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을 둘러싼 국제관계 이슈

입력 2011-11-29 16:04 수정 2011-12-01 15:42











 타지키스탄을 둘러싼 국제관계가 안보,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타지키스탄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은 대체적으로 러시아,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미국 등이다.

 먼저, 러시아는 타지키스탄 국경선을 중심으로 안보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정치행위자이다. 타지키스탄이 1991년 독립한 이후 1992년부터 타지키스탄에서는 내전이 벌어졌었고, 러시아는 타지키스탄의 국경 1,300km 에 걸쳐서 국경수비방위대를 배치하면서 타지키스탄의 내정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타지키스탄의 라흐몬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수비대의 철수를 강력히 요구하고 2005년 러시아군은 전격적으로 철수하였다. 사실상 이때 러시아군은 제정러시아 시기부터 이어져온 타지키스탄 국경수비대에서 최초로 철수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는 타지키스탄 국경 지대에 러시아군의 재배치를 다시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최근에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산베에서 개최된 러시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4개국 정상회담의 주의제는 안보 문제였다. 이 회담에서 정상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 군대(미군)가 철수하는 것에 대비하여 아프가니스탄의 국가 안보를 위한 관련 주변 국가들의 노력 증대에 합의했다. 특히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국경선을 중심으로 관련국들의 안보 문제에 매우 깊은 관심을 보였다.

러시아와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에서의 양자 공동안보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타지키스탄이 향후 러시아의 현대화된 군 설비를 이용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지역 안보에 대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타지키스탄 국경선에서 러시아가 희망한 러시아군의 재배치는 관철되지 못했지만, 양국 국가안보국은 타지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타지키스탄 국경에서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이밖에 자국의 201 연대가 2012년부터 49년간 타지키스탄 주둔 연장에 서명함으로써, 외국군대로는 유일하게 군대를 주둔시키게 되었다.



 러시아가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안보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는 대체적으로 2가지 이유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국가전략 차원이다. 러시아는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군사주의자들을 종국적으로 억제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러시아가 타지키스탄에 대한 에너지 수출관세를 2011년 3월에 전격적으로 인상한 것도 타지키스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보에 유리한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새로운 수출관세조항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의 관세는 5.3% 인상되며, 톤당 가스가격은 종전의 232달러에서 250달러로 인상되었다. 타지키스탄 정부는 세관 및 관세와 관련된 이슈는 대부분 경제적 사항에 속하지만, 금년의 경우는 정치적인 입장이 고려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로는 2010년 5월에도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 관세를 인상하였지만, 2011년에 키르기스스탄에 대해서는 관세 인상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타지키스탄에서의 러시아 군대 주둔으로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에너지 수입의 9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타지키스탄의 에너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2010년 이전까지 러시아 에너지 수출 관세를 면제받아왔다. 

또 다른 이유는 마약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통되는 헤로인의 60%는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을 통해 러시아에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러시아는 이 국경 지대에 러시아 군대의 배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2010년 여름부터 러시아 정부 관리들은 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의 러시아 군대 배치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언론에 유포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군대 배치를 희망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군사주의자들을 억제시키는 군사 행동에 실패하였다는 것이 그 논리이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의 이런 논리를 반박하고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과거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군대 주둔을 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관의 ‘위키리키스’ 전문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의 국경을 통한 마약 유입에 러시아군대가 개입하였다고 라흐몬 대통령이 미국 대사에게 밝혔다는 것이다.

 어떤 측면이든지 타지키스탄을 포함,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에서의 마약 유입 차단에 대한 공동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 협정에는 마약에 관련된 정보 교환, 마약 퇴치 작전과 마약 관련 개인 훈련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세계 마약의 90 퍼센트를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2백만 명에 달하는 마약 중독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의 경우도 타지키스탄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타지키스탄에서 건설 중인 ‘로군’ 수력발전소 건설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 발전소가 완공되어 중앙아시아의 수력용수를 조절한다면, 우즈베키스탄의 농업용수가 급속하게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타지키스탄 정부도 우즈베키스탄이 ‘로군’ 발전소 건설에 의도적으로 방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국경에서 타지키스탄 행 모든 트럭에 대한 통관 관세를 2010년부터 줄곧 인상하고 있는 경우도 바로 수력발전소에 대한 양국의 첨예한 갈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때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국경에서 타지키스탄 행 기차 화물 수송이 전격 금지된 것도 양국의 갈등 관계로 발생한 사건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한때 타지키스탄의 ‘상투다-2’ 수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이란의 건설 장비 통관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이에 맞서 한때 이란을 통과해 다른 국가로 통관되는 우즈베키스탄 화물차량들에 대해서도 강제 봉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타지키스탄에 대한 이란의 전략적 가치는 첫째, 페르시아 문화권으로서의 형제 국가인 타지키스탄과 문화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면서 문명적으로 ‘범 페르시아 문화권’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이란은 같은 페르시아문화권인 이란-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 3국 공동의 텔레비전 방송국을 주도적으로 듀산베에 개원했다.

 둘째, 이란은 타지키스탄과의 경제 관계를 통해 더 많은 전략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타지키스탄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란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자국 내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이란의 무슬림 신학교에서 유학하던 타지키스탄 학생 137명이 이란의 극단적 이슬람주의의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 타지키스탄 정부의 지시로 전격 귀국한 적도 있다.

 현재 타지키스탄은 동부의 라쉬트 계곡을 중심으로 여전히 세력을 떨치고 있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준동으로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타지키스탄 정부의 입장에서는 같은 문화권인 이란이라도 이슬람 극단주의의 세력 침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이란처럼 이 지역에 경제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활동을 극대화하고 있는데, 눈에 띄지 않게 경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 1월에 전세계는 매우 깜짝 놀랄만한 국제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그것은 타지키스탄 의회가 1,142 평방km 땅을 중국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러시아가 타지키스탄에 에너지 관세를 인상하고 있는 조치도 중국의 대 타지키스탄 경제 접근을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타지키스탄을 둘러싼 국제관계의 가장 중요한 국가는 러시아이다. 푸틴 통리가 2012년에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난 이후에 러시아는 이 지역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의 안보 책임자가 되겠다고 내세울 러시아의 전략적 이유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북상하는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이 될 것이며, 이러한 불안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전체 지역에 대한 공격적인 안보 전략 정책을 시도할 개연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본 글은 2011년 11월 21일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홈페이지 포커스에 실린 글임을 밝힙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 교수로 복직중.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라시아 관련 연구에 전념하고 20편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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