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수애, 달라진 드라마 속 스튜어디스

입력 2016-10-13 11:01 수정 2016-10-14 16:13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 스튜어디스로 출연 중인 김하늘 / 사진=KBS홈페이지

드라마 속 스튜어디스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방송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의 김하늘을 비롯해 24일부터 방송될 예정인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의 수애 등 여자 주인공의 직업이 스튜어디스로 설정된 드라마가 잇따라 방송된다. 과거 김혜수 김희선 황신혜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도 한 번씩 거쳤던 스튜어디스 캐릭터가 달라지고 있다.

 

드라마 '짝'에 스튜어디스로 출연한 김혜수 / 사진=MBC 드라마 '짝'

과거 스튜어디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드라마로는 1994~1998년 매주 일요일 아침 방송된 MBC '짝'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수는 카리스마가 넘치고 통통 튀는 모습으로 스튜어디스의 업무를 척척 해 내며 프로페셔널한 스튜어디스의 전형을 보여줬다. 당시 김혜수의 메이크업 방법이 유행을 했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드라마 '요조숙녀'에 스튜어디스로 출연한 김희선 / 사진=SBS 드라마 '요조숙녀'

김희선이 주연을 맡은 SBS '요조숙녀'(2003)에서 스튜어디스로 인형같은 미모를 과시했고, 황신혜는 MBC '천생연분'에서 안재욱과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해내는 등 그동안 스튜어디스가 주연으로 등장한 드라마는 직업을 묘사하기 위한 장면에 상당 부분 할애되었다.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서 아이의 엄마이자 스튜어디스로 출연 중인 김하늘 / 사진=KBS홈페이지

'공항 가는 길'의 김하늘이 맡은 최수아는 경력 12년의 부사무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스튜어디스가 등장한 드라마에서 그래왔듯, 아름다운 외모가 강조되거나 전문직으로 그려지는데 급급하지 않는다. 커리어우먼으로서의 모습보다는 우리 주변의 흔한 워킹맘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공항 가는 길'의 공식 홈페이지에 최수아는 "단아하고 잘 관리된 여리여리한 외모와 달리 무거운 짐도 번쩍 들고 남녀노소 잘 어울리며 생활 속의 서비스 정신까지. 그야말로 타고난 승무원 체질이다. 백점짜리 엄마, 아내는 못 되어도 나름 85점 정도는 된다고 믿으며 일, 가정 양 쪽으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소개되어 있듯, 드라마는 그의 일상생활에 더 치중하는 듯 보인다. 신입시절 만난 선배인 남편과는 여전히 상하관계가 은근히 배어 있고, 딸을 멀리 보내고 자책할 때에 역시 딸을 외국에 보낸 도우(이상우 분)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결혼한 남녀 사이의 위로인 만큼 불륜이냐 아니냐의 논란도 있었지만, 절제된 대사와 차분한 연출, 안정된 연기력 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답답하면 차를 타고 한 바퀴 휘 돌자는 도우에게 수아가 한 말은 명대사로 꼽히고 있다.

 

드라마 '공항 가는 길' 의 도우(이상우 분)와 수아(김하늘 분) / 사진=KBS홈페이지
“별 일이예요. 미친 사람처럼 집안 일 하고 일하고 애 챙기고 그저 남들 다 하는, 먹고 사는 일인데 뭐가 이렇게 힘든지... 매일 이러고 살다가 비행가서 어느 낯선도시에서 잠깐 30~40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 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복잡한 생각이 스르르 사라지고, 인생 뭐 별 거 있나, 잠시 이렇게 좋으면 되는거지. 그러면서 다시 힘내게 되는... 그 30~40분 같아요. 도우씨 보고 있으면...”

두 사람 사이를 잠시의 산책처럼 이야기하는 이 대사를 위해 어쩌면 최수아라는 캐릭터는 스튜어디스인지도 모른다. 마음 먹고 여행을 갈 정도로 바람을 쐴 수는 없는 워킹맘이, 직업이 스튜어디스라 일을 하다 잠시 방문한 곳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정도의 호흡과 위로의 느낌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설정이 스튜어디스인 것이다. 하여 '공항 가는 길'은 수아가 도우를 만나러 가는 길이고, 위로를 찾아 가는 길인 셈이다.

 

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 홍나리 역의 수애 / 사진=KBS홈페이지

'우리집에 사는 남자'의 수애가 맡은 스튜어디스 역시 스토리의 배경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갖가지 사건이 일어나는 무대가 아니라, 인물의 맥락으로 기능한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유현숙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스튜어디스의 이미지를 깨는 엉뚱한 성격이나, 연하의 아빠와 산다는 설정 등은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어떤 직업이든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가는 자연인의 모습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원 문화평론가
한양대 실용음악과, 정보사회학과 겸임교수
전 텐아시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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