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아닌 소비 앞에서 평등한 시대

입력 2011-06-21 09:00 수정 2011-06-21 09:00
소비의 미래 | 다비트 보스하르트 지음 | 생각의 나무
 

'소비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마케팅도 커뮤니케이션이고 광고도,상표도,상거래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가 살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친다면 그것은 모두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해결책도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

《소비의 미래》(생각의 나무,2001)는 이처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한다. 유행 및 소비 분석을 통한 경제 · 사회 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저자 다비트 보스하르트(스위스 고틀리프 두트바일러 연구소 대표,철학박사)는 '21세기 시장 트렌드'를 알자면 고객의 마음을 고객보다 먼저 읽고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현대는 주 · 객체가 따로 없는 포스트모던 소비사회다. 소비자는 생산자가 공급한 상품을 무조건 수용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의 성향과 욕구에 맞는 상품을 요구한다. 인터넷과 여행이 초래한 정보화 · 세계화는 모든 사람을 법이 아닌 소비 앞에서 평등하게 만들었다. 부자건 아니건 좋은 상품과 안전한 소비를 원한다.
전자 유토피아는 기술 · 가격 · 서비스 모두 비슷한 공급과잉 시대를 만들었다. 소비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지 못하고 선택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 저자는 따라서 옛 방식으론 더 이상 소비자를 파악할 수 없다고 본다. '가격이 최상의 무기다,고객은 상품과 가격을 산다,고객은 합리적이다'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생산자와 마케터는 고객의 감성과 꿈,고객 자신도 표현하지 못하는 세계를 찾아 제시하고 설득하고 몸 달게 해야 한다. 마케팅의 키워드는 고객 관리가 아니라 고객 관계다. 받은 명함을 기계적으로 분류,관리하던 데서 나아가 고객별 기호를 체크하고 개인적 관계를 넓혀야 한다.'

그는 미래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비자를 감성적으로 세분화하라고 조언한다. 같은 업종이라도 스릴 · 흥분 · 폭력을 위한 시장,고독 · 명상 · 여유를 위한 시장,과중한 요구와 짐을 덜어주는 시장으로 나누어 접근하라는 얘기다. 또한 미래 마케팅의 핵심은 배고픔 · 갈증 같은 실제 욕구보다 행복 · 소속감 · 차별화에 대한 동경임을 강조한다.

요식업자라면 일상적인 음식을 음악 · 컬트 · 향수 · 열대 같은 고객의 갈망을 담은 걸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재 문화를 가로지르는 팝의 힘,스포츠 시장과 여행객으로서의 삶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그러나 과잉시장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뢰,특히 상품과 상표보다 '인간'에 대한 신뢰라고 강조한다. 광우병 파동을 잠재우는 데 필요한 건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 정치인과 담당 공무원이 직접 고기를 먹는 장면이란 해석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아 번창하기 위한 또 한가지 조건으로 '급변하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재빨리 변신 가능한 날렵한 구조'를 꼽은 그가 기업과 기업인에게 던지는 한마디는 의미 심장하다. "상품(서비스)은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기호체계다. 사회 구조에 대해 뭔가 알고 싶은 사람은 소비자 독해력과 미디어 독해력을 지녀야 한다. "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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