소개를 할 때 이 스토리를 하나 더 하면, 내 이름을 오히려 더 쉽게 기억해준다.
내가 일상에서 경험한 에피소드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입힌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스토리 스피치가 탄생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고 있지 않은가.

이야기가 준비되었다면, 스토리의 검증과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한 이야기라도, 정작 듣는 사람은 시큰둥한 모습을 보여 민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면에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항상 반응이 좋더라는 나만의 스토리 무기도 있다. 스토리텔링 스피치는 반드시 실습이 필요하다. 'fact'와 달리 ‘story'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즉, 머리 속에서 떠올린 생각으로 스토리가 준비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리 내어 말해보고, 상대의 반응을 살펴본 후, 스토리 구성 자체를 더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바꾸었을 때, 스토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피터드러커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청자가 무엇을 듣는가’라고 했다.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설득하고 싶다면 ‘내’가 아닌 ‘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청자는 쉽고, 재미있고, 기억하기 쉬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fact 만을 전달해서 설득이 된다면, 이렇게 스토리를 준비하는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얻는 일’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보다 나의 이야기에 힘을 갖고 싶다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노력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김미영 아나운서
(현) JTBC 골프 /이데일리 TV

(전) 한국경제 TV /OBS 경인방송 / KTV/강릉 MBC

지방행정연수원 외래교수

국립외교원 미디어브리핑, 프레젠테이션 외래교수

삼일회계법인/현대자동차/삼성전기/IMG 미디어 코칭 강사

 
변호사, 아나운서 등 6인의 각분야 전문가들이 생활속에서 유용한 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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