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노벨문학상 "문학계도 놀랐고 음악계도 놀랐다"

입력 2016-10-18 12:23 수정 2016-10-18 14:01

<사진: 노벨상위원회>



문학계도 놀랐고 음악계도 놀랐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농담도 자꾸 하면 진담 된다는 말이 있듯 '노벨상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농담' 중 하나가 현실화됐으며 노벨상의 '장르'가 대중음악으로까지 확대될 줄 누가 알았으랴.

사실 밥 딜런은 과거에도 팬들을 놀래킨 적이 있다. 1965년 여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였다. 모던 포크의 우상이었던 그가 알 쿠퍼, 마이크 블룸필드가 참여한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와 함께 전기 기타 연주를 하자 실망한 관중들은 "이건 포크 공연이야, 나가!"라고 야유하며 돌과 계란 세례를 퍼부었다. 1913년 스트라빈스키가 샹젤리제 극장에서 '봄의 제전'을 초연해 소동이 일어난 이후 음악 역사상 가장 뜨거운 논쟁의 주인공이 바로 딜런이었던 것이다.

당시 "날 내버려둬"라고 응수했던 그는 이후에도 어쿠스틱이 아닌 일렉트릭 기타로 거침없이 자유와 저항의 바다로 내달렸다. 한국의 학생운동에도 영향을 준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 대표곡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g on Heaven's Door), '라이크 어 롤링스톤'(Like a Rolling Stone) 등을 통해 60~70년대 젊은층을 사로잡았다.

△ Bob Dylan - Blowing In The Wind (Live On TV, March 1963)

얼마나 먼 길을 걸어야 참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흰 비둘기가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날아야 백사장에 편히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포탄이 휩쓸고 지나가야 더 이상 사용되는 일이 없을까
나의 친구, 해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지
- Bob Dylan 'Blowing In The Wind' 부분

△ Peter, Paul & Mary - Blowing in the Wind
△ 이연실 - 소낙비 (1973) 원곡은 Bob Dylan 'A Hard Rains A Gonna-Fall'

특히 반전과 평화, 세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노래 가사는 청년 의식의 일부가 돼 급속히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한대수, 김민기, 양희은, 양병집, 이연실, 서유석 등 70년대 한국 포크 가수들도 열심히 딜런의 노래를 번안해 불렀다.

딜런은 진보와 보수, 주류와 비주류가 부침을 거듭한 역사 속에서 때로는 시대와 맞섰고 때로는 자신의 예술성을 견지했다. 그가 지금까지 전설로 숭앙받는 것은 대중음악계에서 보기 드문 '음악의 주체'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유인으로의 삶이 노래에 스며들고 시로 변주되었다.

스웨덴 한림원 영구 비서관인 사라 다니우스는 밥 딜런을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그는 위대한 시인이다. 그는 전통을 구현하고 있었으며, 54년 간 전통이 되어 왔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신을 재발명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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