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일본

입력 2007-03-27 15:07 수정 2007-03-27 15:07
커뮤니티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귀국 인사 드립니다.

 

중간에 1년 동안 한국에 들어온 적이 있으나 2001년 12월부터 시작된 5년여 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지난주에 귀국해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국내에 들어온 뒤 한국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 이후 10년째 들어보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일본은 다시 경쟁력을 회복해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귀국하기 직전 만난 일본 대기업 관계자들은 한국 회사를 다시 가볍게 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동안 한국 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겁 먹었던 일본의 전기 전자 회사들은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아 '재팬 어스 넘버 원'을 외치고 있습니다.

 

일본은 왜 한국을 앞섰고,지금도 앞서고 있을까.

귀국하면서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도는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간 일본 취재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중부 지방인 사카이시의 칼 장인들 이었습니다.

35도가 넘는 한 여름의 폭염 속에 60대 후반 아버지와 40대 초 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벌겋게 단 쇠를 두드려 칼을 만드는 작업 장면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돈도 많이 벌었는데 왜 힘든 일을 계속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아들 답변도 비슷했습니다.

"가업을 잇고 싶기 때문에 배우고 있다"

 

일본인들의 장점 중 하나로 기록을 잘하는 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작을 일 하나부터 대를 이어 기록을 통해 지식이 전수되고 기술이 쌓여가는 일본 사회전통이야 말로 국가 경쟁력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해 하는 시민,작은 기술과 상품 하나 하나에 혼을 불어넣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중소기업가들은 일본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1868년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문호를 개방해 강국에 오른 뒤 140년 간 한국을 앞서가는 일본의 저력은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외형 보다 내실을 중시하고,'대박' 보다는 '작은 성과'에 의미를 두는 일본인들의 근면성은 IT(정보통신) 시대에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988년 말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받아 2007년 3월 말까지 도쿄에서 근무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 도쿄특파원 근무를 마친 후 2011년 3월부터 한경닷컴 뉴스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선문대 등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일본 기업 재발견(중앙경제평론사)' '다시 일어나는 경제대국,일본(미래에셋연구소)' '창업으로 하류사회 탈출하기(중앙경제평론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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