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의사를 믿을 수 있는가

입력 2016-10-05 10:37 수정 2016-10-05 10:37
환자가 사망한 의료사고 은폐 의사 적발


 

간단한 축농증 수술 도중 실수로 두개골에 구멍을 내, 결국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료사고가 있었다. 수술을 한 의사들은 이를 은폐하고자 진료기록까지 조작했고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쯤 되면 살인을 저지른 극악 범죄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왜 한국에는 ‘존경받는 의사’가 없을까. 소명의식보다는 특권의식이 앞서고 환자를 사람보다 돈으로 간주하는 의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위해사건 사망 환자 수가 무려 3만 9109명, 즉 4만 명에 가까웠다.

위해사건이란 정확하지 않은 의료 행위나 실수로 인한 사고로 환자에게 상해가 간 경우를 말한다. 위 숫자는 물론 정확한 통계 수치는 아니다. 의사들이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얘기하지 않으므로 통계를 내기 불가능하다.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경외과 의사로 불린다는 헨리 마시의 책 《참 괜찮은 죽음》이 그래서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참회하고 환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의료사고로 인해 재판에 서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는 우리 주위에서 찾기 힘든 진실한 반성이 느껴진다. 부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그가 30년의 의사 생활을 하며 환자들과 삶과 죽음을 함께하며 겪은 단상과 성찰을 담은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샀던 데는 다 이런 이유가 있다. 공중파나 종편 등 TV에 나오는 성공한 의사 말고 진실한 의사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신해철법이 11월 30일부터 시행된다고 한다. 병원의 동의 없이도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병원과의 조정 신청이 가능해진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시작으로 서로 균형적인 관계 속에서 ‘우리는 의사를 믿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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