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급 부장, 대리급 전무

입력 2010-01-30 09:10 수정 2010-01-30 11:20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사원급 부장, 대리급 전무, 과장급 사장을 보게 됩니다. 무슨 얘기이냐 하면 부장인데 사원이 챙겨야 할 일을 하고, 임원인데 사업전략을 구상하기 보다는 직원들의 소소한 업무에만 신경쓰고 뭐 이런 것들입니다.

  과거에는 직원이 기안서를 올리면 10번을 수정하는 상사가 있었습니다.(주로 문구나 글자체 위주로)  요즘에도 그런 분들이 가끔 계시기는 합니다. 그런 분의 논리는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업무수행자세를 가르치기 위해 그런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그것보다는 기안서에 제시되어 있는 핵심내용보다 문구나 오타가 먼저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숲을 보지 않고 작은 나무들만 보는 경우입니다. 원인은 자신의 직위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어렴풋이 알고 있더라도 그 역할을 수행할 역량이 부족한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성과지향적인 사업조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인적시스템이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하며 빈틈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당연히 하는 일의 중복이 있어서도 안되는 것이죠. 만약 사원급 부장들이 존재하고, 대리급 전무들이 일을 하고 있는 조직은 전체적인 기업성과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중국집에 초급요리사부터 주방장까지 함께 짜장면만 만들고 있으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짜장면 1그릇 만들때는 초급요리사가 하고, 짜장면 10그릇 만들때는 자신이 만드는 것으로 주방장이 자기 할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되죠. 베테랑 주방장이 짜장면 요리기술을 초급에게 전수했으면 이제 그 베테랑 요리사는 탕수육을 만들거나, 새로운 요리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습니다.. 계속 짜장면만 서로 만들고 있으면 그 중국집은 평생 짜장면만 제대로 된 메뉴로 존재하게 될 것이고, 동네 중국집 수준에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직위에 오르면 새로운 역할에 익숙해야 되고... 그 역할에 맞는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자신의 역량을 키워놓아야 합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죠. 많은 기업들이 2-3년후의 승격대상자들을 위해 승진후보자 과정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미리 그 역량을 키워서 승진이 되면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에서는 승진인사가 끝나면 자체적으로 신임승격자교육을 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회사에 따라 여러가지 목적이 혼재해 있을 수 있지만..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한가지는 새로운 직위에서의 역할을 빨리 이해하고 거기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승격자교육에 약방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과목이 '부장의 역할', '임원의 역할' 등입니다. 대개 1일차 첫과목으로 2시간 정도를 배정하여 외부 교수나 전문가를 초빙하여 특강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조금 생각이 있는 교육담당자라면 상급임원이나 대표이사에게 강의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외부에 계신 분들이 특정회사의 승격자들에게 제대로 당신들의 역할이 무엇이다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분들은 일반론을 얘기할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역할을 인식시키는데 2시간 특강 교육으로 끝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역할을 인식시키는데에만도 워크샵 형태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유능한 HRD전문가라면 자신의 회사에서 직위별로 핵심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그 역할에 맞는 행동을 신임승격자들이 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부장다운 부장, 임원다운 임원이 존재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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