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대조표를 못읽는 교육담당자

입력 2010-01-16 10:10 수정 2010-01-15 13:27

  얼마 전 한 고객사에서 사장님의 지시로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회계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하여, 당시 우리 회사에서 기획했던 계층별 교육프로그램 전과정에 공통적으로 2시간씩 '회계의 이해' 과목을 배정하여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교육이 성공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그만큼 회계라는 분야에 전직원이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경영진의 의도는 분명히 제시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상경계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회계를 잘 알지 못합니다. 또는 회계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을 별로 갖지도 않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보니 회사에서는 별도의 교육을 통해 회계의 기초지식을 이해시키려고 하거나, 아예 신입사원교육 프로그램에 회계과목을 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계가 중요한 것은 회계를 알아야 기업을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실적을 보여주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회계정보를 통해 재무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재무제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재무제표 중에 또 대표적인 것은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입니다. 아시다시피 대차대조표는 일정기간의 그 기업의 재산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고, 손익계산서는 일정기간의 사업실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담당자 중에서도 이 재무제표를 해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틀림없이 교육담당자도 기업 성과에 책임이 있는 구성원인데...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입니다.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방법은 이 재무제표를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부채는 어떻게 되어 있고, 반기의 이익은 어느 정도 났고 뭐 이런 것들이죠.

  제가 그룹 연수원에서 근무 초창기였을 때 매월 진행한 직원워크샵 시간에 연수원 자문교수님이 그룹의 총매출과 이익이 얼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적당히 대답을 했는데, 정확한 숫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그 숫자를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고, 평소에 그것을 관심있게 보지도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기업의 교육담당자라면 정확한 수치가 머리 속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HRD가 경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길 원하면서도 회사의 매출규모, 당해년도 전략적 사업방향, 종업원 구조 등에 대해 희미하게 알고 있는 담당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것은 모순이죠..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겠다고 하는 주부가 냉장고에 무슨 재료가 들었는지 모르는 격입니다.

  특히 교육만 계속 담당했던 사람중에는 자기 회사의 몇 년간의 매출신장율이나 수익율이 어느 정도 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교육을 왜 하는지,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은 매우 큰 넌센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담당자들도 경영마인드와 원가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영마인드란 넓게 보면 회사가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낼 것인가 하는 것에대한 고민이고, 좁게는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교육이 얼마만큼 경영활동에 공헌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식이며 정신입니다.  그리고 원가 마인드란 교육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진지한 고민입니다. 기업에서의 교육은 틀림없는 비용입니다. 교육이 투자라고 하는 것은 투자라는 마인드를 갖고 써야한다는 의미인 것이고. 회계상으로 직원들에 대한 교육비는 판매관리비 계정의 임직원교육훈련비 항목에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만약 교육은 투자라고 하면서 대차대조표의 투자계정을 살펴보는 교육담당자가 있다면?? 그런 분은 아마도 안계시리라 봅니다. 

  훌륭한 교육담당자는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에 따라서 교육프로그램을 적시에 적절하게 공급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수동적으로 해당사업부에서 우리가 이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초보자 수준입니다. 사업을 보고 이런 교육이 필요하지 않냐고 먼저 사업부서에 제안을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 순간 HRD기능은 경영의 전략적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는 교육업무를 하는 사람이니까 고고하게 책상에 앉아 외부의 그럴듯한 교육프로그램만 검토하고 이런 교육을 우리회사에도 해봐야지 하는 방식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교육은 사업과 같이 가야합니다. 그리고 교육담당자는 사업의 현황이나 실적을 보여주는 재무제표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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