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가 고장나면 누가 나서야 할까?

입력 2010-10-21 22:30 수정 2010-10-21 22:30

  대기업 경영자든, 중소기업 경영자든 자기 직원들에게 가장 바라는 덕목은 무엇일까요?  뭐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자발적 책임감', '주인의식' 등은 빠지지 않고 해당되는 덕목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자들은 샐러리맨보다 열심히 일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자신이 주인이니까요. 주인의식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자영업자들은 주인의식이 충만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기업에 소속되어 월급을 받는 직원들도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
  기업에 소속된 직원들은 엄밀히 말하면 그 회사의 주인은 아닙니다. 주인의식을 갖도록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하여 종업원들에게 주식을 갖게 하더라도,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그러한 정도로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인이라 함은 자신의 생각대로 정책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몇 주의 주식으로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종업원이 회사의 사장이나 오너와 같이 주인처럼 일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보다는 오히려 직원들에게는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맞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책임감은 자신의 업무 경계를 넓게 잡는데서 생기는 책임감을 말합니다. 즉, 회사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의식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런 책임감을 우리 직원들은 어느 정도로 가지고 있을까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서류를 복사하는 과정에서 복사기가 고장났다고 합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무팀으로 가서 복사기가 고장났다고 얘기하고, 다른 층의 복사기를 찾으러 다닐 것입니다. 그런데 복사기 고치는 일은 총무에서만 해야하는 일일까요? 업무분장에 따르면 복사기 관리는 총무에서 하는 일이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먼저 복사기가 고장났다는 것을 인지한 직원이 총무팀 직원이 해결해주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복사기 앞에 붙어있는 AS Center 전화번로 전화를 해서 서비스 기사를 불러 고치게 한다면?? 이런 것이 주인의식이고 책임감에서 비롯되는 자발적 행동일 수 있습니다. 총무팀에게 얘기하고 복사기가 고쳐질 때까지 총무팀 직원만을 닥달한다면 그것은 제가 말하는 진정한 책임감은 아닙니다.

  굳이 예를 들다보니, 복사기 얘기를 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항상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기책임이 될 수 밖에 없어도, 자신의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기도 하죠.  'WATA(Who Are They Anyway-도대체 그들은 누구란 말인가??)....'  이것은 제가 속한 조직에서 하는 교육과정 명칭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그들(they)'이란 누구일까요?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산현장에서는 관리부서에 책임을 돌리고..영업부서는 관리부서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하고..이렇게 되어서는 조직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을 할 때 '그들'을 찾기 전에 서로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끼는 순간 조직의 성과는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권한영역은 넓게 책임영역은 좁게 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습성인데, 반대로 책임영역은 넓게, 권한은 자기한테 부여된 만큼만 발휘하는 것이 진정한 High Performenr의 자세일 것입니다.

  만약 책임감을 갖는 직원들로 조직이 가득하다면 아마 성과는 2배로 뛰지 않을까 합니다. 사무실에 휴지가 버려져 있으면 먼저 보는 사람이 줍는 것이 책임감있는 조직 구성원의 모습입니다. 그것을 청소 아줌마를 불러서 시키는 것은 중급.. 누군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놔두는 것은 최하입니다.

  솔선수범, 이것도 책임감의 한 표현이니까요..

  HRD담당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책임감을 갖게 해주는 교육도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책임감이 교육으로 바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보다는 조직문화를 그렇게 만들 것인가? 하는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마인드 형성을 위해서는 교육도 선행되어야 할 필요는 있고. 그게 조직 문화의 문제라고 해도, HRD부서에서 해야하는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직원들 모두가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 이것이 최고경영자가 간절히 원하는 덕목입니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경영방침이나 철학을 직원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것. 이것도 HRD담당자가 하여야 할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직원들의 책임감을 고취시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고, HRD담당자 스스로도 그러한 부분에 앞장 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173명 35%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315명 65%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